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32살로 남편과 동갑에 23개월된 딸이 하나 있습니다.
저희는 맞벌이로 그 아이는 현재 저희 친정에서 엄마 아빠가 키워 주시고 계십니다.
저희는 1남 3녀로 젤 위 오빠 그리고 언니 그리고 저 그리고 여동생 이렇게 있습니다.
어렸을적 저는 큰 수술을 4번이나 하면서 초등학교 들어가기전 까진 거의 병원에 있었다고
할수 있습니다.
또한 수술하다 골반뼈 빠지고 초등학교 때가지 거짓말 하나 안하고 외쪽 오른쪽 팔 2번 이상이 다
금가고 부러지고..
엄만 학년 올라갈 때마다 학교에 찾아와 선생님 만나서 절대 달리기나 힘든 체육활동 못하게
해달라고 따로 말씀할실 정도였습니다.
덕분에 초등학교 운동회때 달리기 해본 기억 두번 있나..ㅡㅡ;
그때문인지 아빤 늘 저 병원비때문에 외지에서 건설현장을 다니시면서 일하셨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때까지 거의 아빠얼굴을 한달에 한번 볼까 했을 정도 닌까요..
아빤 언니를 무척이나 예뻐하셨습니다.
상대적으로 전 아빠에게 예쁜 두째딸 또는 귀여운 딸보다는 돈덩어리 라는 인식이 크셨을 거라는거
자라오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제가 회사에 들어가기 전까지..
한번도 따뜻한 말한마디 없으셨고 용돈한번 따로 주시는 일 없으셨으닌가요.
몇년전에 언니에게 들어서 알게된 사실... 어렸을적부터 고등학교 졸업할때까지 내 지갑에 만원짜리
떨어질날이 없었다는..... 그 큰 사실을... 아빠가 따로 언니에겐 항상 챙겨 주신거죠..
전 한번도 없었는데...
20살이 되기 전까지 전 아빠에게 원망이 넘 많이 싸여 있었습니다.
왜 한배에 낳은 자식인데 이렇게까지 날 미워하고 언니와 편애하실까 하고 말입니다.
전 눈물이 정말 징글 징글하게 많이 있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한것도 아닌데... 지금도 그 눈물은 내 생각과 다르게 조정이 안됩니다.
제가 아빠에게 미움의 대상이 된게 이 눈물이 한 몫 크게 차지합니다.
좋은말을 해도 울고 칭찬을 해도 울고 뭐라고 혼나면 더 울고.. 무심코 나한테 한 말씀도 아닌데 듣고
있다 울고.... 암튼 제가 생각해도 지긋 지긋하게 울었던거 같습니다.
엄마 아빠는 객지에 돈벌로 나가시는 아빠가 계시는데... 자식이 이렇게 눈물이 많으면 될일도 안된다면서 많이 혼나고 맞고 그랬습니다.... 운 다 고..
그러면서 중학교에 올라가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여상을 갔고 절대 취업하면 집떠나 기숙사 있는
회사로 간다는 일념하에 어느덧 고등학교 3학년이 되었습니다.
여름방학때 저는 현재 살고 있는 이곳에 취업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집을 떠나 오는날 아침 전 다시는 엄마 아빠가 계신 집에는 절대 안오겠다는 생각과 함께..
근데 막상 취업을 나오니 그때까지만 해도 아빤 안보고 싶은데 엄마가 너무 보고 싶었습니다.
취업하고 딱 일주일만에 광주 집을 가게되었고 두번째 광주 갔을때 생애 처음으로 받은
월급 봉투가 제 손에 있었습니다. 전 감히 그 월급 봉투를 뜯어 볼수가 없었습니다.
어디서 들은 소리는 있어서 그 첫 월급봉투는 아빠 손에 쥐어 드려야 한다는 생각과... 그리고 빨리
그 봉투를 드려야 겠다는 생각뿐이었으닌까요..
봉투를 들고 광주 집에 갔을때 엄마 아빠 앞에서 "아빠 저 첫 월급 탔어요".. 하면서 아빠께 그 봉투를
드렸죠..그때 우리 아빠 연세가 아마 64세 정도 되셨을 겁니다.
봉투를 받고 아빠 얼굴이 순간 붉어 지시더니..... 펑펑 우시는 겁니다....그때 생각하니 또 눈물이 ㅠㅠ
그러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내가 우리 두째한테 이런걸 받아볼 날이 올줄을 생각도 못하셨다면서..
너무 고맙고 대견하고 아빠가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아빠가 이걸 어떻게 뜯어 보냐며 ..... 엄마랑 아빠랑 셋이서 울었던 기억이 선... 하네요
그날 저녁 밥상에는 굴비가 몇마리 구워서 올라와 있었습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세 딸.. 이렇게 조촐한 저녁식사는 시작이 되었죠...
제 생애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중 하나가 바로 그 저녁 시간에 있었던 일이랍니다.
아빠가 큼직한 굴비를 아빠 밥 위로 가져가시더니 내장과 뼈를 다 발라 내시고 살만 살만 골라서
제 밥 위에 다 올려 주셨습니다... 두째야 많이 먹어라 하시면서..
순간 전 .... 아! 우리 아빠가 날 미워하지 않으셨구나... 언니도 있는데 언니가 먼저가 아니고
나에게 먼저 살만 골라 주신 그 모습에 그동안 쌓였던 아빠에 대한 미운 감정이 눈 녹듯이
순식간에 녹아 버리면서 또 울었습니다.
뭐 아무것도 아니구만...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 생선 하나로 그 이후부터 아빠에게
너무 잘하는 딸이 되었습니다.
집에 한번씩 내려가면 아빠 흰머리며 눈썹사이난 흰 털 심지어는 겨드랑이에 난 흰털,턱수염에 있는 하얀 수염가지...쪽집게로 다 뽑아드리고 손톱 발톱 예쁘게 깍아서 줄로 예쁘게 다듬어 드리고
안마 맛사지는 기본으로다... 집에가면 울 아빠한테 최상의 써비스를 해 드렸죠..
아빤 그때마다 너무 좋아하시구요..
그러면서 아빠와 제 사이가 더욱 가까워 졌습니다.
그런 아빠가 어느덧 세월이 흘러 올해 78살이 되셨습니다.
그 연세에 허리하나 굽지 않으시고 젊으셨을때 건설현장에서 힘든일로 세월 다 보내셨지만 어디 아프시다는 말씀 없으십니다... 다만 몇년전부터 당뇨가 있으셔서 아빠가 스스로 혈당 조절을 하고
계시지만 현재는 건강하신 편입니다.
아빤 가진거 없으시고 물려줄 재산 없으셔서 내 건강이라도 챙겨야 자식들에게 짐 안된다고... 생각하시면서.. 건강관리 만큼은 너무 잘 해 주시고 계십니다.
그러시는 모습이 자식들의 눈에 너무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제가 가슴이 젤 아플때가..... 분명 나한테 우리 아빤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나이가 좀 드신 아빠인데...
밖에 나가시면 그 아빠가 할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19살 회사에 입사하고 28살에 남잘 만나 결혼하고 30살에는 내 안에서 딸이 태어났던 그 세월동안
난 내 아빠가 할아버지가 되가는 사실을 몰랐던 거죠..
아니 이미 내가 회사에 입사하기 전부터 할아버지가 되가시는걸 인정하지 않았던 거죠..
항상 아이때문에 엄마랑 수시로 통화를 하고 있데...
어제밤에 엄마가 뜬금없이 이상한 말씀을 하시더군요...
두째아 너희 아빠가 이상하다... 하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너희 아빠가 오늘아침에 식사를 하고 커피를 한잔 하시더니 갑자기 방에 가셔서
통장을 가지고 와서 나한테 주더라...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앞으로 통장은 자네가 관리하소..
이젠 내가 안할라네... 하시더랍니다. 엄마도 지금까지 항상 은행일은 아빠가 전적으로 보셨던 탓에
안한다고 당신 이상하다고 하시면서 싫다 해도.... 아빤
자네가 정 못하면 은행에 가면 도우미 아저씨들 있으니 그분들한테 말하면 다 해주신다면서
기어이 엄마한테 맞기더랍니다.
우리 아빠 나이 드신후 최고의 낙이 딸들 결혼하기전에 적금 아빠한테 일단 넣어서 아빠가 다시 딸들 이름으로 들어주시고 달마다 딸들 통장 돈 불어 나는 재미에 사셨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 즐거움을 마다하시고 엄마에게 드렸다는 그 자체가 저희한테 큰 충격이었습니다.
엄마한테 그 말씀을 듣는데 왜이리 가슴이 미어지고 무서운 생각이 들던지...
우리 아빠가 많이 늙긴 늙으셨구나... 라는 생각에..
마음이 얼마나 아프던지... 잠을 자는둥 마는둥... 하고
오늘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엄마한테 전화해서 아빠 안부 먼저 물었네요...
그냥 아빠 괜찮냐며....
지금까지 그랬지만... 아빤 우리 옆에서 항상 건강하셨으면 좋겠고... 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세월이 지나 우리 아빠가 우리 곁을 떠나더라도 너무 많이 가슴 아프지 않도록 더욱 우리 부모님께
잘 해 드릴껍니다.
아빠... 너무 사랑합니다.....
너무 긴글 끝가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