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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는 빗물에 젖어...

김정미 |2003.05.16 12:00
조회 203 |추천 0

작별의 순간은  해저물녘은 역시 곤란하겠다

대상이 무엇이든지 간에 말이다

해가 질 때 그 느껴지는 으스름의 묘한 분위기가

사람의 발길을,  마음을 사정없이 붙잡고 놓아 주지를 않는다

또한 이별앞에 눈물흘리게 하는게 유독 사람사이 만이 아님도 알겠다

사람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대 자연,  그리고 정든 고장등 무엇이든 가능하리라

그저 낯설어 갈 곳 몰라 하던 제주가...

첫 손님을 빗물속에 맞이하던 조금은 야속하던 제주가...

그림같은 상상앞에 고달픈 삶의 모습을 사정없이 보여주어 약간은 실망하게 하던 제주가...

겨우,  하룻밤의 만리장성에(?) 이토록 마음 무너질 수도 있는가 말이다

마음을 다 빼앗겨버려 기약있는 이별앞에서도 자꾸만 뒤돌아보게 하는

저 신비의 제주!

빗물에 흠뻑 젖은 저 제주는 이제 뽀송 뽀송 말라버렸는데

이젠 내 마음에 빗물이 내리다니....

이제는 아침에 떠나기로 하자.

정신차린 이별이 오히려 내딯는 발걸음 씩씩할진데,

마구 잡아끄는 발길,  마음 어찌할 수 없이 뿌리치면서,  힘없이 마음 휘청거리며

돌아보며 돌아보며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온 봄내 내리던 그 봄비 만큼이나 흔하디 흔한 내 마음에 빗물을 흘려 보내면서...

잘 있거라 제주여~

내 다시 오리라...

저 야자수 가로수 푸른잎에 하얗게 눈 내려덮히는 그날 그 고운 모습 보러 다시 오리라

악천후로 만나기를 거부한 백록담... 다시 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며

이 해가 다 가기전에 제발 행운처럼 제주에 많은 눈이 내려준다면

우리의 재회는 앞당겨지리라 믿는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제주와의 첫 상봉.

아~ 빗물에 젖은 제주도....그 느낌이 전부였다

정말 모든게 젖어 있었다

노오란 밭,  푸른 들판,  색색의 얕은 지붕들이 모두 빗물을 흠뻑 뒤집어 쓴채였다

야자나무가 온통 가로수인 것 부터가 수학여행(?)온 촌 여자의 눈을 휘둥그레 지게 하더니,

불과 몇 분도 못가서 정말 웃지 못할 일을 겪고 말았다

탑동에 내려,  한 여자분께 물었다

"이 근방에 구경할 만한 명소가 어디에 있을까요?"

"이 해안선 도로가 명물이구요... 이 길 따라 죽 나아가면 용두암도 나오고...

그리고,  저기 보이는 저 건물이 '이마트'거든요"

"이...마...트...가 뭔데요?"

"삼성에서 운영하는 마트인데 그 안에 가면 없는 물건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곳이죠"

"아~ 그렇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폭풍주의보로 사정없이 넘실대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촌여자로 보여지기에 한점의 부끄럼도 없는 나의 모습이 오늘 드디어 빛을 발했나보다

이마트도 없는  시골에서 온 여자의 완벽한 모습이 바로 나인걸.

맞다...시골출신도 맞고, 촌티가 빗물처럼 흘러내림도 맞고, 아직도 이마트에 가면 눈이 휘둥그레지는

것도 맞습니다 맞고요

시간이 나면 이마트 구경좀 하고 갈랍니다  좋지요 좋습니다

"평소에는 이 해안도로에 발디딜 틈도 없어요"

외로운 팔자(?)는 어디가나 면할길이 없음을...

국제관광의 도시 제주,  아무리 비가 내리는 날이지만 이 유명한 곳에서 조차 사람을 그리워해야 하다니

 

 

"여행경비를 드리는 대신에 돌아오셔서 기행문 한편씩 제출하세요"

우린 투덜거리며 여행을 떠났었다

"여행경비와 기행문을 맞바꿔 보자고?..."

기행문쓰기 싫어 여행을 포기하려는 동료들 설득한 지난 일들이 왜 떠오를까

지금 이 세상에 제주 않 다녀온 사람, 비행기 않 타본 사람이 몇이나 있다고

이렇듯 기행문처럼 열거하는 내가  정말 푼수끼 넘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애초에 소리소문없이 다녀온 것도 아니고 자랑을 하고 떠난 입장이기에

간단하게나마 기행문을 제출할 의무를 느끼긴 했지만

막상 글로 옮기려고 하니...장난이 아님을 순간 느낀다

용두암을 설명하자니,  제주의 특산술 "좁쌀 막걸리" 마신 이야기를 빼 놓을 수가 없고

비행기안에서 본 환상적인 구름이야기를 시작하자니,  그날 밤의 유치하기 그지없는 꿈이야기를

빼 놓을 수가 없고,

참으로 난감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그러나 어쩌랴 ...이리저리 사정없이 가지쳐 내리고 그래도 몇 가지는 남겨둬야 겠으니.

"제발 내일은 바싹 마른 제주의 모습을 보여 주소서"

염원하면서 잠이 들었다

 

꿈을 꾸었다

"뭉게구름위에서 눈깜짝할 새 바닥으로 떨어지는 꿈"

순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는 내 모습을 현실에서 보았다

구름위에서 떨어지다니...

놀라운 순간이 지나고 웃음이 나왔다

어제 비행기안에서 본 구름이 그렇게도 인상적이었나보다

이렇게 순진하고, 어쩜 모자라기까지한 천하의 순진무구형 아줌마.

(세상에 이런 꿈 꾸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요)

 

아음날 아침 비내리는 제주의 바다를 약간은 원망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한라산을 향했다

어리목에서 출발하여 윗세오름(해발 1800여미터)까지만 등반이 허락되어 있었다

한라산 등반 도중 서서히 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히끗 히끗 해까지 비치기 시작한다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그러다가 다시 운무가 몰려오고,  다시 세찬 비바람이 불어온다

이렇듯 수시로 바뀌는 일기예보만큼이나 내 마음의 일기예보도 함께 변함을 본다

날씨에 따라 함께 개었다 흐렸다 기뻤다 우울했다...

다른 장황한 표현은 모두 생략 하리라 그리고 한마디,

한라산은 역시 한라산이었습니다 

천하의 명산 한라에 서다

 

영실로 하산하여 다시 시내로 돌아오는 길에 "신비의 도로"도 체험해 보고

몇 군데를 더 둘러본 다음 제주와의  이별주를 한잔 하기로 했다

처음 들어본 오겹살(?)에 소주 한병을 시켜 거창한 이별식(?)을 하게 되었으니...

술 몇 잔에 취함으로가 아닌 제주 분위기에 마음이 마구 요동친다

바다 건너 제주... 우리의 땅

야자수 가로수가 있는 우리의 제주,  같은 민족이 살고 있는 이국적인 이 제주도가

이렇듯 가슴 찐하게 고맙고 소중하게 여겨질 수가 없었다

독도는 우리 땅... 우리의  모든 땅에 감사드린다 

기대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얻어가는 나.

바다건너에도 이렇게 내 나라땅이 이렇듯 아름다히 존해해 있다는 사실. 

참으로 소중한 것을 많이도 지닌 이 제주가 내 기대한 만큼보다 더 발전되어 정말 우리민족의 자존심을

이어가주길 바라고 세계속에 관광지로 우뚝 서 주길 간절히 소원해본다

복받은 땅 제주도~ 한국의 보고지 제주도~ 발전하고 영원하라

믿노라 그대 제주도를...

 

한라산엔 정미산장 개업을 허락하지 않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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