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정직원됐지만 마음은 여전히 계약직이네요..

^^ |2007.05.07 10:04
조회 21,824 |추천 1

어떤 님의 글을 읽고 남의 일 같지가 않아 글을 올립니다.

지금은 저도 공기업 정직원으로 일하고 있는데요

사실 6년전 그러니까 27살에 처음 이 직장에 들어왔을때는 파견직이었습니다.

현재는 다른 부서로 인사이동이 되었지만

당시 제 자리에 있던 분이 임신을 하셨는데

출산휴가 기간동안 땜빵할 사람이 없어서  급하게 사람을 구하다 보니까

인력파견회사를 통해 제가 이자리에 앉게 되었네요...

 

다행히 2년전 정식직원이 되었습니다.

아..근데 그냥 정식직원으로 해주신것은 아니고요

신입사원 공채로 시험봐서 들어왔어요

3년은 내리 떨어지다가 4년째에 붙었습니다.

정말..그 사이 저도 마음고생이 심했지요..

2번은 필기시험부터 떨어져서 제가 할말이 없었지만

1번은 최종 면접까지 갔었는데 현재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는 것때문에 떨어뜨리더라구요

계약직이었던 것이 어디 감히 정직원이 되려고 한다는 이유때문에요

(물론 제 능력이 모자랐을 수도 있지만... 면접관으로 들어왔던 분들이 모두 다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분인데다가 일도 같이 해봤던 분이었습니다. 팀짜서 일하고 그럴땐 꼭 데려다 일을 시키면서 어쩜 그렇게 떨어뜨릴 수가 잆는지....낙방의 슬픔보다 배신감이 더 컸습니다....)

그떄 그만 두고 나갔어야했는데

이미 나이가 서른이 넘어서 아무리 이력서를 집어넣어봐도

서류전형도 통과하기가 하늘에 별따기더라구요

다행히 저희 상관이 배려를 많이 해주고 응원을 해주셔서

(직속 상관빼고는 다들 끈질기다는 듯이 한심하게 쳐다보는 분위기였음..)

다른 곳 지원도 하면서 그 다음해 다시 도전을 했는데

하도 시험을 많이 봐서 이력이 붙어 그런지 또 최종면접까지 가버렸네요...

(회사에서도 난감할수밖에 없었을거예요... 최종면접 전까지는 외부 분들이 정말 객관적인 점수만 매기거든요..)

운이 좋았는지 그 시기에 비정규직 철폐관련한 이슈가 많아서

노동조합 지부장이 강하게 주장을 해서 정직원이 되었습니다

(노조에서는 그게 실적이라고 하네요...)

합격자 발표 나고 인사팀 부장아저씨가 처음 한말이 뭔지 아십니까?

"이제 동료로서 한번 잘 해나가봅시다.."

그럼.. 그동안 동료가 아니었다는 말인가요?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네요.. 그떄의 기분..

그건 시작이었습니다.

다들 갑자기 반기면서 몇년동안 물어보지도 않던 제 사생활까지 관심을 가지더라구요..

그 동안 저도 별로 관심이 없어서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별로 안했었는데

막상 다들 전화해주고 밥먹자고 해주고 그러니까

속이 꼬여서 그런지 더 심기가 불편하더라구요..

사실 파견직이었을때 (당시는 지금처럼 규제가 심하지 않아서 불법으로 2년 이상 하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월급부터 시작해서 인트라넷 아이디 하나 받는데도 싫은 소리를 듣고..

(내가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일해야되니까 당연히 받아야 하는 건데도 말이죠)

저와 회사의 관계가 사실 뭔가 잘못되긴 했죠..

정식직원이 되어서 하는 일과 계약직일때 했던 일이 완전히 똑같으니까요....

이런저런 지저분하고 짜증나는 일들은 생략하고

 

되고나니까 또 새로운 스트레스가 있더라구요

저까지 공채로 들어온 저희 동기가 10명인데

동기들이 저에 대해 오해를 하더라구요

계약직으로 오래 있었다는데 뒤로 거래가 있었던거 아니냐

우리는 힘들게 공부해서 들어왔는데

쟤는 뭐냐.. 등등

사실은 그 아이들보다 전 더 힘들게 들어왔는데 말입니다.

내 입으로 이런저런 이야기 구질구질하게 얘기할 수도 없고...

그래도 이제 2년도 넘은 시간이 흘러줘서

그럭저럭 다 친해지고 제 마음의 상처들도 다 없는 척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전 아직도 마음은 계약직입니다.

정직원들끼리 수근거리면서 몰려다니는거 보면

"별것도 없으면서 비밀인척 하기는.."하며 비웃게 되네요...

지금 제 옆자리의 직원도 계약직인데 8월이면 2년 계약이 끝나서 나가야 합니다..

저도 모르게 이 아이에게 모른척 해줄테니까

가능하면 8월되기전에 옮길 자리 빨리 알아보라고

면접보러가거나 할때 휴가 낼 수 있게

팀장님이나 부장님한테 바람 잡아주겠다고

오히려 제가 닦달을 하고 있네요...

 

젊은 님들..

삼십대 중반의 사회생활 9년차 직장인으로서 한말씀 드리자면

첫발부터 정식직원으로 들어오시는게 정말 좋습니다.

(물론 모든 직장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일반 직장을 말씀드리면요)

무엇보다 마음의 상처가 잘 아물지를 않네요...

지금 계약직이시라면 정식직원들의 어이없는 우월의식(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이 그런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을 보면서 자신을 채찍질 하는 계기로 삼으세요..

저처럼 상처는 받지 마시구요...

괜히 저처럼 아직도 마음으로는 열등감이나 피해의식에 못 벗어난 어정쩡한 정식직원이 되는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별로인것 같아요

취업이 어렵다고 무조건 회사 들어가서 일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닌것 같아

드리는 말씀입니다..

------------------------------------------------------------------------------------------

 

생각해보면 정말 별일이 다 있었던것 같아요

회사의 높은분 사모가 가게 개업했다고 개업식때 돈 걷고 인사드리러 갈땐 절 꼭 끼워넣으면서

그 높은 분이 고맙다고 직원들 밥사주는 자리엔 저만 쏙 뺀다던가

(계약직까지 다 챙기기에는 너무 많다나.. 그럼 개업식같은때 오라는 말도 마시던가)

노조 체육대회할땐 사람 별로 안온다고 쉬는 날 부득부득 불러놓고는

사은품으로 나눠주는 그 싸구려 츄리닝 한벌 안줘서

다른 회사 노조사람들이 왜 쟤만 옷이 저러냐고 물어본다던가

아 정말.. 벌써 몇년전의 일인데도 참 다 생생하네요...

 

정말 그말이 맞는것 같아요

잘 사는 집에서 태어나고 인물좋은 사람들이

세상에서 쓴맛이 뭔지 잘 모르고 살아서 성격도 좋다구요..

정말 꼬인 속좀 풀어버리고 싶은데..점점 더 꼬이기만 하네요

계약직 님들!! 힘 냅시다요~~~~

추천수1
반대수0
베플흐음|2007.05.07 17:10
그 알수 없는 장벽.. 저도 압니다~ 시키는 일은 똑같으면서 계약직이라는 이름 하나 때문에 왜 그렇게 다른 대우를 하는 걸까요? 그럴 거면.. 아예 계약직에겐 쉬운 일만 주던지~~ 시키는 일은 정직원이랑 똑같이 시키면서~ 왜왜왜~!!! 대우는 정직원과 차별을 하냔 말입니다!!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