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가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보고
'앗! 저사람이 날 죽이려 한다! 난 지금 위험해! 도망쳐야해!'
라고 할때,
순간 IQ가 340 이라는 말 들어보셨지요?
(이 말에 근거 없다며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사옵니다만)
하지만 바퀴벌레가 똑똑하긴 똑똑 하더군요.
몇일 전 일입니다.
제가 집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더랬죠.
그런데 욕실 벽에 크고 시커먼 벌레가 딱 붙어 있는 겁니다.
크기도 엄청 큰것이
순간 온몸에 전율이 왔습니다.
요녀석을 잘못 건들려 하다가는 날아서 내게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디 다가오지 않기를..예의 주시하며 샤워를 했습니다.
바퀴도, 제가 쳐다 볼때는 '흠칫' 하더니
제가 자신을 보고도 건들지 않자
이녀석도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는지 긴장을 풀더군요.
그래도 조마조마 하며 샤워를 하는데
물을 머리위로 뿌리니 눈을 감았을 때였습니다.
왼쪽 다리에 뭔가 기어오는 이상한 느낌이 들어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재빠르게
바퀴시키가 벽에서 밑으로 내려와 제 다리위로 기어 올라오는 거에요.
정말 덜컥 겁이나고 징그럽고 더러워서
다리를 마구 흔들며 비명을 질렀지요.
순간 저도 이성을 잃었습니다.
요녀석이 이렇게 가까이 까지 다가올 줄은 몰랐거든요.
제가 원래 바퀴벌레를 보면 무서워서 잡지도 못하는 사람인데
우선 나도 살아남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퀴가 설마 나를 잡아먹겠어?)
벽을 타고 창문위로 도망가는 바퀴에게
손에 집어든 무엇인가를 들고 최대한 세게 가격했습니다.
아~ 완전 명중은 아니었지요.
딱 눈을 뜨고 보니
이녀석 머리쪽이 으깨져서;;;;
그것 때문에 벽에 딱 달라붙어 있는겁니다.
다리만 잠깐 부르르 떨더니 그다음엔 요동도 안합니다.
한마디로 '꾁'한 거지요.
징그러우니까 우선은 하던 샤워를 마저 끝내고
오빠에게 휴지로 떼어내(;;) 버려달라고 할 요량으로
머리를 다시 감았습니다.
처음엔 혹시 밑으로 떨어지는건 아닐까 계속 쳐다봤는데
생각보다 머리의 진액이 끈적한지 벽에 잘 달라붙어 있데요.
그래서 안심하고
고개를 숙여 머리를 감았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창문 위쪽을 다니 보니
'헉!!!!!!!!!!!!!!!'
바퀴시키가 제가 보지 않는 사이에 도망을 간 것입니다.
혹시나 밑에 떨어진건가..창문으로 떨어졌나 하고 살펴봤지만
사라졌네요.
순간 머릿속으로 이런 말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바퀴벌레는 머리가 없어도 산다. 하지만 일주일 정도 지나면 굶어 죽는다.
바퀴벌레는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바퀴벌레는 잘린 곳의 신경을 차단한다.
바퀴벌레는 죽는척 하기도 한다...............
앗.. 순간 머리가 띵한것이.. 당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놈..얍삽하게
자신의 머리를 가격하고 죽였구나 안심하는 나를 보고
죽은척 연기를 하다
제가 안보는 사이에 도망을 간 것입니다.
눈이 없을텐데.. 어떻게 내가 안보는 것을 알고
그때 맞춰 잘도 도망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상하더군요.
요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