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대학 일학년 무렵 한 남자를 만났다
우린 같은 과 같은 학번 이었고 십년을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했다
너무 오랜시간을 같이 해서였을까?
난 항상 목 마르고 배고픈 여자 였고 그는 조금씩 변한듯 보였다
그땐 그걸 몰랐다 밀고 당기기, 선수처럼 굴기,
그러던 중 역시 같은 과였던 다른 남자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전 애인이 내게 소홀해 진 틈을 그가 비집고 들어왔다
결국 난 두번째 남자와 결혼을 했고 첫남자가 내결혼식이 있은후 일년만에 집안 소개로 만난 여자와
결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현실에 묻혀 모든게 잊혀지는듯 보였다 두아이를 낳고 시부모를 모시고 그냥 아줌마가 되어가는듯
했다
결혼 팔년만에 난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쉽지많은 않은 타국생활, 남편은 점점 변해가고 있었고 지난날 내게 소홀해져 갔던 나의 첫남자처럼
점점 알수없는 거리감이 느껴졌다
가슴이 답답했다
여자란, 특히 나는 사랑을 받지 않고서는 정서적으로 불안하다
아니 결혼한 여자든 아니든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고 사는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차이라고 생각한다 아주 특이하거나 매우 독립적인 성격을 가진 여자 말고는..
어제 옛날 그에게 전화를 했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았다 그냥 날 잊지나 않고 오래된 친구처럼만 대해준다면 고마울거라 생각했다
나와 사귈무렵 그에게 물었었다
"만약 내가 다른남자하고 결혼해서 너한테 연락한다면 어떻할래?"
"네가 만약 다른남자와 결혼한다면 난 절대 아는척 안해. 연락이고 뭐고 절대 !"
사실 이번이 첫번째 연락은 아니었다 며칠전 전화를 했다가 외부출장중이라며 휴대폰으로 연결해 보라는 동료의 말을 듣고 그냥 포기해 버렸었다
십년만의 목소리 .
하나도 변하지않은 .
눈물이 , 가슴한가운데선 커다란 나무열매 하나가 툭 하고 떨어졌다
"나야"
너무나 반가워 하는 그
혹시 어디선가 만나기라도 할까하는 생각도 했고, 잊지 않고 있었다는 ..
지금의 내 상태를 마치 알고 있기라도 한듯 말이라도 그렇게 위로가 될수 없었다
짧게 통화를 끝내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내가 한국 나이로 서른 아홉해 살면서 사분의 일을 사랑했던 사람.
물론 지금남편도 결혼한지 십년이긴 하지만
남자건 여자건 한사람에 익숙해지다 보면 색다른 느낌을 원하기도 하지만,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그들의 잣대를 들이대며 말할지 난 이미 알고 있다
나또한 내 마음 한켠에선 통속의 잣대로 나와 첫남자와 지금의 남편을 이미 판단해 버렸으니까
하지만 지금 난 이 상황을 최대한 내식대로 판단하고 감싸안고 싶다
그가 이제껏 날 잊지 않았구나라고, 내가 그래왔듯이
그래야 오늘밤 편안히 잠들수 있을것 같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다시 뜨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