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덤빌테면 덤벼랏! ^-^;

독립녀 |2003.05.18 21:21
조회 29,802 |추천 1

주민여러분 일요일 잘들 보내셨습니까?

 

저는 기나긴 우울의 터널을 지나 이제야 일상으로 갈 채비를 마쳤습니다. (걱정하면서 답글 올려주신분들 이자리를 빌어 땡큐.)

 

 

자칫 길어질뻔한 터널을 쌍뚱 잘라준건 독립녀가 무자게 조아라하는 만화

 

이놈입니다.

 

 

이놈이 없었다면 이 팍팍한 세상 어떻게 살아냈을까 싶을 정돕니다.

 

 

 

그러면 이쯤에서 여러분들이 궁금해 하셨을 초특급 버라이어티 생쑈 독립녀의 일요일을 공개합지요.

 

안궁금 하셨다면 닫으셔도 됩니다. 뭐 말린다고 되겠습니까.

 

 

 

 

오늘은 느즈막히 일어나서 몇일전 엄마가 갖다놓은 동치미 국물을 한사발 쭈욱 들이키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더랬습니다.

 

역시 얼음이 서걱서걱 붙어있는 동치미는 잠깨는데 세상 최곱니다.

 

 

 

쌀 씻어 밥 앉혀놓고, 청소기 돌리고, 이방저방 닦고, .빨래 세탁기에 넣어 빨아 탈탈 털어 널고

 

이렇게 바쁘게 왔다갔다 했더니 어느새 점심때더라구요.

 

 

 

이때부터 자신 위로하기 프로젝트에 돌입합니다.

 

남들은 힘든일이 있으면 술을 마신다는데 사실 저는 별 술을 즐기는 편이 아닙니다.

 

술 마신 담날은 언제나 숙취에 어제 하루를 후회하게 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발견해낸 방법이 만화의 세상에 파묻히기. 바~로 그겁니다.네!!

 

혼자 낄낄대며 웃고, 질질 짜기도 하고, 조바심냈다 욕했다 하다보면

 

이건 뭐 실제 세상에서 나한테 일어난 일 정도야 껌으로 보입니다.

 

경험들 해보셨습니까?

 

 

 

다시 독립녀 이야기로 돌아가서

 

점심 댓바람에 만화방으로 냅다 달렸지요.

 

다 큰 처자가 대낮에 혼자 하기에는 좀 구질스런 일 아니냐고 우려하시는 여성분들 보입니다.

 

하지만  남의 눈 뭐 대숩니까.

 

 

...........

 

 

사실 대숩니다. 혼자사는 처자는 더 그렇지요.그래서 독립녀도 빌려보곤 했답니다.

 

이쁜 카페식 만화방이야 혼자보기도 참 좋지만

 

여긴 또 커플들의 보금자리고 보니 별 애용을 안하게 됩디다.

 

 

그렇다면 동네 꼬지리한 만화방은 또 좋으냐?

 

혼자 담배 피면서 죽때리는 오라버니들이 어찌나 많은지 몇시간만 보고 나오면


지나가는 사람들 다 쳐다봅니다.

 

제가 고개돌려 맡아봐도 엄청나지요. 집에 오자마자 손가락 두개로 살짜그니 들어서 빨래통에 던져버리기가 일쑵니다.

 

그 오라버니들 눈초리 또한 가히 좋지 않습니다.

 

'엑~! 여자냐?' 이런 눈....  도시정벌까지 보고 있으면 화들짝 놀라기까지 하더랍니다 이양반들...

 

 

 

그래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그 꼬지리한 만화방엘 자주 들락거렸었는데

 

몇달전 독립녀에게 옛애인이 치질에 걸렸다는 소식보다도 더 반가운 일이 생겼더랬습니다.

 

이름하야  만 / 화 / 타 /운 /  탄생!!

 

 

순정만화 일색에, 다본 시리즈 만화가 판을 치는 빈약한 시설 절대로 아니구요.

 

매일매일 충실히 업그레이드 되는 신간에, 구하기도 어렵던 '기생충' 같은 아주 오래된 만화까지...

 

그야말로 타운입니다 타운.엄청나게 크지요.음하하하하

 

 

독립녀 만세를 불렀더랍니다. 물론 속으롭니다. 길거리에서 다 큰 처자의 만세삼창...에이~ 좀 그렇자나요. 아무리 좋아도 그렇지 독립녀 사회적 지위 있습니다.

 

 

어쨌든!

만화타운 쥔 언니와 저 4개월만에 의자매 맺었습니다.

 

독립녀 인생에 이렇게 초스피드로 사람이랑 가까워진거 처음있는 일입니다.

 

혹자는 내가 필요에 의해 지나치게 알랑거린 결과 아니냐 의심를 합니다만

 

결단코  독립녀 이해관계에 자존심을 파는 사람 아닙니다.    ..........죄송합니다.가끔 팝니다.

 

 

 

그러나 이번은 아닙니다!!

 

이 언니 스물 아홉의 나이에 결혼자금, 적금, 회사 퇴직금 탈탈 털어 만화방을 열었습니다.

 

만화를 좀더 가까이에서 느끼고자 하는 일념 하나로...햐...이런 정열적인 여자분 보신적 있으십니까?

 

이 무대뽀 정신에 제가 뿅~ 가게 된것이지요.

 

(시집갈 밑천 다 날렸답니다. 만화방 여사장님 관심있으신 분 연락 주셔도 좋습니다.       얼굴이요? 엣끼 사장님이면 됐지 뭘 더바랍니까......언니야 미안....)

 

 

 

에니웨이~

 

언니는 쪽방에서 만화를 그리고 독립녀는 카운터에서 손님을 맞으며 만화를 보고

 

이런 생활을 육개월 지속해오면서 동네 사람들 제가 만화방 쥔여잔줄 압니다.

 

동네 꼬마들 눈에 띄는데로 인사합니다.

 

"아줌마 안녕하세요"

 

동네 총각들 아무데서나 인사합니다.

 

"앗 만화방 누나다.누나 어디가요? 키드갱 13권 나왔어요?"             

 

 

 

저 밑에 밑에 오드리 될뻔 님이 말씀 하셨더랬지요.금요일엔 착한척한다고.

 

애들도 그렇습디다. 제가 칼자루를 쥐게 되니 인사 각도부터 달라지더이다.

 

인사 잘 하는 애들한테는 서비스도 줍니다 저. 갈수록 팬 들어납니다. 얼씨구~

 

 

 

 

다시 내 얘기로 돌아와서.

 

오늘은 만화타운에서 보지 않고 한보따리 싸서 집으로 왔습니다.

 

오늘같이 위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화를 봐주는 날엔 주위의 방해가 있으면 안됩니다.

 

혼자 많이 울고 웃고 해야 되니까.. 만화방에서 했다간 손님 떨어집니다.

 

 

 

만화를 100권이 조금 넘게 빌려와서 바닥에 촤르륵 펼쳐놓고

 

 

"앗 가녀린 아녀자가 어찌 혼자 100권의 만화를 든단 말인가..."하고 경악하시는 남성분들 계십니다 분명..

 

 

(독립녀 여기서 팬관리 한번~!)

 

당연히 동네 꼬봉이 나르는거 도왔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은 무슨 얼어죽을...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분명...

 

 

 

좌우지간..

아줌마 아니라고 나 대신 지친구놈들이랑 싸워준 아~주 좋은 꼬봉 하나 있습니다.

 

95년생 새파~란 청년입니다. 잘 키워볼 생각입니다. 역쉬~서비스 팍팍 들어갑니다.

 

 

어헛...오늘은 어째 얘기 자꾸 샙니다그려...흥분했습니다 만화얘기에.

 

 

어쨌든

만화 바닥에 촤르륵 펼쳐놓고...또띠야 피자 한판 시켜 옆에 두고,침대에 배 깔고 누워서

 

피자를 먹으며 콜라를 마시며 만화를 보며

 

그렇게 하루왼종일을 보냈습니다.

 

 

핸드폰은 꺼놓고 집전화는 내려놓고 세상에 독립녀의 존재를 오늘 하루만은 철저히 은페시키고

 

만화와 둘이서 이 시간이 되도록 울고 웃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방금 '환타지 스타'를 손에서 놨습니다.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팍팍 듭니다.

 

역경을 이겨내는 감동의 드라마  

 

이래서 스포츠 만화는 좋습니다.가끔 숨 헉 막히게 용기를 주는 대사들 쏟아집니다.

 

(독립녀 일기에 적어놓고 힘들때마다 펼쳐보기도 한답니다.)

 

 

일년전의 실연 정도야 사건이나 되겠습니까!!! 다리 부러져도 달리는 판에.

 

 

두손 불끈 쥐고 저 회춘...아니 회생 했습니다.

 

 


혼자사는 생활이, 떠나간 애인때메 흘리는 눈물이, 혹은 구질구질 찾아오는 외로움이

 

지겨우신 분들   만화라는 인생의 동반자를 권해드립니다.


 

특히 여성분들 순정만화만 보지 마시고

 

스포츠만화, 전쟁만화, 조폭만화, 야한만화() 다 좋습니다.

 

그림 안이뿌다고 등한시 하지 마시고 한번 봐보십시요.

 

인생이 거기 있습니다.

 

<엑~?  ..............뭐 인생씩이야...허허... > 하시는 분들... 쯧쯧~!! (손가락 하나를 흔들며)

 

만화를 물로 보시는군요.

 

 

 


마지막이 만화 광고쟁이 글같이 되버렸지만 어쨌든 여기까지 독립녀의 일요일 얘기였습니다.

 

 

여기까지 읽고

 

"에잇 이게 무슨 초특급 버라이어티 생쑈냣!"    하시며 화내시는 분들


 

뭐 인생이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포장보다 이뿐 선물 보셨습니까?

 

그래도 화나시면 제목 보십쇼. 아픈경험 뒤라 저 강해졌습니다.

 

 

그럼 이만~ 후다닥~!

 

 

 

 

☞ 클릭, 아홉번째 오늘의 톡, 돈 냄새 잘 맡는 시댁식구

추천수1
반대수1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