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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라를 끓여온 우리 할머니

이리오너라 |2007.08.17 10:41
조회 49,768 |추천 0

톡으로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위로받고 싶었는데..

 

 꼬래 남자라고 와이프한테 약한 소리도 못하겠고.. 친구들한테도 그렇고...

 

그래서 여기 이렇게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 해주시네요.. 정말 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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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때 일이었습니다. 그때가.. 80년대 초반이죠.

 

제가 열이 나고 몸살이었던것 같아요. 소아과에 가서 의사샘 처방을 받았는데

주사한대 맞고.. 뭐 약 먹고 아이스크림이나 시원한 음료수 먹으라고 하시더군요.

 

열 내린다는 의미였는데 저는 그 의미를 그때 모르고 그냥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에도

무슨 약 성분이 있는줄 알았습니다;;;

 

엄마랑 같이 병원을 나와 어머니는 집에 절 델따주시고 경영하시던 가게로 가셨죠.

집에는 시골에서 잠깐 올라와 계시던 할머니와 저...

할머니는 제가 아픈게 안스러웠는지 얼굴도 쓰다듬어 주시고 약도 챙겨 먹여 주셨어요.

 

그래서 저는 할머니께 의사선생님이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 먹어야 낫는다 하셨으니까

콜라 먹겠다고.. 그거 먹어야 한다고 했죠.

 

오냐 내새끼 하시면서 동네 슈퍼에서 콜라를 사오시더니 저보고 잠깐 방에 들어가 누워

있으랍니다.

 

그러더니 사기 국사발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한약?? 같은걸 들여오시더군요..

 

" 자 식기 전에 먹어.. "

" 응 할머니 고맙습니다~"

 

콜라를 끓여오신거죠.. ㅡㅡ;;

일전에도 배아플때 할머니가 배쓸어주면 안아팟고 자장자장 해주면 잠도 잘오길래

할머니가 콜라를 끓여오는게 맞게 조제? 해온건줄 알고 뜨끈달짝지근한 콜라를

다 먹었습니다....

 

그날 저녁 그 일을 안 우리 부모님은 배꼽을 잡고 뒹구셨고 저랑 할머니는 멍하니

그걸 볼수 밖에는...

 

 

그 할머니가 며칠전 돌아가셨습니다.

엄하시던 우리 아버지도 꼼짝못하게 하시는 카리스마를 지니셨지만

서른을 훌쩍 넘긴 제게는 누구보다 따뜻하시고 자상하셨던 우리 할머니..

 

찬음식이 안좋을세라 콜라를 끓여오실 정도로 순박하셨던 우리 할머니..

다행이 치매나 별다른 병증 없이 편하게 가신게 다행이라 생각하지만

할머니가 너무 눈에 밟히고 보고 싶네요..

 

할머니.. 증손자("손자"라고 했는데 수정합니다..^^ 손자는 제가 손자죠..ㅎㅎ)  못안겨 드려 죄송합니다..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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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P-zone|2007.08.20 08:27
그런 할머니를 두신 글쓴이님이 부럽네요. 그리고 걱정은 안하셔도 될것같아요. 지금 이세상보다 훨씬 좋은 곳에 계실테니까. ^^
베플아니.;|2007.08.20 09:24
이거 이런 글에 정말 태클걸려고 의도한건 아닌데..;;;;; 아.. 손자라고 해서 햇갈렸잖아.......이미 글쓴이가 할머니의 손자면서!! ..증손자라고 해야죠!!!!!!ㅠㅠㅠㅠ
베플날아라아톰|2007.08.17 10:46
흑흑,, 우리 할아버지 보고싶자나..ㅠㅡㅠ 우리 할아버지도 나식중독 걸린줄 모르고,, 애가 기가 허하다며 보신탕 바리바리 싸들고 오셨었는데..ㅠㅡㅠ" 우웅~ㅠㅡㅠ 사람들이 늙고 죽는다는건 당연한일인데.. 그게 무섭고 싫다...ㅠㅡ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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