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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살의 이혼녀입니다.

아픔과 슬픔 |2006.11.20 21:29
조회 1,657 |추천 0

제목 보신대로 제 소개를 한줄로 말하자면 저렇습니다,

 (마음이 많이 다친 사람이기에 악플은 사양할께요.)

 

학창시절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본지 못한 탓에, 그리고 넉넉하지 못한 집한 형편 탓에, 대학교 들어서면서 부터 알바를 시작해서 한날 한주도 쉬어 본적이 없었습니다.

 

 2003년 말에 어떤 남자를 소개 받았는데 끈질기게 따라 다니더군요. 한 두번 거절하다가 그 어린 생각에 이렇게 피해만 다닐게 아니고 만나다 보면 괜찮은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두번 만난 그 사람과 어느날  술자리를 갖게 되었는데 술을 잘 마시지도 못하는 사람이였기에 필름이 끊긴게 그날이 처음이자 마지막 이였어요.

 하지만 그날.. 임신이란게 저는 그렇게 쉽게 되는건지 몰랐습니다. 생리가 하루도 어기지 않고 꼬박꼬박 왔었는데 이틀이 지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신테스트기를 사다 해보니. 아뿔싸..

 

 임신이였습니다. 그땐 2004년 초.. 저는 어떻게 해야할지 당황하다가 혼자 1개월이 지나고 그 사람에게 연락을 했어요, 임신했다고.. 결혼 하자고 하더라구요. 다행이라 생각도 했지만 한편으로 너무 무서웠습니다.

 그 무서운 마음에 집에다가는 4개월 되도록 말도 못하고 날마다 눈물의 시간을 보내다 생리가 나오지 않는걸 아시게 된 엄마께 말을해서 그 사람을 집에 데려오라고. 그 남자쪽 집에도 알렸고요,..

 

 외동아들에 막내로 귀하게 자란 그 남자의 엄마, 사업하다 망해서 찍소리 안하고 사는 그의 남편.. 그 집 식구들의 구성원은 이렇구요, 그 집 엄마가 저한테 애를 지우라고 몇번 전화를 하셨고 협박을 하셨지만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아, 혼자 낳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의 병원비며 그런것들은 제가 아르바이트 해서 모은돈으로 충당했고요, 애를 임신해서 결혼도 못한 처녀가 어딜 다니지도 못하고 떳떳하지 못해 집에서 눈물이 세월을 보내다가 우울증에도 걸렸습니다. 스트레스로 인해 두번 쓰러지기도 했었고요. 그 날들을 적자면 몇날 몇일을 적어도 아직도 손이 떨릴 정도로 지워 버리고 싶은 날들이네요.

 

 일단 애를 낳으니 나중에 결혼 시키자면서 출산비용은 주시더라구요, 와서도 저희 부모님 잠시 자리비운 사이에 알아서 잘 하라,, 뭐 이런식으로 겁주고 가시고, 빈혈이 있어서 피를 4봉지를 가져다놓고 아이를 출산한 제게 모유를 먹어라, 귀저기는 면귀저기를 빨아서 쓰라는둥.. 좀 옛날 분이셨어요, 저는 어찌되든 상관 없다는 식이셨고요,, 그렇게 산후조리는 저의 집에서 3개월간 하다가 그 집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사람 연봉이 4천이 되는다는데 제가 그 돈에서 단 10원짜리 하나 만저본적 없고, 핸드폰 요금도 저희 집에서 계속 나가고 친청에도 가지 못하고 그 사람은 툭하면 야근에 그 집 아빠는 이틀에 한번 집에 들어오고, 그 집 엄마는 사우나에 다니느라 아침에 나가서 저녁때 들어옵니다. 저는 집에서 하루종일 아이보고 청소하고,, 그 집 엄마가 무지 까다로워서 밤에 식구들 다 자면 화장실 검사하고 거실 청소 검사했나 확인하시는 정도였어요. 벨 누르면 문 열어주고 아이 귀저기가 필요해요 하면 사다주고 옷이 필요하면 사다주고 저는 제 손으로 아이 양말하나 사줘 본적도 없습니다,

 지금 글을 쓰는데도 눈물이 나는걸 보면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았나봐요..

 

 그렇게 아이가 8개월이 되어서 오랫만에 저희 집에 놀러왔는데 그 사람이 하루 잤으면 됐지 왜 안오냐고 그래서 싸우게 됐어요, 부모님 앞에서는 절대 싸우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지 않았지만 제가 전화를 안 받았더니 저희 집에 전화해서 개신발년아 하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저희 부모님이 손을 떠시면서 어떻게 그런 말을 하냐고 제가 펑펑 울면서 그동안의 얘기를 꺼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왕 살고있는거 부모님 맘편하게 해드리고 싶어서 나쁜 얘기 안하고 거짓말을 많이 했거든요,

 

 저희 부모님의 가슴 아파 하시며 이렇게는 못보내겠다고 했더니 그 사람이 그럼 아이만 데려다 놓고 가랍니다. 그래서 와서 데려가라 했더니 택시타고 2시간 거리를 달려왔더라구요. 저에겐 천원짜리 한장 준적도 없으면서.. 그러면서 저희 부모님 계신 앞에서 아이를 데리고 가버렸습니다.

 

 솔직히 아이에겐 미안하지만 임신해있는동안 우울증 때문에 너무 힘들었고, 아이 키우면서도 죽을려고 자살 시도도 해봤어요. 하지만 자식이 부모님보다 먼저 죽는게 가장 큰 불효라고 그래서 이 정도 불효면 됐겠다. 양심이 있지 죽지는 못하고 수면제 사다가 한알씩 먹으면서 그때까지 버텨 온겁니다.

 

 그렇게 그 남자가 아이를 데려가고 몇개월 연락을 하지 않았고, 저는 집에서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집에 있는동안 살이 6키로나 쪘어요) 나름대로 백조 생활을 하면서 지내다가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어서 도장을 찍자고 해서 이혼을 하게 되었어요.

 식도 올리지 못하고 이혼녀가 되어버렸고, 아이 양말하나 사주지 못한채 아이를 버린 엄마가 되었답니다. 지금도 아이가 그립기 보다는 제가 임신해있는동안 먹고 싶은것도 제대로 못 먹고 두번 쓰러지면서 정신 잃고 했을때 얼마나 뱃속에서 아팠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안좋아요. 어쩌면 저는 그때부터 이미 엄마 자격이 없었나봐요.

 

 ....

 ....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올 봄에 새로운 한 남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제가 제대로 된 연애도 해보지 못한 그 사람과 200일 이란 시간도 지났지만 그 남자는 저의 과거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저도 처음부터 속일 생각은 아니였지만 그 사람이 첫눈에 제게 반했다면서 너무 적극적으로 대시해와서 몇번 봤더니 좋아지고 지금은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 사람은 결혼할 나이가 되어서 저와 결혼 생각까지 하고 있지만 제가 감히 그런 상상을 해보지도 못하고 날마다 가슴만 끙끙거리면서 하루 하루를 살고있어요. 그 사람 없으면 저도 이제 죽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놓아줘야겠지요? 이 사실을 다 말하면 그 사람이 무지 저한테 배신감 느끼고 저를 미워할까봐서 차마 못하겠어요. 저를 떠나는건 제가 가슴 아프면 그만이지만 저 사람이 절 미워하거나 한다면,. 그건 생각만해도 너무 끔찍하네요.

 

지금도 이 짧지 않은 글을 쓰면서 눈물이 납니다.

그 사람이 제 곁에 없다고 생각하면 정말 못 살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이렇게 사랑할 줄 알았다면 시작도 안했을텐데, 이미 제 마음속에 들어가 있는 이 사람을 어떻게 꺼내야 할까요?

 마음속에서 버리려고 하지는 않아요. 제 짧은 추억도 살아가는 힘이 될테니까요. 하지만 이 사실을 어떻게 알려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먹은 수면제가 지금 생각나지 않는건, 제가 그때보단 지금이 덜 힘들어서 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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