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사랑했었던 것 같습니다. 내색하기가 싫었습니다. 지금 이 사태가 벌어진건 정말 내게 있어서
중요한 갈림길입니다. 이것을 인정하느냐.. 아니면 남자답게 속시원히 고백하느냐..
전 깔끔히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녀와 저는 동기이자 친구였습니다. 남녀간의 우정은 존재한다 믿었었던 저는, 제가 오판하고 있었
단걸 몸소 느꼈습니다. 제가 그녀를 대함은 우정이라고 하기엔 너무 따뜻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저를 친구로밖에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했고, 또한 그녀를 저도 이제 친구로써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녀도 저에대한 감정이 햇갈릴 때가 있음을 실토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제가 그녀를 사랑했기 때문에, 저의 사랑이 내재되어있는 행동으로 인해 느꼈던 감정이었을 겁니다. 사실 저희는 주변사람들에게 많은 오해를 받았었습니다. '너희 사귀는거 아니냐?' '숨기지 말고
고백해, 너네 사귀는 것 같애' 저는 기뻤습니다. 정말 사귀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랬습니다.
자취생활을 하는 저희는 내년에 한 건물에 같이 살기로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계약을 파기하고
다른 곳으로 간 것입니다. 그렇게 쉽고 간단하게 떠난 그녀가 너무 원망스럽습니다.
조금 미안해 하는 감정을 보이더군요. 부모님께서 맘에 안드신다고 옮겨야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녀가 저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그렇게 쉽게 옮기지 못했을텐데..
너무 허무합니다. 여태껏 저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아주 오바의 절정을 달렸던 것이죠..
이런 제가 너무 쪽팔립니다. 인정하기 싫습니다.
새로운 사랑을 만나야만 이 감정을 정리할 수 있을까요?
몇일간 정말 힘들겠죠? 하지만 정리하기로 마음먹은 이상 쪽팔린 짓은 하지 않을려고 합니다.
주님께 간절히 바라지 않았던 것일까요?
주님께서 예비하신 것일까요?
종교적으로 생각하는 제가 어리석은 것일수도 있겠죠..
주님이 원망스럽습니다.. 항상 제 사랑을 지켜주시지 않았거든요.
이제 누구를 사랑하기가 겁이 납니다.
그녀와 함께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나를 설레게 했던 그녀..
힘들었던 이별 후에 찾아왔던 그녀.. 그래서 그 이별의 쓰디쓴 감정을 빨리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녀를 또 다시 보내고, 새로운 사랑을 기다려야 하는 꼴이 되버렸습니다.
아무것도 못하고 이렇게 제 감정을 정리하기로 마음먹은 제가 싫습니다.
친구라는 껍질안에 사랑이라는 알맹이를 품고 있었던 제 마음을 이제 떨쳐버리려 합니다.
혼자했던 사랑이기에, 이별도 혼자 해야겠지요? 그 어느 누구에게도 이 멍청한 제 자신을 보이기 싫습니다. 여기서 이별이란, 그녀와 저와의 이별이 아닌, 제 마음속에 있는 그녀와 제 사랑에 이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