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
밭일 일찍 끝내고 돌아온 아버지
모시옷 아래위로 갈아입고 구석택이에있는 선풍기 끌어오니
처음엔 쎄게틀다가 조금 지나서는 미풍에 놓고
안방으로 들어가 적잖게 전축을 트니
당신의 18번들이....
다시 마루로나와 선풍기 바람에 누우니
작년 마을이장이 놓고간 부채가 아직도 시간지나것 모르고 저리 나뒹구니
이리 앞판에는 잘익고 빛깔좋은 고추그림이요 뒷판에는 환하게 웃고있는 아가씨그림이요
그러다 위를 쳐다보니 제비가 들락날락 올해도 저 용마루밑에 집을 지으려는듯
그래 이놈들아 올해도 큰 박씨하나나 물어다주렴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저리 졸리우니
이 더운 여름 미풍의그림이 있다면
저 그림 시간을 주고서라도 사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