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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아버지를 존경합니다.

행복한 순간 |2006.11.29 18:28
조회 37,989 |추천 0

전, 항상 울 새아버지가 자랑스럽습니다.

15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울 아버지 자랑을 합니다.

 

고 1때 친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매일 술을 드시고, 숱하게 엄마와 우리 4남매를 괴롭혔던 아버지가 어느날 밤 갑자기 돌아가셨죠...

살아계시는 동안, 아버지 앞에서는 항상 주눅이 들고 말도 못 꺼내는 사이였지만, 갑자기 돌아가시니 사는것도 막막해지고, 특히나 젊은 엄마가 불쌍했었습니다.

어찌보면 햇살 잘 드는 1층집에서 살다가 컴컴한 지하방으로 이사한 것 빼고는 아빠 없는 생활이 더 나았습니다.

그래두, 7살때인가 한겨울에,,,,당시 구하기 힘들었던 부츠를 사 주신것, 돌아가시기 얼마전에 내가 많이 아팠을때 나를 위해 약을 사오신것...친아빠는 안타깝게도 사랑을 표현을 못하셨던 분이셨죠...

 

고 2로 올라갔을때, 엄마는 어떤 남자분을 모셔오셨습니다.

그리고, 같이 살았습니다.

아빠없이 그나마 기대었던 친가쪽 가족들까지 인연을 다 끊고서요...

그땐 정말 싫었습니다.  한창 사춘기였던 그때에는 '왜, 엄마는 우리만 가지곤 못사실까?'

엄마가 정말이지 몹쓸 여자로 보였습니다.

엄마는 그 아저씨를 아빠라고 부르라고 했습니다.

내 밑에 3 동생은 쉽게 아빠라고 부르더군요...당시에 막내는 갓 초등학교를 입학한 애였는데, 정말이지 살갑게 '아빠'라고 잘도 부르더군요,,,아무렇지도 않게 그렇게 부르는 동생들도 미웠습니다.

 

당시에 갓난 사내아이가 우리집에 왔습니다.

두분이서 아이를 입양한 것입니다. 6식구 먹구 살기도 힘든데 왜 입양까지...

그 아이는 내년이면 고 3이 됩니다. 정말 티없이 맑게, 튼튼하게 잘 자랐습니다.

 

아저씨 밑으로 딸셋은 양녀로, 막내 남동생은 입양으로(얘는 호적정리 전부터 아저씨 밑에 입양으로 정리되었던 거죠), 밑의 남동생은 별개의 호적으로 정리를 하였습니다.

그나마 하나 있는 아들인데 본가쪽의 호적은 남겨야 한다는 아저씨 생각이셨습니다.

 

그 사이, 우리 가족은 지하 단칸방을 벗어나, 1층 단칸방으로, 또 방 2개짜리로 옮겨가게 되었죠...

 

제가 실업고를 졸업하고 보험회사에서 근무를 하다가 대학 진학을 할때 정말 장하다며 흐뭇해 하는 분이셨죠...그때부터 이 분이 정말 우리를 아끼는 분이란 생각에 아저씨를 아버지라고 불렀습니다.

 

울 아버지요....

1. 1년에 딱 술을 2번 드십니다...그것도 떡이 되도록..^^ 그럴때면 저희를 불러놓고 한말씀씩 하십니다. 어렸을때는 그것도 싫었지만, 지금은 재밌습니다. '아~ 아버지 왜 그러세요...?'이러면서 술취한 아버지한테 장난도 칩니다.

2. 울 아버지,,,제가 결혼할 사람이라며 울 신랑을 데리고 갔습니다.  '나, 비록 XX 새아버지지만 얘 눈에 눈물나게 하면 가만 안둔다'... 울 아버지 젊었을 때 한가닥 하셨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3. 드뎌 첫 손녀를 보시게 됐습니다. 우시더군요...

아버지 곁에 엄마, 우리 5남매가 있슴에도 불구하고 손녀를 보시더니, 당신의 손녀라고 자랑스러워 하십니다. 간혹 울 딸애에 대한 외할아버지, 남편의 사랑이 만만치 않아 팽팽하기도 합니다.

4. 친아버지 제사를 손수 주관하십니다. 제사 날짜 챙기시는건 물론이고 꼭 한말씀씩 하십니다. '내가 동생 가족들 잘 돌보겠다'고...

5. 외가집은 왜 그리고 잘 챙기시는지...외할머니께서 80 을 넘기셨습니다. 외삼촌, 이모들이 계심에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들르십니다.

6. 막내 동생을 입양하신것...정말 대단하신 일입니다. 또한 그 아이를 사랑으로 키우고 계신 덕분에 아주 훌륭한 청년으로 자라고 있죠...누가 감히 4남매나 두고서 입양을 하겠습니까? 울 아버지여서 가능합니다.

 

정말, 울 아버지에 자랑은 끝도 없습니다.

결혼 전, 엄마가 그런 말씀을 하시더군요...'돌아가신 아빠는 너희 4남매를 갖게 해주셨던 정말 고마우신 분이셨고, 지금 아빠는 너희 4남매를 키우게 해주신 정말 고마우신 분이야'라구...

 

울 아버지, 택시운전을 하시면서 저희 집 근처에 오셨을때, 우리 모르게 꼭 한번 딸 애 어린이집에 들르셔서 얼굴도 보구 간식도 사다주십니다...딸 아이는 외가집에 가면 외할아버지 옆에 꼭 붙어서 떨어지질 않아요...^^

 

아버지, 사랑합니다...존경합니다...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요...

- 큰딸 올림 -

 

  원룸... 옆방 사는 여자 소음 정말 짜증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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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개나리신발끈|2006.12.02 07:57
아버지라는 말만들어도 눈물이 난다
베플^^|2006.11.29 21:26
계속 아버지를 지금만큼 사랑하세요. 행복하시구요.
베플마음이 짠|2006.12.02 09:16
아... 마음이 짠하네요.. 진심으로 아버지께 효도하세요.. 정말 고마운 분이십니다.. 마음이 따뜻해져 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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