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예요. 살다가 이런 어처구니 없는 경우는 또 처음이네요.
저희 시아버지께서 오랜 세월 당뇨를 앓으셨는데 신장에 합병증이 생겨 급기야 투석하게 되셨어요.
7월4일경에 배에 투석 관을 꽂기 위한 수술을 하셨고 지금 열흘정도가 지난 상태인데
수술하시는 날 내려가서 뵙고(시댁이 지방이라 수술하신 병원도 지방) 그 주 주말에 남편이랑 같이 또 내려갔다왔습니다. 며칠동안 머무르면서 병실에 계신 시어머니랑 교대도 해드리고 할려고 했더니 시어머니께서 그렇게 안해도 괜찮고, 입원하러 병원 올려고 집 냉장고도 다 비워놓고 왔는데...하시면서 병원 편하고, 교대하면 아버지 불편해하신다 극구 사양하셔서 그냥 올라왔습니다.
7월 4일 수술할때 아랫시누도 내려왔길래 (시누도 서울 거주, 저보다 6살 어림) 이번주에 오빠랑 한번 더 내려올거라 했더니 그럼 자기가 그 다음주 (그러니까 14일-15일이죠)에 내려오면 되겠네요. 하길래
그래, 한꺼번에 우르르 왔다가 우르르 올라가는것보다 형제들 번갈아가면서 한번씩 병문안 오는것도 좋은 생각이네. 했어요.
그러고나서 좀 어떠신가 주중에 전화를 드렸더니 시아버지께서 투석용 관 꽂은 데 어디선가 물이 샌다시더라구요.
제가 걱정하면서 아버지 그럼 큰일이네요. 했더니 의사가 아버지 복막이 딴 사람보다 좀 얇다고 했다면서 며칠 지켜보고 검사해서 투석용 관 이음새에서 물이 새는거면 그것만 교체하면 되는거니까 큰일이 아닌거고 만약 배안에서 물이 새는거면 큰일이겠지만 하시면서 큰일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으니 너무 걱정 말아라 두고보자 하시더군요.
그러고 어제죠. 큰시누가 전화 와서 병원에 내려왔다고 (큰시누 역시 서울 거주)
검사결과 배안에서 물이 샌다고 한다면서 검사 결과 땜에 엄마아빠 목소리가 두분 다 아주 안좋으시다고
그러더라구요. 안그래도 걱정하고 있었는데 배안에서 물이 샌다니 정말 심각하구나 생각했죠.
재수술을 하셔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아버지 연세도 많으시고 당뇨땜에 몸도 많이 쇠약하시거든요.
그래서 이번주에 내려간다던 작은 시누는 이런 상황을 알고 있나 싶어서 전화해서
아빠 배 안에서 물이 새신단다. 어떡한다니...했더니
수술 일자 잡혔대요? 하더니 심기 불편한 목소리로 저더러 언니 제발 호들갑좀 떨지 마요. 라네요. ㅡㅡ;;
어련하시겠어? 남친과의 오붓한 데이트 시간에 새언니가 전화를 걸어서 초를 쳤으니....ㅎㅎㅎ
요년 아무리 그래도 아빠가 편찮으신데 호들갑 떤다고 말하는건 정말 좀 아니지 않니? 응?
작은 시누 요새 나이 어린 남친을 사귀고 있는데(사귄지 한 석달쯤 됐을까요?) 남친이 지난달에 해외여행 갔다가 이번달 12일날 귀국을 한 모양이예요. 그래서 남친 옆에 있느라 아빠한테도 못 내려가본거 같고 솔직히 좀 괘씸해서 전화했거든요. 석달 사귄 남친땜에 30년 키워주신 아빠가 배안에서 물이 샌다고 하는데도 내려가보지도 않고 수술일자 잡혔냐고 따지는데 어찌나 화가 나던지...
수술일자 안 잡혀있음 아버지한테 안내려가볼라 했나? 저한테는 이번주에 내려가 본다고 약속까지 해놓고선... 집에다는 또 엄한 회사일 바빠서 핑계 댔을테죠. 안봐도 비디오...
평소엔 말로만 아빠 좋아한다고 그딴 소린 잘하더니...
그래서 제가 그건 호들갑이 아니라 큰일 맞아. 연세가 66세이신 아빠 배안에서 물이 새는것보다 더 큰일이 세상에 어딨니? 해줬어요.
저희 시아버지 성격이 너무 깔끔하신 분이라 남에게 심지어는 자식에게 조차도 폐끼치는걸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시는 분입니다. 이런 분이니 당신 편찮으신 것도 딸들이나 며느리인 제가 전화하면 설령 큰일일지라도 담담하게 별일 아닌거 같이 말씀하세요. 작은 시누 아빠가 그리 말씀하시니까 이게 사태의 경중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나봅니다. 정말 한심해 죽겠네요.
저희는 남편이 월요일까지 제출해야 되는 일더미가 있어 회사 일로 일요일인 오늘까지 출근하는 바람에
17일 제헌절에 내려가 볼려고 생각하고 있던 중이었어요.
일요일이고 초복인 오늘 저희 남편 제가 이 글 쓰고 있는 이 시간 까지도 아직 퇴근전이네요. 쩝~
게다가 시누가 이번주엔 자기가 내려갈테니 걱정말라고 해서 그런줄 알고 있었드만...생각할수록 괘씸하고 너무 열받누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