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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보래요~~ 이혼하재요~~

억울이 |2003.05.22 14:07
조회 63,708 |추천 0

저의 일기같은 내용이라 반말입니다. 양해해주세요.

 

오늘은 5월22일. 무슨 날이냐면... 내가 결혼한지 석달이 되는 날이다.

그동안 참 기막히고 억울하고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열뻗치는 사건사고 많았으나 이런 일은 또 처음일게다.

일단 사건의 내막을 알기전 시찌부리한 얘기 하나 하겠다.

그러니까 5월 1일에 신랑이라는 작자가 마누라를 팽개치고 친구들과 강릉으로 떠난 후 어린이 날이 되었다 (신랑네 회사는 5월 1일부터 5일까지 쭈욱 쉬었다. 대기업이 좋긴 좋다.)  어버이날도 빨간 날이었지만 주중에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몰라 그날 어버이날 꽃돌이 꽃순이질을 하러 시댁에 갔더란 말이다. 주머니 탈탈 털어도 먼지만 폴폴 날리고... 내 인생에 이렇게 가난한 날은 또다시 오지 않으리... 하여간 뭐 제대로 된 선물을 살 '쩐'이 없더란 말이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에라 몸으로 떼우기로 했다. 시장에서 바리바리 사다가 있는 솜씨 없는 솜씨 다 부려서 고기랑 반찬 몇가지 만들고 아주버님 드실 피자빵까지 집에서 만들어 간 것이다. 시댁에 가는데... 울엄마가 전화를 하셨더라. 그래도 결혼해서 처음 맞는 어버이날인데 뭐 사가라고... 철없는 나는 '엄마, 돈이 없어.'라고 발랄하게 얘기했고 나를 불쌍히 여기신 울엄니가 백화점에서 뭘 사다가 손에 들려주더라. 흐미... 미안코 고마버라...

하여간 덕분에 시댁에서 칭찬듣고 생색내고 잘 쉬다가 우리집에 잠깐 들러서 엄마랑 놀다가 집에 갔다.

그러다 5월 8일이 되얐다. 나는 불행히도 출근을 하였다. 신랑이라는 작자는 아버님 발칸반도에 여행가셔서 엄니 혼자 계심 불쌍타며 엄마~~를 부르며 자기네 집으로 갔다.

내가 그래서... 너네 집 갔다 오는 길에 우리집에도 쫌 들러서 울엄마도 보고오니라 했더니 계속 전화질이다. 정말 갔다 오라는 거냐, 혼자 뻘쭘하게 어떡하냐... 엄청 징징대더군.

그래 집에 와서 전화나 해라 하고 그냥 오라했다. 그러더니 밥 먹고 한단다. 그러더니 다음에 한단다. 자더라.

울엄마한테 진짜 미안했다. 울엄마 돈도 없으면서 딸사위가 해야할 시댁 선물까지 사다가 보내고 사위 여름양복 변변찮다면서 양복까지 맞춰줬다. (그 인간의 산만한 덩치는 기성복이 까무라친다.) 그래도 고맙단 전화 한통 없더라. 참으로 인간이 아닌갑다.

말로는 쑥스러워서라지만 언제까지 그럴건데? 글구 인간으로서 고마운건 인사를 해야지 쑥스럽다고 안해? 밥도 주기 아까웠다.

 

그럼 이제부터 천인공노할 미치고 팔짝 뛸 이야기를 해주겠다.

내참... 남사시러버서 여따가는 진짜 안쓸라꼬 했다. 결혼한 선배 언니들한테 슬쩍 물어보려고 했는데 이 인간 나한테 하는 짓이 끝까지 용서받지 못할 짓이다.

좋아, 얘기하겠다.

무척 쪽팔리지만 결혼한지 삼개월이 되도록 우리는 붕가붕가(? 알아서들 이해해주시라)를 딱 두번했다. 아니, 한번 반이라고 하자. 중간에 기운없다고 쉬었다 하자는건 온전한 한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가 뚱뚱하기 땜시로 흥미없나 싶어 런닝머신도 달려주었다. 나도 뚱뚱한 신랑은 싫으니 함께 운동하자 하면 귀찮아하면서 내가 런닝머신 뛸때 옆에서 박수치며 화이팅이라는 사람이다. 그 인간은... 절대 안!뛴!다! 맨날 소파에 누워서 뒹굴며 소파밑에 맥주를 상비하고 반드시 오징어나 땅콩안주를 빼먹지 않는다. 입가심으로 아이스크림을 먹고 양치질대신 자일리톨을 씹다가 잔다. 환상적이지 않은가?

하여간 좋다 이거다. 나도 그런 인간과는 붕가붕가를 하고 싶지 않아서 마음속 불만을 얘기하지 않는다 이거다.

그러나...

어제 우리 회사에서 중요한 PT가 있었는데 프로젝터는 빌렸는데 노트북이 없어서 우리집에 있는 거 갖구 왔었다. 근데 내가 뭔 키를 잘못눌러서 암호가 먹히질 않는거다. (오빠는 자기 컴퓨터에 암호걸어놓고 사용못하게 한다... 그래서 내 계정 따로 만들어 달라하고 나도 암호걸고 산다. 내참... 집에서 가끔 고스톱이나 치는데 암호씩이라니... ) 당황한 나는... SOS를 쳐서 오빠의 암호를 말해달라 하였다. 그때까지 나는 나의 암호가 잘못된 줄로만 알고 있었으니까. 엄청 짜증내면서 더럽고 치사하게 겨우 알아냈다.

얌통머리없이 지껄여대는 그 조댕이를, 싹퉁머리없이 생각하는 저 대갈님을... 가만두지 않으리라 이를 갈면서...

그러나 그 암호도 먹히지 않았고... 무쟈게 고민하던 나는 Fn (Function)key를 이용하여 나의 암호를 입력하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해결되었다. 그 인간에게 꾸사리 듣기 싫었으므로 노트북의 뭔가가 이상이 있었고 컴퓨터 잘 보는 우리 과장님이 고쳐줬다고 둘러댔다.

퇴근후... 노트북을 제자리에 놓고 낄거 끼고 제대로 되는지 테스트를 하다가... 오빠의 계정으로 들어가보았다.

흠... 나의 바탕화면과 별반 다를 것도 없으면서 졸라 무슨 국가기밀인 것처럼 손도 못대게 하던 그 인간의 허풍스러움에 쓴웃음만 나왔다.

근데 저것은 무슨 폴더이더냐? Movie Download라...

얼렁 열어보았다.

자, 무엇이 있었을 것 같냐?

그래. 그것은 물론 나도 예전에 온라인에로영화사 다녔지만 머 꼭 나쁘다고만 생각하는 건 아니지만...

그것은 포르노만 왕창 다운받아놓은 폴더였다.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긍까, 나랑은 어찌저찌하던 인간이 저녁마다 퇴근하자마자 나 잘때까지 방문 걸어놓고 하던 짓이 저거 다운받아 보물처럼 고이고이 모셔놓고 긍까 다시 말하자면...

 

뽀르노를 애인삼아

 

동짓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며,

춘풍 니불 아레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했던 거였단 말이냐?

 

아, 그래 황진이 시조야. 설마 내가 지었다 생각하는 사람은 없으렸다?

내가 받은 그 충격은 실로 엄청난 것이어서 나는 그야말로 식음을 전폐하고 맹물에 생식을 타먹고 가끔 열받을 때 피우는 담배를 뒤져서 찾아내어 피워준 후 (놀라셨나들?) 어찌할 바를 몰라 망연자실 누워있다가 40분쯤 잤다. (쿨럭;; 인간이냐...)

신랑이 오더군. 밥을 안먹었다네. 때는 9시 30분경... 내가 치킨에 맥주사준다고 꼬셔서 델구 나갔다. 어떻게든 물어보고 확인하고 싶었단 말이다.

맥주를 두잔째 마실때에 슬쩍 물어보았다. 그런 영화 보느냐구. 펄쩍 뛰며 아니란다.

그래 내 사실대로 얘기했지, 좋게좋게...

그랬더니 옛날에 다운받은 거라네. 이런 씨빌... 어제까지 다운받았다는 걸 날짜가 떡하니 증명하는데 누굴 속여?

그래, 남자들은 가끔 본다하더군. 그러나 나의 섭섭한 마음은 무엇으로 보상해줄꼬?

서로 뻘쭘하고 기분상해져서 집으로 돌아온후 나는 먹고야 말았다는 자괴감에 술에 취한채 런닝머신 벨트위에서 비틀거렸고 그 인간은 또 자일리톨을 씹더니 침대로 들어갔다.

씻고 나와서 로션을 바르다가 또 기가막힌 생각이 들어 '그래, 그거보니 재미 좋더냐?' 했다.

아니, 화낼 사람이 누군데 그 생각없는 인간 벌떡 나가서는 문 꽝 닫고 다른 방에서 자더라. 좋아, 아침에 봐... 이를 갈았다.

아침이 되었다. 헐... 지각이나 해보시지 속으로 생각하고 가만히 있었는데 아무소리도 안난다. 그렇다... 내가 늦잠을 잔 것이고 그 인간은 혼자 휘리릭~~ 빠져나간 것이다. 게다가 이불도 안 개켜놓고 말이다. 긍까 내가 당한 것이다.

마음이 심난하여... 오빠한테 화해의 제스쳐를 보냈다. 메신저로 밥 먹었냐, 오늘 늦게 오냐, 오늘도 따로 잘거냐 했더니 대뜸 한다는 소리가 이혼하잔다.

그래? 우리 혼인신고도 안했는디...? 워쩌라구...

야비하게 남편 무시하는 여편네라는 메세지만 홀랑 남겨놓고 로그아웃 하더라.

그래... 나도 이제 할말이 없다, 할말이...

니가 어디 단 하루라도 남편노릇을 하였는가 숙고해보아라.

그리고도 할 말이 있으면 내 상대해주마.

그리고도 큰 소리 칠 수 있음 내 이혼해주마.

나는 괴롭히지만 않으면 참으로 귀엽고 깜찍하고 예의바르며 센스있는 부드러운 여인네란 말이다. 하지만 니가 나를 건드리기 때문에 속옷만 터지지 않는 여자헐크가 되는 것이다.

시집살이 안해 편하겠다고? 그대신 너같은 남편살이 하잖냐...

너랑 몇날몇일 싸우느라 나는 피똥까지 싸고 이제는 죽는구나 했었단 말이다.

니가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나는 점점 얼굴이 굳어지고 웃음을 잃어가고 사는 낙이 없어지며 머리가 빠지기 시작하고 가끔은 울고 싶어 진단 말이다...

내가 너땜에 여자로 태어난 걸 후회하고 우리엄마한테 끝도 없이 미안해하며 꿈만 꿨다하면 맞지도 않을 복권을 산단 말이다. (맨날 나더러 트럭불러서 짐빼란다. 헐... 돈이 있어야 트럭도 부르고 창고를 임대하든지 내 혼자 살아갈 전세집이라도 마련하지...)

내가 정말 죽고 싶어진단 말이다... 에구... 허접스러운 내 인생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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