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니나랑 폴이랑 카페 cafe.daum.net/ninapa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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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레슨 11
한국말로 숫자를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힘들다는 걸 새삼스럽게
실감했던 적이 있다.
숫자가 뭐 힘드냐구 하시는 분들 계시겠지만...............
그렇게 말하시는 그대, 지금 당장 소리내서 자기 집 전화 번호
영어로 말해보숏!!
쉽게 말했다면.........
이번에는 주민등록번호를 영어로!!!!!!!
역시 쉽게 말할 수 있다면.......... -_- 그럼, 울 신랑이 문젠가?
아니야, 한국말이 힘든 걸 꺼야 ...... -_-;;
Lesson 1
니나: Honey, 오늘은 숫자를 배우는 날이야
신랑: 왜?
니나: 왜가 어딨어, 그냥 내가 정하는 거지
신랑: 하지만 노랜 이제 안 가르쳐 줘?
니나: 아침마다 시끄러워서 싫어..... -_-
우선 손가락을 꼽아가며 하나, 둘, 셋,... 하고 가르쳐주었다.
신랑: 하나, 두, 쎄엣, 넷, 타솟, 요솟.....
니나: 잘 했어.... 그럼 thirteen 은 뭐지?
신랑: ........ (고민, 고민......) 욜 쎄엣!!!
니나: 아이구, 이뻐라..... (-_-)
외우기를 잘 하는 신랑은 처음 가나다를 가르쳤을 때처럼 숫자도
쉽게 깨치는 듯 했다.
그러나 숫자는 생각했던 것만큼 간단하지가 않았으니......
Lesson 2
하나, 둘, 셋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신랑은 일상에서도 거리낌
없이 숫자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신랑: 니나, I want 하나 candy..... (-_-)
뭐, 문법상으로는 말이 안 돼지만 그런 데로 들어줄 만 하다.
니나: 오늘이 며칠이더라?
신랑: I know!!!! October 다섯!
이건 아닌데.......
생각해보니 달력 읽을 때는 하나 둘 셋이 아니고 일 이 삼이라는
걸 안 가르쳤다.
니나: 있쟎아, 숫자를 꼭 하나 둘 셋으로 읽는 건 아니야
신랑: 왜?
니나: 그냥 그래.... 달력은 다르게 읽어
신랑: 노래 가르쳐 주기 싫어서 숫자만 자꾸 하는 게지? (-_-;;)
니나: 아씨, 지꾸러....... (인간아, 음치답게 자중해라, 자중....... -_-)
아라비아 숫자를 써 놓고 일 이 삼 사를 가르쳤다.
신랑은 따라 읽으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신랑: 그럼 언제 일, 이, 쌈 하구 언제 하나, 두, 쎄엣 하는지 어떻게 알어?
괴롭다...... 누구 아는 사람 있음 알려주쇼.....
언제 다르게 읽는다는 법칙이 있는지.......
니나: 몰라. 하여간 달력은 일 이 삼 사로 읽어. 알았지?
신랑: 오케이........... 하지만 이상해........
Lesson 3
일 이 삼 사로 달력 읽는 연습을 열심히 하던 신랑은 역시나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단계에 돌입했다.
신랑: 니나, Right now, the time is 싸시 오분......
앗, 시간은 달력과 다르게 읽는다는 게 다시 떠올랐다.....
미치겠네.... 레슨 또 해야하쟎아...... -_-
니나: 잠깐만..... 잘 하긴 했는데 사시가 아니구 네시라고 읽는 거야.....
신랑: 어, 그래? time 은 하나 두 쎄엣, 이구나......
니나: 그렇지.....
신랑: 그럼 지금은 네시 다섯분?
악, 돌아버리겠다!!!
도대체 누가 이 따우로 시간을 읽기 시작한 거야!!!!!!!
니나: 그게 아니라 time 은 하나 둘 셋이구 minute 은 일 이 삼으로 읽어.....
신랑: ????????????????
니나: 그냥 그렇게 알아둬......
신랑: 왜 그런 건데?
니나: 몰라, 나 지금 막 승질나기 시작했으니까 건들지 마...... (-_-)
Lesson 4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던 때였다..... (작년 이맘 때 쯤이로군....)
신랑과 함께 크리스마스 쇼핑을 나가기로 했다.....
미국의 크리스마스 정말 대단하다.....
본격적인 크리스마스 시즌은 11월 4번째 (이런, 이젠 나까지
헷갈리는군..... -_- 11월 네 번째) 목요일인 추수감사절이 끝나면서
시작한다.....
그러니까 거의 한달 정도를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고 크리스마스
캐롤을 듣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러 다니며 보내게 되는 것이다.
니나: 선물 받을 사람 명단 적은 거 있어?
신랑: 응. 일 이 쌈, 싸........ 우선 친척 쉽 일 사람......
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저 불굴의 의지여......
그렇지만 이젠 대견한 마음은 간 데 없고 ㄱ 하고 ㅋ 가르칠 때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해서 두려워진다......
니나: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하며) 저기.... 사람은 하나 둘 셋이야...
신랑: 아, 그래? 욜 하나 사람......
아니, 생각지 못했던 복병이다..... -_-
니나: 그럴 때는 열 한 사람이라고 해
신랑: 왜?
니나: 몰라..... 하나 사람, 둘 사람, 셋 사람이 아니고 한 사람, 두 사람.....
신랑: 장난이야, 뭐야?!!!!!!
신랑의 인내심이 드디어 바닥이 났다........
열심히 연습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번 틀리게 되자 드디어 불굴의
의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니나: 내가 뭣하러 이런 장난을 해?
신랑: 그럼, 숫자를 그렇게 맨날 다르게 읽는 언어가 어딨어?
니나: ..........( 흑흑흑, 나도 괴롭다......) 여깄어....... -_-
신랑: 말도 안 돼....... Ball, bean, zero, 이런 건 몽땅 콩으로 읽잖아!
니나: ............. (두려워 했던 결과가 오고 있구나.....-_-)
신랑: 근데 똑같은 one, two, three 는 왜 다 다르게 읽어?!!!!!
니나: 그냥 외워!!! 왜케 따져?
신랑: 관둬!!! 숫자 연습 이제 안해!!!! 괜히 노래 가르쳐주기 싫으니까.....
니나:............(-_- 인간아, 말을 말자......)
Lesson 5
숫자를 안 가르치게 돼서 편한 건 어쩜 신랑이 아니라 나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연습을 그만 두면서 외웠던 숫자들을 급속도로 잊어가기
시작했던 신랑이.........
다시 숫자 외우기에 돌입하는 계기가 있었으니.......
평화로운 신새벽....... 오전 11시....... -_-
귀마개를 꽂았으니 뽀뽀뽀 노래도 들리지 않았고 안대를 했으니
옆에 와서 알짱거리며 이루나, 엉?을 하는 신랑의 간지러운 모습을
볼 일도 없었다.......
꿈속에 산신령이 나타나 미인은 잠꾸러기니라..... (-_-) 하고
귀한 교훈을 던져주고 있을 때....,
갑자기 천둥 같은 소리와 함께 침대가 흔들리더니 엉덩이 위로
뭔가가 와장창 떨어졌다.
니나: 악! 뭐야!
황급히 안대를 벗고 상황을 살펴보았다.......
신랑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베개로 날 내려치고 있었다
신랑: 한 대요~! 두 대요~!
니나: 뭐 하는 짓이야!!!!!!!
신랑: (완전 무시.....) 한 대요~! 두 대요~! 이루나~! 빨리요~! 한 대요~! 두 대요~! 이루나~!.....(-_-)
또다시 한국 방송이 주범이다......
사극에서 곤장을 치는 장면을 보고 따라하는 것이 분명했다......
니나: 할려면 똑바로 해! 한 대, 두 대만 계속 하냐?
신랑: 몰라요~! 한 대요~! 두 대요~! 이루나~! 엉덩기~! 놀푸요~! 한 대요~! 두 대요~!........ (-_-)
곤장치는데 재미를 들인 신랑은 그 후로 다시 숫자 연습에 정진했다.
달력도, 시계도, 전화 번호도, 생일도........
다 못 읽는다, 아직은....... (-_-)
그저 곤장 치는 법만 한 대부터 스무 대, 서른 대, 마흔 대에
이르기까지 마구마구 범위를 늘려가고 있을 뿐이다...... -_-;;
신랑은 언제쯤 제대로 된 숫자를 배우려 들까나...... -_-
난 언제쯤 평화로운 신새벽을 맞이할까나....... -_-
한국말 레슨 12
오늘 얘기는 한국말 레슨에 관한 건 아니구요....
신랑이랑 어제 한국 식당에 갔다 와서 갑자기 생각난 걸
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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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신랑 식구들과 살면서 가장 골치 아픈 건 역시 입맛이다......
독자들은 이 말을 들으면 분명히 이렇게 생각하겠지....
역시 외국인과 살면서 한국 음식 해먹긴 힘들거야........
근데 그게 아니다.....
알다시피 울 신랑 한국 음식 좋아한다........
그럼 문제는 뭔가?
Case 1
신랑은 절대로 건강식품이 아니면 입에 대지 않는다........
한 예로 울 집엔 식용유가 없다..... 믿어지는가?
식용유가 없으면 요리를 어떻게 한담?
PAM 이라고 프라이팬에 음식이 달라붙지 않도록 뿌리는 스프레이를
사용한다...... -_-
튀김요리는? 간단하다..... 울 신랑은 튀김 요리 안 먹는다.... -_-
술, 담배는 당연히 안 한다....... (신혼 여행 일지 참조....)
음료수는 물과 쥬스...... 탄산 음료를 마실 때는 무조건 다이어트를
마시고 그나마 하루에 한 캔 이상 마시는 법이 없다.......
카페인이 몸에 안 좋기 때문이다 ....... -_-
카페인을 싫어하니까 당연히 차나 커피도 안 마신다......
우리 집엔 팝콘 만드는 기계까지 있다......
전자레인지에 넣고 3분이면 맛있는 팝콘이 나오는 팩을 마다하고
옥수수를 사다가 기계에 넣어서 만들어 먹는 것이다.......
당연히 소금과 기름은 안 들어간다...... -_- 왕 건강 식품이다......
외식? 울 신랑의 외식 신조는 단 하나!
고 지방인 음식일 경우는 맛이 엄청나게 좋아야만 용서가 된다....
물론 외식해서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먹은 담부터는 며칠 동안 더욱
철저한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건강을 회복(?) 한다..... -_-
당연히 맛도 별로 없고 칼로리만 높은 패스트푸드는 신랑의 가장 큰 적이다.......
니나: 오늘은 햄버거가 먹고 싶어......
신랑: 내가 만들어 줄게..... 저 지방으로..... (-_-)
니나: 어떻게?
신랑: 고기 대신에 콩을 갈아서 만든 햄버거 패티가 새로 나왔거든... -_-
니나: 그냥 맥도날드 가면 안 될까......
신랑: No, 때치, 때치!!!!!!
Case 2
시부모님의 경우는 완전 반대다.......
시아버지가 항상 하시는 말씀, "I love fat.....-_-"
시아버지는 술, 담배도 무척 즐기신다..... 보드카를 물처럼 마신다.... -_-
젊었을 때는 바텐더도 하셨다니 어쩜 당연한 일이다......
울 시어머니, 가끔씩 맥도날드 햄버거를 넣어주지 않으면 몸이
이상해 지신단다...... -_-
어떻게 부모 자식간에 식성이 이리도 다른지 모르겠다........
두 분 다 스테이크를 좋아하시기 때문에 우리 집에선 며칠에 한번씩
쇠고기 대 닭고기의 처절한 싸움이 일어난다......
이 분쟁이 해결책을 찾는 곳은 늘 한가지! 바로 갈비다!
신랑: 전 LA 칼비라면 먹겠어요...
시아버지: 칼비라면 좋다!!! 그렇지만 난 통갈비를 먹을건데.....
미식가인 울 시아버지는 한국식으로 통갈비가 더 맛있다고 주장하신다......
사실 나도 차이점을 모르겠는데 울 시아버지가 안다니 신기한 일이다....
울 시아버지의 오랜 염원은 언제 한국에 가서 보신탕을 잡숴보시는
거란다......
울 신랑은 내가 보신탕 먹는 날이 이혼 도장 찍는 날이란다..... -_-
Case 3
울 시누이로 넘어가겠다......
시누이는 음식에 대한 일정한 철학이 없다......
꼭 한마디로 찝어내서 말한다면 편식이라고나 할까..... -_-
우선 생선은 절대 안 먹는다..... 당연히 오뎅도 안 먹는다..... -_-
초밥 뷔페에 가면 그 비싼 돈 내고 오이 말은 거 먹고 있다....-_-
짠돌이 울 신랑은 눈 돌아간다.....
계란 안 먹는다, 마요네즈 안 먹는다..........
서브웨이에 가서 울 시누이가 시키는 샌드위치는 가관이다......
시누이: Vegetarian Sandwich 주세요
점원: 뭐 넣어 드릴까요?
시누이: 다 빼고 양배추랑 피클이랑 머스터드만 넣어주세요...... -_-
그걸 보는 짠돌이 울 신랑 눈이 다시 한번 뒤집어진다......
그러려면 집에서 만들어먹지 왜 돈 쓰냐고 신경질 낸다......
나도 거기엔 동감한다.....
서브웨이 직원도 눈빛으로 동감을 표시했다.... -_-
이러다 보니 집안이 맨날 먹는 문제로 고민이다....
쇠고기 대 닭고기의 항전에 지쳐서 생선 쪽으로 해결을 보려고 하면
당연히 시누이가 싸움에 끼어들어 3차전이 된다......
Case 4
이런 상황에 내가 들어왔으니 혼란은 더욱 가중된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오히려 놀라운 돌파구를 찾아냈다......
식구들이 모두 한국 음식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것이다...... -_-
아무래도 나를 위해 예비된 가족 같다..... -_-
시어머니: 오늘은 뭐 시켜 먹자!
신랑: 초밥 시켜줘요..... 몸에 좋아요.... 지방도 없구
시아버지: 니가 돈 내라..... -_-
신랑: ...... 그럼, 한국 음식 하죠.... 갈비랑 닭갈비....
식구들: 찬성!
시어머니: 오늘 뭐 시켜 먹자
시아버지: 토니 로마스 어때?
신랑: 윽! 난 굶을 래요.... -_-
시누: 나두요.....
시아버지: 흠, 그럼 갈비로 할까?
식구들: 찬성!
시아버지: 밥하기 귀찮다.... 피자 시키자.....
시누: 야채만 올라간 걸로 시키면 먹죠
신랑: 돈 아깝게 그게 뭐야, 수프림으로 시켜 줘요
시어머니: 난 새우 올린 게 맛있는데.....
시아버지: 안 되겠다..... 그냥 라면 끓여라........ -_-
신랑: 악! 라면은 기름투성이......!. 굶을 래요.....
시누: 그럼, 비빔밥 시키는 게 어때요?
식구들: 찬성!
시어머니: 오늘은 니나가 정해라..... 뭐 시켜 먹을까?
니나: 전 아무거나 잘 먹는데요...... -_-
시아버지: 맨날 우리가 먹고 싶은 거만 골랐쟎아.....
시어머니: 그래, 오늘은 니나를 위해서 특별히 한식을 먹는게 어때?
식구들: 찬성! -_-
울 식구들 말을 빌리자면 난 정말 시집 잘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