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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을 끊어야 행복한 연(鳶)의 노래***

질경이 |2003.05.04 11:42
조회 156 |추천 0

 

***줄을 끊어야 행복한 연(鳶)의 노래***

 

 

푸르름 속에 알 하나 품었어라

 

수십년 걸려 세운 원(圓)속에

꼼꼼히 그려 넣었던 *오욕(五欲)의 건물들

모조리 부수었으니

 

사람사는 세상에

 

도덕과 부도덕의 경계가 어디뫼며

사랑과 불륜의 근거가 무어더냐,

 

노인은 혼신으로 종이연에 봉황을 그리고

아이는 열 두 색채로 목욕을 하며

곰돌이 '푸우'를 그리더니

 

삭풍부는 십이월의 언덕에 서서

팔순평생을 감아온 연자쇠의 실 끊어

봉황 한 마리 창공에 날리고

 

영문도 모르는 아이는

당연히 그렇게 해야만 하는 줄 알고

연자쇠에 실을 끊었다.

 

걷지 않아 좋아라

둥실 거려 좋아라

 

훈풍 불어 더 없이 좋으랴만

마지못해 미풍이라도 불어 준다면

 

걸림돌없이 날 수 있어 좋아라

 

비만 오지 않아 내 한 몸 흠뻑

젖지만 않는다면야

 

품바타령에 어깨 춤추며 

둥실 둥실

떠날 수 있어 좋아라,

 

*오욕(五欲):사람의 다섯 가지 욕심, 곧

            재욕(財欲).색욕(色欲),식욕(食欲).

            명욕(名欲). 수욕(睡欲)

 

글/이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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