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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세 할머니 B-girl “헤드스핀도 돼!”

비걸 |2007.05.30 08:59
조회 488 |추천 0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 비보이 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68세의 스웨덴 ‘할머니 비 걸(B-girl·여성 브레이크 댄서)’이 29일 오후 입국했다. 절반이 허옇게 센 머리칼 아래, 얼굴 곳곳에 주름이 파인 모니카 마수다(68·스웨덴·사진)씨는 솔직히 나이보다 대여섯 살은 더 들어 보였다. 하지만 이 ‘할머니’는 “간단한 동작이라도…”라는 말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곧바로 머리를 바닥에 박고 팔짱을 낀 채 다리를 이곳저곳으로 뻗으며 ‘프리즈(freeze·순간적으로 동작을 멈추는 것)’를 선보였다. 입고 있는 티셔츠에 그려진 미국 비보이의 동작 그대로다.

 

“이 정도면 될까요? 헤드스핀도 할 수 있는데….” 환하게 웃는 ‘비걸’ 마수다씨는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 비보이 대회인 ‘R-16 코리아 스파클링 서울’(한국관광공사·서울시 공동개최)의 축하공연에 참여한다. 8년 전부터 세계 유명 비보이 경연대회 때마다 모습을 드러내며 ‘춤판’에 뛰어들어 유명해진 이 할머니는 ‘크레이지 그랜드마(Krazee Grandma)’라는 별명으로 프로 비보이댄서 못지않게 유명하다.


“오해 말아요. 내 별명의 ‘크레이지’는 미쳤다는 게 아니라 쿨(cool)하다는 뜻이에요. 사이퍼(cypher·본경연대회와는 별도로 비보이들이 대회장 주변에서 개인이나 팀별로 춤솜씨를 겨루며 즐기는 즉흥모임)를 제대로 하려면 별명이 있어야 된다기에 딱 생각난 게 그거였지.”

 

스톡홀름 교외에서 정원사 일을 하고 있는 마수다씨는 젊은 시절 유도를 15년 동안 수련한 덕에 체력이나 유연성에는 자신 있다고 했다. 유도 수련 중에 만난 일본 남성과 결혼까지 했다. ‘춤판’에 빠져든 것은 1998년부터. 건강을 위해 새로 춤을 배우려던 차에 헐렁헐렁한 힙합바지에 모자를 삐뚤빼뚤 쓴 ‘껄렁한 아이’들의 춤솜씨에 매료됐다. “친구들도 남편도 다 멋지다고 열심히 하래요. 그런데 내 또래 중 같이 하겠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거야. 늘그막에 브레이크 댄스 추는 노인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을걸.”

 

이 할머니 비걸은 스웨덴에서 이름 꽤나 날린다는 유명 비보이들을 찾아가 배웠고, 하루에 적어도 한 시간은 꼬박 연습에 몰두했다. 그 덕에 황혼 녘의 나이에 백발 성성한 머리를 바닥에 꽂고 헤드스핀까지 할 수 있게 됐다. “헤드스핀? 기본적인 것만 지키면 위험하지 않아요. 스트레칭 꾸준히 해주고 목을 곧게 세워주면 절대 다칠 일 없어요.”

 

마수다씨는 독일 하노버의 ‘배틀 오브 더 이어’나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IBE’ 같은 세계적 규모의 비보이 대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그녀가 유명해진 이유는 ‘잘 해서’가 아니라 ‘잘 즐겨서’다. 비보이 대회 하면 선수급 댄서들이 화려한 무대에서 춤솜씨를 겨루는 것만 떠올리지만, 무대 옆에서는 밤새도록 크고 작은 ‘사이퍼’가 펼쳐진다. 할머니가 유명해진 곳도 바로 이 사이퍼다.

 

이번 비보이댄스 축제에서도 할머니는 본 대회가 열리는 잠실실내체육관 주변에서 ‘사이퍼’와 축하공연 등을 통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게 된다. 31일 저녁 세종문화회관 야외무대에서 펼쳐지는 참가 팀들의 집단 퍼포먼스에도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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