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길어질 듯 한데 양해해 주십시오.
결혼한지 7년이고 3살된 아들을 두고 있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결혼 후 맞벌이 하다 1년 뒤 집사람이 공부를 더 하고 싶고 꿈도 있다고 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습니다. 늦게까지 공부하는 아내를 위해 청소,빨래, 밥 등등 왠만한건 제가 다 하고 또 그게 억울하거나 그러지도 않았고... 물론 지금도 그건 사랑하는 사람이면 그 사람을 위해 그렇게 해주는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부에만 전념하라고 명절에도 시골집에 안내려 갔습니다.
시골 부모님들께 맞벌이 한다고 거짓말 계속하며 바쁘다는 이유 등을 댔고요. 전 공무원 비슷해서 빨간날 전부 쉬는 걸 알지만 집사람은 결혼초 일반기업에 다녀서 바빠서 못쉰다는게 통했거든요. (부모님들이 옛날분들이라 무슨 그나이에 남편 뒷바라지나 하지 공부냐고 할까봐 걱정이 되서...)
명절에 내려갈때도 지금껏 일찍 연차쓰고 처가집부터 가서 하루나 이틀은 자고 본가에 갔었습니다. 물론 시골 부모님들한텐 거짓말하고.. 이게 배려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부모님 제게는 좋은 분들이지만 그래도 시부모들이고 명절에 가면 하루라도 당신들 댁에 더 머물기 원했기 때문에 집사람도 고마워하고 하루라도 시골에 더 머문다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도 기분 좋으시라고...
어머니가 시골에 계셔도 신혼초에 한달에 한번꼴로 집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이것저것 간섭도 하셨죠. 아내는 그게 싫었을 겁니다. 이때 제가 좀 단호하게 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이미 지난 일이고. 하지만 우리 부모님 지금껏 저희에게 경제적으로 손한번 내미신적 없고 어머니는 오히려 이사때마다 김치냉장고며 가전제품 하나라도 더 사주실려고 합니다.
아뭏튼 그때는 집사람이 몰래 공부를 하고 있을 때였고 그런지 불만을 조금 내비치기는 했지만 그래도 오시는 어머니 앞에서는 싫은 내색이나 소리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공부한지 2년만에 시험에 합격해서 (요즘 잘나가는 임용고사입니다) 저도 저희 부모님도 모두 기뻐했죠..학교나가기전에 옷 한벌 해입으라고 큰 돈도 주시고..
그러다 애를 낳고 홀로되신 장모님이 같이 살게됐습니다. 장모님도 다른 시골에서 홀로 계셨는데 애도 봐주시고 저희도 모시는 형태로. 원래 이때 제맘은 제가 모시고 살려는 진실된 맘이었고요
이때 부터 집사람이 시골에서 어머니가 오시는걸 노골적으로 싫어 하더라고요.. 그게 작년 5월이었습니다. 사돈이 계시는데 사돈 무시하는것도 아니고 연락도 빨리 안해주고 온다고. 오전에 올라오시는 버스 타시면서 전화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 어머니 시골에서 일보시러 오셔도 저희집에 잘 안옵니다. 아니 그뒤로 집앞까지 와서 애기 용도주고 바로 가시더군요. 저한테 전화연락정도만 하시고 그냥 내려가시고..
가끔씩 시골에서 택배로 김치며 반찬거리, 쌀 부쳐주십니다. 근데 고맙다는 전화도 잘 안드리더군요. 심지어 애보느라 장모님 고생하신다고 어머니가 이번 어버이날 10만원 부쳐주시던데 거기에 대해 장모님왈 "이런거 부담되서 싫다"고 하시더군요. 그 반응이 좀 서운했어도 고맙다는 인사치레라도 전화라도 할 줄 알았는데 안하시더군요..
그래서 택배가 오면 어느때 부턴가 짜증이 나고 안타깝고 했습니다.
그 전에 제가 우리한텐 아무것도 보내지 말고 도움 주지 말라고 말씀드렸거든요. 좋은 소리도 못 들으면서 우리한테 신경쓰지 마시라고.. 그래도 어머니 김치 담그시면 생각난다고 보내시고 저한테 전화하십니다. 택배보냈으니 받으라고. 그때마다 머리가 아픕니다.
애기 돌잔치 한 날 시골에서 일찍오신 어머니와 남동생이 새벽에 서울에 도착해서도 우리집에 연락도 안하고 차에서 잠한숨 잤다는 소릴 듣고(어머니가 신세한탄한게 아니고 남동생한테 언제 도착했냐 물어보니 들은 대답입니다) 잔치가 끝나고 어머니랑 남동생 바로 내려가고 외가쪽 사람들만 남았을 때 술기운을 빌려 이런 서운함을 말한적 있습니다. 우리 어머니가 예전에 간섭같은건 좀 있고 했어도 우리한테 손한번 벌리거나 그런적 없다. 요즘은 집에 오는 것조차 조심해 하시는데 너무 눈치 좀 주지 말아달라 했는데..
장모님이 이런 소릴 하시더군요 "자네 어머니 행동이 자네가 모른 부분이 있을 줄 모른다고.. 더 심하게 시집살이 시켰을 수도 있지 않냐" 라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결혼하고 나서 지금껏 어머니가 우리집에 올라오신 날이 한달도 채 안될 듯 한데 무슨 시집살이라고...
그리고 시골가는거 7년동안 꼭 가야할때 (명절이나 생신) 빼고 가본 적 없습니다. 여름 휴가때나 몇일간 휴일일때 단 한번도 간적이 없더군요.. 결혼할때부터 휴가한번 같이가자고 하시던데..
그 뒤로 고민 많이 했습니다. 이런 저런.. 그렇다고 이런문제로 이혼하자니 부모 가슴에 더 못밖는 일이고, 집사람 끌고 조용한 카페에 가서 이런 저런 문제로 내마음도 서운하다고 이야기 해도 이상하게 결론은 시부모는 원래 불편하고 힘들게 하는 사람인것 처럼 되고, 나는 못날 정도로 착하고 순하고 골치아픈 효자아들이 되고..
그래서 요즘은 왠만하면 집에서 저희 집쪽 얘기를 안할려고 합니다. 퇴근하면 사랑하는 아들이랑 놀고 학원가고... 근데 언제부턴가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멍울하나가 생기는 듯하더니 점점 커지는 듯합니다.
행복해 하는 척 장모님한테 잘할려고 하는 척 집사람을 이해해주는 척... 척척 하는 생활인 듯 합니다.
분명 제가 쓴 글이니 집사람의 억울한 부분도 있을 거라는 걸 참작해주시고 읽어주십시오.
제가 어떻게 해야하나요? 그냥 이렇게 '척'하면서 살라고 하면 살수는 있을 것 같은데.. 그냥 제자신이 너무 초라해지고 불쌍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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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스럽네요. 톡까지 되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지는 생각도 못했는데..
그저 몇몇분 정도만 읽고 의견정도만 듣고 싶었는데...
솔직히 글 삭제하고 싶지만 ... '톡'되고 나서 삭제한 사람들 보고 욕하던 예전의 내모습이 떠올라서 ㅡ,.ㅡ;;
여러 의견 감사하고..
또 집사람 생각만큼 나쁘거나 하지 않습니다. 적어도 저의 가정과 학교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란건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단지 이 문제에서만 저를 좀 힘들게 합니다...
잊으려고 하다가도 그놈의 택배만 오면 .....
아뭏튼 고마운 의견들 잘 듣고 현명하게 살아가겠습니다. 모두들 건강히 여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