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아버지의 젖을 만지면서 잠들던 기억만은 뚜렷한데 아버지의 얼굴은
점점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아직도 아버지의 이야기를 하면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제 남편과 딸에게 전 아버지의 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위암 말기로 음식을 못 드시던 아버지 앞에서 정신없이 상추쌈을 싸 먹었던 일,
그때 아버지는 '참 맛있게도 먹는다' 라고 하셨었죠.
절 앉혀놓고 엄마를 위해서 교대에 가라시며 미안하다고 하셨는데......
전 아버지의 기대에 너무 어긋난 방향으로 살았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항상 제 삶속 깊은 곳에 항상 계셨습니다.
아버지가 보고 싶어 꿈에서라도 한번만 보게 해 달라고 그렇게 졸랐건만 아버지는 20년이 다 되어가는
세월동안 흐릿한 뒷모습 한번 보여주신게 다였습니다.
제가 너무 엄마 속을 많이 상하게 해서 괘씸하셨습니까?
죄송합니다, 아버지.
변명같지만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깊은 절망에 빠졌었습니다.
종교에 대한 회의와 고통에 몸부림치시던 아버지의 모습, 그리고 입관을 할때 만져보았던 아버지의 발을 잊을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발은 차게 굳었지만 참 부드러웠었습니다.
삼베속으로 사라지던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잊을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 이제는 지난날의 일을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아버지,,
아버지의 모습을 이젠 보게 해 주세요.
보고 싶습니다.
-당신의 막내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