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때쯤 강의(제 직종입니다.) 끝내고 집으로 와보니
남편이 안방 침대에서 자고 있더군요.
옷 갈아입으려는 찰나
바로 핸드폰에 메시지가 뜨더군요.
남편이 직업상 프리한 직종이라
핸드폰 바로 연결하지 않으면 곧 사업상의 손실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바로 들어서 읽어보고 얼른 남편 깨울 준비부터 했지요.
그런데 메시지 내용인즉슨
"나 지금 피부과에 가요. 끝나면 전화할게요"
이건 여자가 보낸 메시지가 맞을 듯싶어
30초만에 옷 갈아입고
30초만에 심호흡 가다듬으면서
부들부들 떨리는 가슴으로
그쪽으로 전화 걸었습니다.
물론 걸기만 하고 상대 목소리가 여자인지 아닌지부터 파악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디야? "
아주 낮고 그윽한 목소리의 여자가 이렇게 묻더군요.
아무 말 없이 그 목소리를 확인하고 있는 내게
마치 귓가에 바로 속삭이는 듯한 그 낮은 목소리의 주인공은
"어디야?"
라고 다섯 번 이상을 계속 속삭이더군요.
남편 핸드폰으로 응답한 것이니
그 여자에게는 남편이 문자받고 바로 전화한 것으로 알았을 것입니다.
마냥 대답 안 할 수는 없어서
크게 마음먹고
"여보세요?"
했습니다, 그런데 "...요?"자가 끝나기도 전에
그쪽에서 바로 전화 끊었습니다.
사업상이라는 이유로
밤 늦게 술집으로 출근해서
새벽 2-3시 너머까지 집에 안 들어오다가
제가 전화하면 옆에서 떠드는 술집 마담(이라고 합디다) 목소리가
핸드폰 너머 활발하게 배경음악으로 떠들썩하게 들리는 경우는 다반사였는데...
이 은밀하고 친근한 속삭임의 목소리는
술집 마담일까요?(남편이 나중에 말한 것처럼)
누굴까요?
아시는 분 있으시면,
특히 짐작되는 바 있으신 남성분이나
경험 있는 여성분 있으시면
답변 좀 해주실래요?
제가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알고 있는 걸까요?
남편은
술집 마담이 영업상 전화하는 하는 거라는데...
술집 마담이 영업 멘트 날리는 것
그 이상으로 친근하고 낮게 그윽하게 깔린 그 여자의 목소리...
무슨 말을 해도 저는 남편한테 배신감밖에 들지 않습니다.
남편과 진실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은데
남편은 오히려 제게 더 답답하다는 듯이
"그 여자에게 교양없이 욕지거리 했냐...?"
고 하네요.
일단 옷걸이에 걸린 양복까지
다 끄집어내서 집밖으로 내쫓았는데
이렇게 그냥 헤어지고 싶을 뿐입니다.
왈가왈부한다는 것 자체가
자존심 상하고 배신감에 휩싸여서
어쩔 줄을 모르겠습니다.
현명한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