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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좋은날 |2007.05.21 14:12
조회 125 |추천 0

엊그제 토요일 저녁 10시쯤...

 

회사 일로 출장간 와이프를 마중나가는 길이었습니다..

 

아파트 옆에 동물병원이 있는데.. 그 앞에 시츄가 한 마리 있었습니다...

 

동물병원 앞 길가에 누가 방석이 하나 가져다 놓고 개를 그 위에 올려놨더라구요.. 개는 사람이 지나

 

갈 때 마다 화들짝 놀라면서 두리번거리고 있었고... 잠시 지켜보았는데 개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별로 없더군요... 

 

자세히 보니 목줄은 동물병원 셔터에 묶여져 있었습니다... 옆에는 종이컵이 두 개 있었는데

 

하나는 물이 들어있고, 또 하나는 사료가 반쯤 들어 있었지요.. 새끼는 아니었고 다 큰 개였습니다.

 

다 컸다고 해봐야 시츄니까 그리 크진 않았지만요... 암놈이었구요...

 

 

 

누가 묶어놨나 궁금해 하면서 정류장에 나가서 와이프와 함께 집에 들어왔습니다. 집에오는 도중에

 

봤는데 개는 그자리에 그대로 묶여있었습니다. 집에 와서 와이프랑 얘기를 했는데 나는 '누가 버린것

 

같다'고 했고 와이프는 '누가 급한일로 가면서 묶어놓았을 거다.' 라고 하더군요.

 

1시쯤 돼서 자려는데 자꾸 그 시츄 생각이 났습니다. 와이프한테 그대로 그자리에 있으면 데려오겠

 

다고 얘기하고 캔맥주를 하나 들고 나가 보았습니다.

 

그대로 묶인채로 자다가 내가 다가가니 화들짝 놀라서 나를 바라보더군요...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지만 새벽엔 꽤 추울텐데... 일요일은 동물병원 문을 열지도 않는데....

 

동물병원 앞 벤치에서 30여분간 캔맥주를 마시면서 둘러보았지만, 지나가는 사람도 거의 없고 해서

 

일단 오늘은 우리집에서 자게 하자고 맘을 먹었습니다.. 동물병원 문에 포스트잇으로 추워보여서 데려

 

간다는 쪽지와 핸드폰 번호를 남겼습니다...

 

 

 

데리고 들어와서 목줄을 풀었습니다. 목줄은 대충 묶은 운동화끈으로 되어 있더군요... 옷을 입고 있었

 

는데 계속 몸을 긁길래 옷을 다 벗기고 씻겼습니다. 씻기고 나니 더 이상 몸을 긁지는 않더라구요.

 

씻기고 나서 우유를 한접시 주니 잘 먹고 나서 갑자기 방안을 뱅뱅뱅 맴돌기 시작하더군요..

 

10여년전에 집안에서 푸들을 키울 때의 경험이 생각나서 베란다로 내보내고 신문지를 깔아주었습니다.

 

그러자 신문지 위에 대소변을 보더군요... 별다른 다친 곳도 없고 배변훈련도 잘된 것을 보니 사랑받고

 

자라다가 어쩔 수 없는 사정때문에 버려졌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를 못 키우는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됐다던지 하는...

 

 

 

일요일은 하루 종일 집에서 개하고 놀면서 보냈습니다. 전문가가 아니라 잘은 모르겠지만 건강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더군요... 첨에 데려왔을 때는 짖지도 않고 조용히 굴어서 성대제거수술을 받았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첨 우리집에 와서 기가 죽어서 그런거였습니다. 하루 자고 나니 일요일은 누가

 

집앞에만 지나가도 짖어대고... 집 안을 온통 킁킁대면서 활발하게 돌아다니더군요...

 

 

 

와이프도 귀여워 했구요... 하지만 어차피 맞벌이하는 우리집에선 키울 수도 없는데... 병이 걸렸을

 

지도 모르는데... 별 생각이 다 들었죠...

 

와이프랑 상의 끝에 동물병원에 포스트잇을 붙여 놓았으니 일단 며칠 데리고 있다가 연락이 없고

 

버려진 것이 확실하면 동물병원에 데려다 주던지 유기견 보호소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저녁에 마트에

 

가서 사료도 좀 사왔죠.

 

 

 

월요일(오늘) 아침에 출근하면서 사료를 넉넉히 주고 베란다에 가두어 놓고 출근했는데 많이 미안

 

하더군요... 저를 애처롭게 처다보는데.... 동물을 베란다에 가두어 놓고 외출하거나 하는 것도 동물

 

학대의 일종이라는... 어디선가 들은 얘기가 생각이 나더군요....

 

 

 

그리고 조금 전에.. 동물병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상의를 했는데.. 동물병원

 

에서 1주일쯤 데리고 있다가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분실한 경우라면 주인이 찾으러 나서겠죠) 유기

 

견 보호소로 가게 된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주인이 한달간 나타나지 않으면 안락사를 시키게 된다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됩니다... 일단 오늘 퇴근길에 동물병원에 들러서 건강을 체크해 보고

 

나서 주위에 개를 데려갈 사람을 최대한 수소문 해볼 생각입니다만... 만일 기를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이럴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유기견 보호소로 보내진 개는 어리고, 상태가 좋으면 거의 새 주인을

 

만나게 되지만 우리 집에 있는 못난이(와이프가 어제 지어준 이름) 는 다 커서 (사실 몇 살인지도 모릅

 

니다. 덩치를 보니 다 큰것 같다는 것 밖에는... 어쩌면 늙어서 천덕꾸러기가 되서 버려진 걸지도...)

 

데려갈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고... 새 주인을 만나지 못하면 안락사를 시키게 된다고 하니 보호소에

 

보내지도 못하겠고... 직접 키울 여건도 안되고.... 이리저리 걱정입니다...

 

 

 

그리고....

 

토요일에 분당 수내동 양지마을 청구상가 양지동물병원 앞에 시츄 버리고 가신분! 자신이 없으면 애초

 

기르지를 말았어야죠... 이게 무슨 짓입니까? 동물을 기른다는건 그 생명을 책임진다는 엄숙한 약속입

 

니다... 어떻게 생명을 버리고 갑니까? 못난이가 안락사라도 당하게 된다면... 이 끔찍한 일을 어떻게

 

책임질 껍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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