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이사 간 친구 집들이를 갔었다
내심 걱정이 앞설 수 밖에 없는 것이 나의 약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눈썰미가 없다고나 할까
신경써서 약도를 그려준 친구 덕분에 걱정이 조금 덜어지긴 했지만 솔직히
하루전까지 불안한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주택가이긴 하지만 새로지은 빌라기에 찾기 쉽다고 까지 하자 자신있게 길을 나선것이다
그러나 이를 어쩌랴...결국은 친구가 마중을 나올 수 밖에 없었고
나는 미안한 마음에 그집 주위를 눈에 확실한 사진을 찍어두기로 했다
두번 다시 이런 일은 일어나선 않되니까 말이다
지하철 일번 출구에서 주욱 내려와 실로암사우나를 돌아 골목에 들어서면 미용실이 나오고
그 미용실골목을 들어서면 슈퍼가 나오는데 그 슈퍼 오른쪽 골목으로 주욱 들어오면
새로지은 빌라 한동이 나오고 그 빌라 삼층이 친구집임을...
아무리 미로같은 친구집찾기지만 그래도 도시밥 먹은지 수십년 자존심으로 이런 실수는 한번으로
족함을 누구보다 잘 깨치고 있기에 결전의 날만 기다리고 있던 차,
드디어 친구집을 다시 찾아갈 일이 생기고 말았다
간다는 전화도 없이 길을 나섰고 지하철을 타고 일번출구로 올라왔으며 실로암사우나까지
일사천리로 찾아오게 되었다
그러나...난 왜 이러지...도대체...이 골목이 그 골목같고, 그 골목이 저 골목같고 헷갈림이 극에
달할 즈음에 드디어 전화를 하기에 이르렀다
"사우나까지는 왔지? 그건물을 돌면 골목이 나오잖아 미용실 보이니? "
드디어 슈퍼까지 오긴 왔다
빌라는 도대체 왜 않보이는거야
이런 사람이 바로 접니다
친구와 놀다가 우리집까지 차로 바래다 주겠다고 한다
손수 운전으로는 초행길이지만 나를 믿고 자신있게 따라온 친구였다
내심 걱정은 되긴 했지만 지가 알아서 잘 모셔다 주겠거니 편하게 생각을 했다
드디어 친구가 길 안내를 물어오기 시작하는게 아닌가
"넌 학교다닐때 공부좀 했다는 애가 왜 그러냐"
한마디도 대답할 줄 모르는 길맹을 오해하게 되고 그날의 잡친 기분은 오래도 기억되어진다
친구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설마 한동네에 십년을 살면서 그 정도의 길안내도 할 수 없는 친구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약간은 자존심이 상했는지도 모른다(순전히 나만의 생각이지만...)
이런 사람이 바로 나인걸...
결혼한지 벌써 강산이 두번 변하려고 폼을 잡고 있다
그 세월만큼 시댁문턱을 넘나들었으리라 마는...
우리 시댁은 청주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시골마을에 위치해 있다
조금 떨어짐이...역시 문제였다
그 조금이란게...영 감이 않오는것이다
출발하고 몇분을 가야하는지...어느 마을 다음에 내려야 하는지...마음어귀에 무슨 표시가 있는지
많이도 아니고 조금이란게 사람을 돌아가시게 한다
그 덕에 한번도 스스로 시댁을 찾아가 보지를 못했다
차를 타면서부터 기사님께 마을이름을 대고 간곡한 부탁말씀을 올린다
"죄송합니다만, 초행길이라서요..."
참 단 한번 기사님의 도움을 받지 않고 다녀온 경험이 있긴 있다
아이와 함께 동행한 어느 여름방학때로 기억이 난다
역시 아이가 알려준 덕에 무사히 도착할 수가 있었으니...
"차를 가지고 나오실 겁니까?"
"아직도 운전면허증이 없니?"
음메 기죽어...입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뭐냐고 물어온다면 난 일초의 망설임도 없이
운 전 면 허 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론시험은 그렇다치고 실기시험의 합격은 차라리 하늘에 별을 따오는게 빠를것 같다
그러나 오기로 라도 도전을 한다면야 수십번의 낙방의 쓴잔을 마시고 면허증을 딸 수야 있겟지만
그걸 따서 어쩌겠다는 건가
내가 차를 가지고 거리로 나섰다고 치자...한마디로 달리는 살인무기일테니 이를
어쩐단 말인가
길눈으로 따지면야 세살박이 수준을 못 면했거늘 어린 아기가 운전을 하다니 말이나 될 법
하겠는가
길눈만 가지고 이러면 위의 표현들이 너무 과장되었음을 알고 있다
그러나 부끄럽기는 하지만 이 참에 나의 약점을 모두 공개해야 설득력이 있을터,
태어날때 기능적인 역활을 담당하는 뇌가 발달을 멈춘것이다
생각만 많고 몸이 전혀 따라 주지 않는 일종의 지병이라고나 할까
몸따로... 마음따로...넘어져도 코가 깨지고...물이든 컵만 엎지르기...
이 나이까지 집안의 전기기구 하나 만질 줄 모르고...못하나 박을 줄 모르는
나이 이만큼 먹고 는 것은 주제파악 제대로 할 줄 아는것 하나뿐이다
그러나 별 걱정은 없다
도로는 좁고 차는 많고 주차할 공간도 턱없이 부족한 세상에 애국하는 셈치면
되는일 무에그리 걱정하리요
비록 시험문제집 겉장 한번 만져본 적없고, 운전석 한번 기웃거려 본 적 없지만
어제도 그리고 오늘도 역시 걸어가지 않고 차를 타고 다닌다
않 그래도 복잡한 세상...교통법규로 머리 아플일 없고...
그저 인도 차도 구분해서 잘 다니고 신호등에 파란불만 켜지면 재빨리 건너면 내 임무는
완수 되는 것을...
대한의 운전면허 가지신분들이여 저대신 운전 많이 하십쇼
대신 약간 멍하니 길 헤매고 있는 아줌마 하나 보이거들랑 제발 좀 태워다 주시구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