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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20년을 더... 이 세상을 악착같이 살아내어야할 이유...(남편의 편지 중에)

바이올렛 |2003.06.18 01:55
조회 8,933 |추천 0

(흐르는 음악 ... 사랑의 기도)

 

 

 

 

 

당신에게...

 

아침에 농담으로라도 마음 좀 달래준다고 한게... 또 그렇게 눈치없이 당신의 아물지 않은 상처를 건드린 것은 아닌지... 지금도 걱정이 많이 되오.

생겨먹은 성격이 그런 걸 어떻게 하겠소만...

너무 깊은 슬픔에 잠겨 헤어날줄 모르는... 나날이 수척해져가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있자니 그만... 나도 모르게 울화가 잠시 치밀어서는...

오늘은 당신이 좋아하는 부드러운 햇살이 사방으로 퍼지는 그런 청명한 날씨구만...

왠만하면 이제 그 두꺼운 커튼자락 확 걷어내고 이 좋은 햇살... 어디 손끝으로라도 가까이 만져보시구려.

 

이 사람아!

이제는 우리 나이를 살아내기가 그리 만만치가 않다는 걸 바보같이... 아직도 그렇게 몰랐단 말이오?

이쯤되면 새롭게 맞이하는 사람보다는 떠나보내는 사람들이 하나 둘 더 많아진다는 거... 그게 우리 몫으로 돌아올 앞으로의 삶의 모습이기도 하구만...

그 이별 한 번 할 때 마다 그렇게 몸과 마음을 추스리지 못하고 깊은 슬픔속으로만 잠겨들려고 할라치면...

앞으로 줄줄이 달려들 세상의 그 많은 이별들... 어떻게 다 감당을 하고 살려고 하시려 하오?

 

맞소!

요번처럼 그렇게 상상도 할 수 없는 그런 뜻밖의 이별식도 이제는 우리의 현실이 되어... 가끔씩은 만날수가 있다는 사실 앞에서...

보낼 준비가 전혀 안 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는... 솔직히 나도 그리 자신이 없는게 사실이긴 하오.

 

하지만...

사람아...

이 모자란 사람아...

 

내 요참에 당신을 곁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자니...

아무리 못 살아도... 내가 앞으로... 20년은 더... 이 세상을 악착같이도 살아내어야할 분명한 이유를 하나 찾아낼수가 있게 되었네. 그려...

 

쯔쯧~~

어느날 갑자기... 이 식구들 다 버려두고서... 홀연히 당신곁을 떠나는 상상 그 자체 만으로도... 어떻게나 나의 가슴이 서늘하고 머리끝이 다 쭈뼛거려 오던지... 원...

 

이만큼이나 약해빠진 심성의 당신을 두고서... 어떻게...

제발 우리 아들놈... 당신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라날 그런 시간까지라도... 이런 슬픈 생각은 꿈에서라도 만나지 않았음 하는 그런 기도를... 오래도록 맘으로 가져보게도 되었다오.

모쪼록 오늘은 그토록 겹겹이 둘러친 당신의 절망을 잠시라도 걷어내었음하는 나의 바람이... 이만큼이나 간절함을... 당신이 조금만 더 찬찬히 헤아려주기를 바랄 뿐이라오.

 

당신의 그 아프디 아픈 마음 내 어찌 모르겠소만...

훌쩍 먼 길 떠난 친구에게도... 이젠 당신의 그 눈물보다 더 필요한게 무언지를 어디 한번 되돌아봤음 정말 좋겠구려.

새벽녘에 기어이 탈진이 되어 쓰러진 당신을 응급실로 데리고 가면서... 그 때...

미안하게도 나는 이런 생각을 문득 하게도 되더이다.

만약에 내가 불시에 이렇게 당신곁을 인사 한번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떠났을 때... 그 때...

내 눈에 그려지는 당신 혼자 감당케될 그 깊은 절망의 그림자를 어이 지켜볼까 하는... 그런 쓸데없는 근심들을 앞질러 해보는 상상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눈물이 뜨겁게도 나의 눈가로 몰려들기만 하던지...

 

언젠가 아이들이랑 쇼핑 갔을 때...

당신이 들었다 놓았다 하다 결국은 가격때문에 아쉬운 발길 돌리던 그 예쁜 모자... 오늘 내... 당신 생각하면서 이렇게 포장해서 선물로 보내본다오.

비록 장미꽃은 빠졌지만... 내마음은 백만송이의 꽃인들 지금의 당신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 하나 아까울게 없을것도 같구려.

 

자!

이제 마음 다잡고 제발 힘좀 내어 보시오.

선물 보퉁이 안에 자동차 키 까지 같이 보내보오.

따뜻한 햇살 다 스러져 아깝게 자취 감추기 전에... 그 모자 쓴 밝고 예쁜 모습으로... 태종대 모자상 카페에서 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리다.

한없이 너그럽고 큰... 그 넓은 바다에다... 당신의 슬픔도 이제 그만 놓아 보내고...

우리 처음처럼... 그렇게 새로운 마음으로 서로의 소중함을 가슴깊이 새겨봅시다.

 

사는게 너무 바쁘고... 늘 옆에 있는게 너무 당연하다보니...

그 동안은 참으로 서로에게 너무 무심히들 지켜만 본 것도 사실이구려.

요번일이 아니어도 어차피 우리 그렇게... 남은 날들 그리 많지는 않은데...

어쨌거나 지금에서야 새삼스레 너무 소중해... 목이 메어오는... 이런 우리 사랑... 다시 챙겨가며 그렇게 우리... 후회없도록 새 맘으로 열심히 살아봅시다.

 

태종대 자갈마당에서 당신 기절(?)하는 산낙지 안주삼아... 오늘은 내... 꼭 그대랑 함께... 진하게 소주 한 잔 하려 하오.

잠시 시간을 내어 줄테니... 자갈마당을 출발해 오륙도를 한바퀴 돌아오는 유람선도
한번 타보시던지...

당신의 가슴에 무겁게 담겨있는 그 슬픔... 그 눈물... 미련없이 다 털고 돌아올수만 있다면...

 

사랑하오!

 

철없던 이전보다는 더욱... 앞으로의 남은 날들은 이제... 뜨거운 내 남은 사랑으로만 한 점 아낌없이 그렇게... 당신과 우리 가족을 위해서 소중하게 바치려 하오.

서둘러 출발하시구려...

기다리고 있겠소.

부디 당신의 사랑스러운 밝은 미소를 다시 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빌어보면서...

 

 

이전보다 더욱 당신을 사랑하게 된 그대의 못난 남편이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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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동갑내기 저의 남편이 보낸 뜻밖의 선물속에 함께 들어있던 편지랍니다.

더 정확한 서열로 따지자면 남편보다는 몇개월 더 제가 연상인 그런... (편지도 좀은 제가 수정을...) ^*^

너무 깊은 슬픔에 몸과 맘이 지쳐 넋을잃고 지내던 제게 보냈던 남편의 편지를 읽어가면서... 솔직히 처음에는 웃음이 먼저 찾아들어 그 웃음 참느라고 혼이 다 났습니다.

 

이만큼 우리가 여기까지 살아오는 동안에...

남편에게 처음 들어보았던 "당신" 이란 표현이 아직은 너무 낯설기만 하고... 어쩐지 징그럽다는 생각을 떨쳐버릴수도 없더라구요.

하지만 쑥스러움에 처음에는 실실 웃음을 흘리며 읽어내려가던 남편의 그 편지에... 저는 그만... 끝내는 참고있던 눈물을 도저히 숨길수가 없게 되어버렸답니다.

 

갑작스럽게 당한 사랑하는 친구의 비보 앞에서...

벌써 몇날을 일어났다 다시 자리에 누웠다를 되풀이하며... 완전히 의욕을 상실한 그런 시간속에서... 저의 하루는 참 많이 힘들고 건강 또한 너무 갑자기 나빠지기 시작했었거든요.

시간이 갈수록 자꾸만 밝아져오는 슬픔의 무게를 감당치 못하고 생겨난 마음의 병이... 남편의 걱정은 짐작도 못한 채... 그렇게 조금씩 깊어져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편지를 읽고도 한참을 더 멍한 얼굴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가...

남편의 자상함이 고마워서도 마음을 바꿔먹고는 간만에 하얀 원피스 차림에다... 남편이 보낸 멋스런 모자로 분위기를 환하게 꾸며보았답니다.

 

언제적 가보았는지 기억도 가물한 길을 몇차례나 헤매고 헤매다 겨우... 어렵사리도 태종대를 찾아내었지요.

운전대를 잡고 흘끔흘끔 곁눈으로 훔쳐본 태종대의 앞바다는 잠시 제 가슴에 담겨있던 그런 시름조차 잊어버릴만큼... 뻥 뚫린 청량제가 되어 가까이 저를 맞아주었습니다.

 

어제 저는 태종대 그 한바다에다... 하나를 버리고... 소중한 둘을 찾아 가슴에 담고 기분좋게 집으로 돌아올수가 있었답니다.

 

버린 것 하나는... 대마도가 가까이 보인다는 그 큰 바다 한가운데로 가만 가만히... 이제껏 인정할 수 없었던 친구와의 영원한 이별식을 그렇게 고하고... 제 친구를 조용히 보내고 온거였구요.

담아온 것은... 절경과 해풍의 부드러움이... 모습을 감추어가는 태양의 뜨거움을 넉넉히 가리고앉은 저녁나절... 태종대 자갈마당... 그 둥글둥글한 자갈밭에 마냥 편하게 앉아서...

생전 처음으로 산낙지 몇 점을 눈물을 삼키며... 소주와 함께 입속으로 털어넣어도 보고... 소주 다섯잔에 얼굴이 벌게진 제 남편의 아주 낭만에 잠긴 아름다운 얼굴도 실컷 지켜볼수가 있게 되었던 겁니다.

또 하나... 슬픔을 털어버리고 말갛게 씻긴 새 얼굴로 맞아보는 친구와의 아름다운 추억을... 그냥 담담히 가슴에 담아보는 그런 마음의 여유도 한자락 가지고 올수도 있게 되었나 보네요.

 

세상 사람 그 누구에게도 하나님의 부르심은 아무런 예고도 없고... 그 때도 알 수가 없다는데...

손 내밀면 잡을 수 있는 내 옆에 남아있는 사람들과의 소중함을 이제라도 정말 다시 생각해보려 합니다.

 

가슴에 꼭 꼭 숨겨만놓고 사는 수많은 얼굴과 느낌의 값진 사랑들...

아낌없고... 숨김없이... 때를 놓치지 말고 그렇게... 저는 이제부터는 늘 소리내어 그 사랑을 큰소리로 그렇게 이야기하며 살고 싶습니다.

 

사랑... 아무리 퍼주고 쏟아내어도 늘 부족한 듯한...

너무 아름다워 가슴이 시린 그 소중한 이름... 절대로 아끼지 않고 마구마구 퍼주는 그런 무조건적인 사랑의 마음에도... 아무런 이유나 까닭을 두번다시 물어보지 않으면서요...

 

 

 

*바이올렛*

 

 


다시 한번 40방의 여러님들께 진심어린 저의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정말 힘이 들고 무섭도록 외로웠을 때... 개인적으로도 위로를 아끼지 않으셨던 님들의 따뜻한 가슴을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훌훌 털고 일어나... 곧 저만의 느낌과 향이 묻어나는 그런 밝은 글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여러 님들~~~

건강하고 밝은 하루 보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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