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여덟시가 다 되어가는 데도 밖은 컴컴합니다. 단지 새들이 하도 시끄럽게 떠들어 대서..(지저귄다고 해야 하나) 아침 이겠거니 합니다. 저는 초저녁에 저녁만 먹으면 졸기 시작해서 새벽 서너시에 일어나는 습관이 있어서, 주위의 다른 일반적인 정상인들이 (와..어떻게 새벽까지..다들 깨어계시는지) 불편해 합니다. (같이 뭘 하다 꼭..조니까)-참고로 같이 사는 영은 반대입니다.(한국의 정상 이죠)
뉴질랜드에 와서 저희가 흥분한 것은, 큰 방송국 세 개 중에 저희집은 처음엔 하나(돈든다고 안테나를 안달았음), 둘 나오다 지금은 세개가 모두 나오는데, 미국의 폭력적인 드라마들이 여과 없이, 자주도 방송된다는 것입니다. (다른 말로 아직 자기들 것을 못만드는 거죠. 만들기도 하는데 너무 유치해서 말이 안나옴) 키퍼 서덜랜드의 "24"라는 드라마는 영의 표현에 따르면 엉덩이 어느 부위에 힘을 꼭 주게 한다는 드라마 였는데 얼마전 시즌 2가 막을 내려 저희는 땅을 치고 슬퍼했습니다. 이 도시는 너무 작아서 영화관에 사운드 시스템이 딸리고, 저처럼 한국에서 시사회 다 찾아보고 공짜표 다 달려가 보던 사람은 두끼를 포기해야 하는 영화관람료에 극장앞을 서성이며 팝콘냄새를 맡고 돌아서게 되지요. 한국의 조조 밑 큰 극장들의 여러가지 할인 시스템이 얼마나 부러운지요. 사운드는 또 얼마나 빵빵하더란 말인가. 저는 신도시에 살때 새벽 5시에 시외버스 타고 나가서 보기도 하고 (조조가 버스값지불하고도 싸니까)그랬거든요. 이 사람들 그래서 (반지의 제왕)을 어찌나 자랑스러워 하는지. 아 뉴질랜드의 대도시 영화관들은 멀티도 당연히 가지고 있구요. 그런데로 영화관도 괜찮다고 하네요. 티브이 프로그램은 대부분 영국이나 미국걸 그대로 사옵니다. "소프라노"며 "섹스 인 더 시티" 등, 한국에서 말만 듣거나 hbo에서만 보던것들이 매일 여과 없이 쏟아져 나옵니다.
그래서 처음에 와서는 한 사람이 티브이를 보다가 다른 사람이 방에 있는데 야시런 장면이 나오면 "와..옷 벗었어.. 일루와봐...여.. "하고 마구 소리쳐 부르곤..했습니다만(놀라움과 흥분으로라기 보다 신기하여), 이젠 이런 것에 면역이 생기는것 같습니다. 좀 심하다 싶은 프로그램이 자주 방송되니까요. 하지만 이런 것은 모두 10시나 9시 정도에 하고 꼭 경고문이 처음에 나옵니다.(이프로그램은 위험하고 이상한 언어와.. 옷을 많이 벗고 어쩌구 조심하세요..-우리를 흥분시키는.. 경고문) 한국에선 대낮이지만 이곳에선 8시면 애들은 다 들어가서 자고 9시에 동네를 돌면 70%는 불이 꺼져 있더군요. (처음엔 단체로 휴가 간줄 알았지요) 드라마 중간에 광고로 드라마를 마구 난도질 치지 않는 것은 한국이 참 좋은거 같아요. 처음엔 저희도 막 화내고 리모콘 던지고 후회하고 그랬지요. 한참 흥분하면 광고를 해서 찬물을 끼얹으니까요. 지금은 광고 하면 ... 조용히 일어나 냉장고 문을 열고 머 마시고 화장실 갖다오고.. 프로그램 시작할 시간 바로 전에 얼른 제자리에 앉고 하면서 훈련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로서는 사랑과 불륜과 신데렐라 이야기들로 도배된 한국의 드라마들에 불만이 많았는데, 여기선 조금 더 다양하고 선택의 폭이 많으니 좋긴하지만, 그래도 가끔 한국의 드라마를 보며 흥분하시는 어머니를 구경하고 싶어집니다(드라마보다 더 역동적일 때도 있다). 물론 우리가 만든 좋은 드라마도 더러는 있지요.(갑자기 생각은 안나지만)
이곳(뉴질랜드)은 이게 좋아요.. 라고 말하고 싶은 것중에 가장 큰 것은 사실, (드라마)--; 가 아니고, 약자에 대한 배려입니다. 장애자용 화장실이나, 노인들의 전동 휠체어, 미혼모나 이혼모에 대한 막강한 배려(나라에서 꽤 많이 생활비를 도와 줍니다), 동성애자에 대한 배려 등이 그것이지요. 물론 이곳도 당사자가 볼때에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말도 안되게 좋은 제도들과 세심한 배려들이 곳곳에서 제겐 감동적으로 다가 옵니다. 선진국이 이런거지.. 라고 느낄만큼요. 물론 그래서 일어나는 병폐도 많습니다. 아이들을 다 키워주니까, 애들이 일을 안하려고 하고, 여자가 나이가 차서 일을 못구하면 (아이를 낳는다)고 스스로 비웃으며 말하기도 합니다. 미혼모는 아이와 엄마의 생활비가 나라 돈으로 보장되니까 마치 보험처럼 미혼모가 되는 거지요.
이 곳 시립 도서관에 가면, 청소년들에게 나라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잡지가 있습니다. 2주에 한번 정도인가 나오는 건데, 내용이나 구성이 공짜같지 않게 (^^아이 좋아)잘 되어 있지요. 공짜니까 마구 가져와서 밥상 까는 신문지로 쓰다가 얼마 전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물론 아직 그 용도가 절실하지만) 청소년들에게 덮어놓고 이러지마..라고 하지 않습니다. 마치 훈계가 아니라 친구가 충고해주는 것 같다고나 할까요. 피임하는 법부터, 네가 임신을 하면 어디를 찾아가야 하고,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가 너무 자세하게 나와 놀라게 하더니, 몇 주전엔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감추지 말고 당당하자..이건 죄가 아니다..부모님께 고백하고 이해를 구하자는) 내용이 몇장에 걸쳐(신문크기임) 나와서 그 세심함에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에 있는 몇 몇 제 동성애자 친구들은 아직도 어둠의 세계에서 숨어 지내는 것과 달리 (그 고통이란 이루 말할 수 없죠) 이곳은 드러내놓고 이렇게 까지 하는구나 하고 말이죠.
그 잡지는, 도서관, 비디오 가게, 패스트 푸드 점에 비치 되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사가 나오고 나서 (동성애자 관련) 맥도날드에서 "우리의 가족주의와 어긋난다"는 이유로 비치를 거부했다고 하니까 이곳도, 약자들의 천국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죠.
뉴질랜드의 대도시는 동양인들이 길에 더 많다고 하는데, 제가 있는 작은 도시는 어학원에 몇명 몰려다니는 한국학생들 외엔 거리에 혼자 다니는 저같은 험상 궂은 학생은 약자가 되기도 합니다. 친절한 사람도 있지만 횡단보도에 서있으면 차를 세우고 "너 사스지..?너희 집가 ! (맙소사.. 과학강의를 하고 싶어집니다) "라고 하거나, 욕을 하거나 "얘 공항은 저쪽이야"라고 소리지르고 가는 (대부분 새파랗게 젊은 십대나 이십대)아이들도 더러 있습니다. 처음에 저는 영어로 "공항은 저쪽이다"라고 하길래, 친절하게 웃으며 (제가 눈치가 없어서) 힘들게 손짓해가며 "아 우리는 공항에 가려는게 아니야..여기..사는데..어쩌구"하면 자동차는 부웅..하고 떠나고 있죠. 나중에 영이 창피해 하며 "그건.. insult욕.. 하는 거야...욕은 못해줄망정.. 뭐하는거야..바보"라고 하더군요..--;
제 친구인 중국에서 암 전문의사 였던 여자분은 지금 간호학과에서 많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하고 있고(일을 못구해서), 생화학 과학자는 삯바느질 해서 돈벌고 있고, 이라크에서 온 무기 개발 과학자는 과일 따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아닌 한, 남의 나라에서 미움이나 구박 받는 일은 어디나 조금은 감수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이는 이곳에서 일을 못하면 못한다고 구박하고, 잘하면 (동양 사람은 정말 열심히 하죠) 잘한다고 동료 키위들이 미워한다더군요. 그런 일을 옆에서 보고 있으면, 서러운 일 당하면 엄마생각 나듯, 한국 생각이 나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희는 이곳에선 비싸서 꿈도 못꾸는 삼성 핸드폰 보면(우씨 나도 한국에서 써봤는데...침흘리며) 자랑스럽고 말이죠.
얼마 전에 생일 선물이라고 영에게 핸드폰을 선물 받았습니다.(제가 하도 넘들 부러워하니까) 여기는 정액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예전 시티폰 처럼 20달러면 일년동안 받기만 할 수 있고 걸때마다 카드를 사서 끼우면 됩니다. 저야 공중전화로 거니까, 받기만 하려고 핸드폰 산거지요. (중고..우리나라에서 예전에 거져 주는 것처럼 생긴것임) 그러니까 기계값말고는 돈 안나갑니다. 그.러.나.
저는 잊고 있었던 거죠. 왜 제가 핸드폰을 좋아했었는지 말입니다. 친구들이 사주던 돌려가며 달아 매던 아기자기한 인형 모양의 갖가지 핸드폰 악세사리들 -약속때마다 바꾸어 끼던 재미, 하루 중 버스나 지하철에서 주고 받는 직장 상사 흉보는 얘기, 황당한 일상적인 사건들과, 한숨과 농담의 문자들. 하루 종일 웃게 만들던 친구나 눈 빛 고운 이들의 한마디 격려 문자들. 그런 것들이 제가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만지작 거리게 만들던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사고 한 2주 되었는데 일본에서 친구한테 전화 한통 온거 말곤은.. 없군요(별짓 다했습니다. 이메일로 전화번호 알리기, 한국의 동생한테 공중전화로 전화하고 벨소리 함 들어보게 걸으라고 공갈 협박하기, 엠에스엔 메신저에 이름을 전화번호로 해놓기등등...하지만 국제전화..쉽지 않죠.). 다시 팔아도 될 거 같습니다. 그나마 이거..시계도 설정해줘야 되는 거라 시계 기능도 없구요. 영어로 문자 보내기도 싫거니와(왠지 아시죠?) 보낼 사람도 없구요. 흐흐.
학교 가며 영에게 소리칩니다.
(여..전화 한통화 좀 해보지..)
영은 황당해 하며...
(쟤가.. me쳤구나...)하고 쳐다봅니다. (비싸니까...--;)
핸드폰.. 가지신 분들.. 아니 문자 주고 받을 친구를 가지신 분들, 헤헤 오늘 제 대신 생각 나는 얼굴에게 문자 한번 날려주세요... 400타 정도의 속도로... 흐흐.. (아..나도 문자 보내기 한 속도 했었는데... 우씨)![]()
좋은 하루 되시구요.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왜 키보드만 들면..재미없게 길어지지..음.. 죄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