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열려오는 또 다른 나날 8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4)
들어가는 글.....
먼저 넓은 양해를 구합니다. 아래글은 게시판에 한번 올린 글입니다만, 글의 줄기 구성상 뺄 수 없는 부분인지라 다시 올립니다. 읽으신 분들은 피해 가셔도 됩니다. 죄송...^^* 좋은 하루 되십시요.![]()
도시 사람들이야 개를 키울 때 애완의 의미로 키우지요. 그러나 시골에서는 가축의 의미로 개를 키웁니다. 요긴한 목돈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 되기도 하지요.
년 전에 아는 사람이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라며 선물 받았습니다. 워낙이나 짐승을 좋아 하는지라 그놈을 데리고 시내로 나가 예방주사도 맞히고 근사한 집도 한 채 사왔습니다. 강아지 먹이도 따로 한 포대 사고 강아지 한 마리를 위해 제법 큰 투자를 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똥개인데도 모양새가 진도개를 닮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진도개이냐고 곧 잘 물어오고 할 정도로 인물 잘 생겼답니다. 암캐인지라 이름도 진순이라 지었습니다.
이놈을 키워보니 천성이 천방지축이고 도무지 짖을 줄을 몰랐답니다. 사람을 보면 아무사람이고 꼬리가 제 몸에 감길 듯 흔들어 제끼는 물정없는 놈이였습니다. 저놈 저렇게 사람 따르다 잡혀가지, 하고 마음속으로 웃어도 보았습니다.
그런데 진순이가 중개가 되었을 무렵 드디어 사고를 쳤습니다.
아랫마을에서 키우는 닭을 , 그것도 무려 다섯 마리를 사냥한 사건이 벌어졌고 주인에게 닭 값 수월찮이 물어주고나니 이놈을 묶어놓고 키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졸지에 영어의 신세가 되었지요.
이놈이 얼마나 영리한지 쇠줄 고리를 이빨로 물고 용하게도 고리를 벗겨내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누가 풀어주었나 하고 의아하니 생각 했는데 가만히 보니 이빨로 고리를 물고 누르고 하는 동작을 수도 없이 반복 하더니 결국은 성공하는 게 아닙니까.
어쨌든 진순이는 무럭 무럭 자라 남정네들 침 흘릴 정도의 좋은 개로 성장했습니다.
일 때문에 장기간 집을 비우고 한 달여 만에 집에 돌아와 보니 진순이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동네라 해야 달랑 너댓 가구 만 살다 보니까 장기간 집을 비울 때면 윗집에 진순이 사료를 부탁 할 수 밖에 없으니 윗집에 진순이의 행방을 수소문 하려 갈까 할 때 윗집 아주머니가 우리가 집에 온 사실을 알고 두리번 그리며 와서 하는 말이 병골인 사위가 와서 개 잡아 먹었다고 너무도 당당히 말하였습니다. 참 어처구니 없어서 말문이 막혔지만 눈만 뜨면 보아야할 이웃간인지라 얼굴 붉힐 수도 없고 씁쓸한 헛웃음으로 넘어 갔습니다. 속이야 섭섭하고 쓰렸지만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그 사건이 있고나서 얼마 쯤 지나 윗집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선물했습니다. 미안해서이겠지요.
이번에는 숫놈이라 진돌이로 이름 지었습니다.
이놈도 정성들여 키웠는 데 성질이 온순한지라 풀어 키웠습니다. 산으로 들녘으로 잘도 뛰어다녔답니다.
진돌이가 진순이 만큼 자랐을 때, 그때는 겨울이었습니다. 서산마루에 해가 저물어도 진돌이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아 온 사방을 다니며 찾아 나섰습니다.
우리 집에서 걸어서 한 십분 거리에 30 가구 정도 어울려 사는 제법 큰 마을이 있는데 그 마을에 그날 동네잔치 났답니다. 세상에, 알고보니 동네잔치가 우리 진돌이 잡아 보신판 벌린 잔치일 줄이야 꿈엔들 알았습니까. 마을에 낯선 개가 돌아 다니길레 어디서 흘러온 임자 없는 개다 싶어 마을 사람 몇이서 올가미 얽어 감나무에 매달아 오래만에 보신 잘 한 날이라 하더군요.
한동안 그 감나무 밑을 지나면 우리 진돌이의 환청을 듣고 질겁을 했습니다. 그 감나무 쪽은 눈길 한번 안주고 다녔답니다. 때로는 멀리 돌아서 다니기도 했었지요.
정말입니다. 그 이후로 정나미가 떨어져 개를 안 키운답니다.
푸 른 바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