조롱당하는 대한민국
춤판에, 깽판에 나라꼴이 개판이라는 얘기를 했습니다만, 갈 바를 잃고 갈팡질팡하는 대한민국이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노무현이 핵실험 당일 알쏭달쏭하기는 하지만 햇볕정책을 재검토할 듯한 뉴앙스를 풍길 때만 해도, 늦었지만 대북한정책이 제자리를 찾아 갈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희망을 가졌던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리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권이라고 할지라도, 그래도 한 나라를 책임지겠다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상식은 갖고 있으리라는 기대였지요.
그런데 김대중이 대중없이 나서서 햇볕정책을 홍보하기 시작하고, 열우당의 일부 떨거지들이 대북퍼주기 정책을 옹호하고 나서자, 노무현도 슬그머니 꽁지를 내리더니, 핵실험이 된지 2주가 지나도록 장막뒤로 숨어 버렸습니다. 국가적 위기 상황을 앞에 놓고 정작 책임의 선두에 서야할 대통령은 간 데 없고, 온갖 꼴뚜기들만 제 세상 만난 듯 날뛰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한반도의 처지는 백척간두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차대전이 끝나고 전 세계적 세력 재편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강대국간의 흥정과 타협의 대상이 되었을 때 이후 또 다시 국제 정치의 도마위에 오른 것입니다. 북한의 핵실험을 두고 이미 유엔이 제재원칙을 분명히 했고, 이러한 제재원칙에 따라, 지금 미일중소가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지금 막후에서 이들이 무슨 협상을 벌이고 있을까요?
노정권이 북한에 대한 제재를 막기 위해 골몰하고 있는 동안, 100년전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강대국간의 협상테이블 밑에서 우리의 운명이 거래되고 있는 상황과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강한 의구심이 듭니다.
혹시 미국과 중국사이에 북한핵을 폐기한다는 조건으로 북한을 중국에 떼어 주겠다는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닐까요? 혹시 미일러가 묵인한 가운데 중국의 주도하에 북한의 내부반란을 유도하여 김정일을 제거하기 위한 계획이 모의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혹시 일본이 북한을 자극하여 도발을 유도한 후, 북한에 대한 대대적인 무력 공격을 할 계획이 진행되는 것은 아닐까요? 혹시 김정일을 더욱 벼랑끝으로 몰아 남한에 대한 전면적인 모험을 감행하도록 유도한 후, 미일중러가 일거에 북한을 공격하여 북한을 분할 통치하려는 음모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혹시 한국을 희생물로 삼아 동북아에서 강대국간의 세력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알려진 것이 없으니 지금으로서는 추측과 상상만을 할 뿐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것이 경제적 제재가 되었든 군사적 옵션이 사용되든 그 협상 테이블에 대한민국의 자리는 없다는 것입니다. 오로지 미일중러,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강대국들의 이해만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조정되고 거래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핵실험이 예상되고 핵실험이 실제로 이루어진 상황에서 그 문제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곳은 미국도 일본도 중국도 러시아도 아닌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그러면 대한민국 스스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고민하고 각 시나리오별 단계별 대응책과 해결책을 마련하여 주변 이해를 갖고 있는 나라들을 설득하고 우리의 방안이 채택되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와 대통령이 취해야 할 당연한 책무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대통령은 첫 날부터 갈팡질팡하다가 지금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 있고, 전직 대통령은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발뺌하기에 급급하고, 여당 책임자는 무슨 신나는 일이라고 핵실험으로 우리의 목을 죄고 있는 김정일의 안방에 가서 춤판을 벌이고 왔습니다.
문제의 열쇠를 쥐고, 국제적인 대응방안의 틀을 짜고 있는 라이스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등 한국의 대응방안을 묻는 질문에 “니들 맘대로 하세요.” 한 마디만 던지고 가버렸습니다. 한국의 대응 따위는 대세에 아무런 영향도 없고, 솔직히 관심도 없다는 투입니다. 한국이 어떻게 나오든 강대국들의 협상에 따라 실행해 나갈 것이라는 의미이겠지요.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의 브리핑에서 한국의 국방장관이 “북한이 더 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는다더라”고 발표하자 미국방장관인 럼스펠드가 낄낄대고 웃었답니다. ”그걸 믿냐? 이 등신아!“라고 외신기자들이 있는 앞에서 조롱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면서도 북한의 의심가는 선박을 검문 검색하기 위한 PSI에 한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력하게 암시하고 있는데도, 한국의 외교부 따로, 국방부 따로, 청와대 따로, 여당 따로... 제각기 따로따로 한 놈은 그렇게 하겠다, 한 놈은 절대로 안된다, 한 놈은 검토해 보겠다... 완전히 죽이는 코미디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등신정권이 대북퍼주기정책에 매달려 김정일의 눈치만 보고 있는 동안, 대한민국이 국제적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100년전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우리의 운명이 제국주의의 희생물이 되었던 것과 한치의 다름도 없이 우리의 운명이 걸린 절체절명의 순간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처참한 상황에 빠진 것입니다.
조롱당하는 대한민국. 그것이 김대중정권 5년, 노무현정권 4년의 성적표입니다.
자유네티즌협의회 폴리젠 (www.poliz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