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해철 오빠, 저는 수원에 사는 여대생입니다. 제 고민도 선택되어 오빠의 조언을 들어볼 수 있을거란 간절한 희망으로 글을 씁니다.(근데 비밀글이 안되네요...)
저는 자꾸만 제 발목을 붙잡는 과거의 기억들을 가지고 살고있습니다..네, 제 고민은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는 길을 알고싶다는 것입니다. 훌훌 던져 뒤로하고, 제 현실을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않은 것처럼' 같이 살고싶은데, 안되네요.. 자꾸만 주눅고 사람들앞에 작아져, 지금 내 삶과 사람과의 관계를 자꾸 망치고있어요..
어렸을 적 아빠가 돌아가신 일과, 남의집서 살았던 때의 상처가 가장 큰 마음의 짐입니다.
초등학교떄 아빠가 돌아가셨습니다. 살았을 적에도 건강상의 문제로 힘들어하셨고, 그덕에 더욱 우울한 가정에서 살았습니다. 원채 명랑한 성격의 저였는데, 명랑한 제모습에 오히려 죄책감이 느껴져 자꾸만 그늘을 드리우는 아이가 돼갔어요.
그러다 아빠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셨고, 하필 그 장면을 제가 보았습니다..이렇게 말하면서도 믿기지않네요. 내가 정말 그런일을 겪었던가 하고요. 아빠의 자살에 놀라 움직이시는 엄마가 만들어 놓은 피발자국이며, 앰뷸런스며..영안실, 장사치르던 것들. 얼마전까진 아빠가 나때문에 죽었을거란 모를 죄책감도 있었구요..정말 제가 힘들었던 건 그 후에 소문이 퍼져(소문이란 부풀려지고, 3류드라마식이 되더군요..) 학교에서 늘 근거없는 뒷말에 시달렸던 시간들입니다.
새학년이 시작되도, 언제나 전 알수없는 멸시와 꼬리표가 붙은채, 어느 누구에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일부러 상처주려고 찔러보는 친구들, 처음부터 멸시하는 눈빛. 사람들에게 마음을 못열고 제자신을 천시하는 마음이 안생길래야 안생길수 없는 긴 시간이었습니다. 왜 이사가재도 안갔나, 늘 혼자 피해자인듯 신세한탄을 늘어놓나 엄마가 답답하고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그러다, 큰 꿈이 있어 공부를 위해 외국을 갔습니다. 돈없는 집안이라 일년정도만 어떻게 정착을 하면 열심히 알바를 하고 장학금을 타 지내려고요. 하지만 문제는 제가 묶은 지인네 집과의 관계에서 터졌습니다.. 강력한 보호자도 없고, 어떻게 비위맞추는건지도 모르는 어린애니 꼴보기 싫었겠죠. 사는 내내 온갖 윽박과 미움속에 살았습니다. 그러면서 "넌 못해!너가 할수있을거 같아?" 그들은 이런사고를 제게 각인시키려만 했죠. 따뜻한 말한번 없었고.. 그래도 학교생활이 너무 즐거워 숨쉬며 살수 있었지만 너때문에 우리가 신경쓸 일이 많다며, 다른 살곳을 알아보는데 보기좋게 절 자퇴시켜버렸습니다..그렇게 잘 다니던 학교를...
한국에 오니 어느새 제 학업은 뒤쳐져있고, 잃어버린 꿈, 바닥으로 떨어진 자존감과 정체성 혼란, 입시경쟁...그리고 아무도 이런 사건을 이해하지 못해주는 현실.. 감옥같은 고교시절을 지내고, 어느새 흘러흘러 지금까지 왔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힘든일들을 겪는단 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겪은 일들을, 그 기억을 어떻게 치유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정신과 상담이나 카운셀링이라도 받아보겠다고 집에 말했더니 미쳤단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가면 어떤 꼬리표 붙는지 아냐며. 그리고 그런데느 작은것도 크게보아 병으로 만든다고.
제가 그런 기억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유는 오직, 행복한 영혼을 되찾고싶고 무엇보다 내 지금 삶을 제대로 살고 싶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기억들이, 사람에게 받은 상처들이 자꾸 지금의 사람들과의 관계를 망칩니다.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겠습니다..워낙 정이많아 속으론 금방 사람들이 좋아지지만, 그 사람이 내게 아픔만 줄거고 배신할것 같아, 도무지 아파서 다가갈수가 없습니다.
친해지고픈 친구가 있어도, 사랑받고 싶어도, 좋아하는 남자가 생겨도 언제나 그냥 떠나가게 하며 십몇년여를 살았습니다. 너무 속상하고 바뀌고 싶은데..만만찮은 세상이네요. 사람에 대한 제 불신이 쉽게 거치지않습니다. 내게 그런 엄청난 상처를 주던게 바로 사람들인데.................
곧 사회로나가는데..이렇게 내 자신을 정리못한 채 사람을 능히 대할 자신도 없습니다..
극복하고 싶습니다. 조언 부탁드려요.. 그누구보다 오빠의 생각을 정말 듣고 싶어요ㅡ. 가족에게도 잘 못꺼낸 이야기들을, 여기서 이렇게 해철오빠 앞에 풀어놓아봅니다.
인생 선배로서, 한 사람으로서..
해철오빠가 생각하시는 조언을.. 간절히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