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쉬는날엔 한번씩 톡톡을 즐겨보기만했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글을 써보네요.
전 27살입니다. 버스운전을 하면서 혼자 살고있구요.
자양동-건국대-한양대-고려대 앞까지 운행하는 버스를 운전합니다.
학창시절.. 집이 갑작스레 어려워졌어요. 그때부터 학교는 다니는 둥 하는 둥 하면서
돈을 벌었구요. 공사장 막노동.. 목욕탕 구두닦이.. 편의점.. 전단지배포.. 트럭운전;
등등 여러가지 하다가 군대를 운전병으로 가서 대형면허 취득하고 나와서부터 버스운전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많지는 않지만 벌어둔 돈두 조금 있구.. 나름대로 살만합니다.
요즘은 버스기사로 들어가는거도 힘들다 못 해 줄서서 기다릴정도라 하고..
들어와도 예비로 많이들 내려 앉는데; 그나마 전 다행스럽게도 고정으로 운전하는 차 받아서
열심히 일 하고있습니다. 초반에 참.. 열심히 살았던거 같아요.
부족하겠지만 돈 좀 벌어보겠다며 상경해서 힘들게 얻은 일 자리.
남들보다 출근도 더 빨리해서 차 시동걸어서 빼주기도 하고..
휴일엔 쉬지도 못 하고 아버지뻘 되는 동료 기사님들 땜빵도 뛰어주고..
경험이 없던 초반엔 많이 해메기도 하고.. 밤에 취객이 시비걸어도
승객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묵묵히 운전만하다가 말이 말같지 않냐며 맞아보기도 하고..
지금 생각하면 참..
어느날이였어요.
막차운행 마치고 종점에 도착해보니 뒷자리에 핸드폰이 있었어요.
찾아줘야지.. 하고 가지고있었는데 연락이 오네요.
마침 연락 온 날이 쉬는날이고 해서 직접 만나서 전해주기로 했죠.
여자분이더군요. 핸드폰 건내주니 고맙다며 사례하겠다며 지갑에서 돈 빼길래 안 받겠다고 사양하니
나중에 밥 한번 사겠다고 그러더군요. 말만 그러겠지.. 했는데 정말 나중에 연락이 왔고
결국엔 쉬는날 한번 또 만났어요. 그때 이런저런 이야기 주고받고.. 처음보다 좀 익숙해졌습니다.
그녀의 나이 24살. 갓 졸업하고 취업준비하면서 아르바이트 한다더군요.
그 자리서 제 나이를 밝히니 많이 놀라더라는 ^^;(버스기사 하면 다들 나이든 사람만 떠올리다보니)
그 이후로 오빠동생 하면서 종종 연락하면서 지내고..
제가 운행중일땐 그녀가 제 차에 타서 교대할 때까지 운전석 바로 뒷자리에 앉아
말동무도 해주고.. 참 좋았습니다.
집안, 그리고 제 앞가림을 위해 불가피 하게 선택했던 이 길이지만..
27살 먹도록 앞만보고 달려와서 그런지 저도 연애한번 해보고싶더군요. ㅜ
언제부턴가 특별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제가 좋아하나봐요
그녀가 저에게 호감있다고 오버하면서까지 생각한 적은 없습니다.
이때다!! 싶을 때 언젠가 고백하고싶은데..
고백도 제 직업이 직업인 만큼.. '버스'를 이용해서 해 볼 생각인데.. 이건 나중일이구ㅜ
제 직업, 그리고 학력때문에 그녀와 너무 비교됩니다. 아니, 저에겐 과분할지도 모르죠.
절 어떻게 생각할 지도 모르겠고..
요즘 여성분들.. 물론 다 그러진 않지만 보통 보면 학력이며.. 직업이며.. 월 수입이며;; 다 재본다던데;
아무튼 참 고민됩니다.
어쩌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