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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브로[20]

코쿄 |2007.08.20 14:05
조회 626 |추천 0

 

 

 

 

 

그가 내 손을 잡은 후로 우리는 쓰레기통을 찾는 건지 그냥 그렇게 걷고 있는 건지 알 수는 없다. 어쩌면 술기운에 취해 반짝임에 취해 바람에 흘러오는 그의 향기에 취해 분위기상 그가 내 손을 잡고 있는 것이 따뜻한 느낌이 들고 있었다. 사실, 어쩌면 몸과 맘이 모두 사람을 그리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체온이나 따듯함이나 다정함 말이다. 이성에게만 느낄 수 있는 그런 무언가 말이다. 다행이도 걷고 있는 순간순간에 그 어떤 대화도 없었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얼마나 걸었을까? 그와 내 손이 맞다은 손바닥이 축축하다. 다행이도 걷고 있는 순간순간에 그 어떤 대화도 없었지만 어색하지 않았다.

 

 


“근데 우리 언제까지 걸어요?”

 

 

 

내가 말하자 그의 표정은 어색하고 쑥스러운듯했고, 가로등 불빛에 귀엽게 느껴졌다.

 

 

 

 


“아무래도 쓰레기통 없나봐, 그냥 돌아가자.”

 

 

“그래요. 무슨 공원에 쓰레기통 하나가 없는 거야.”

 

 

“응, 그러게 말이야.”

 

 

 


그도 나를 따라서 툴툴거린다. 나는 피식 웃음이 났다.

 

 

 

 

“근데 우리 너무 빠르다고 생각 안 해요?”

 

 

 


나는 재미있다는 듯 그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가 내 손을 조심스럽게 놓았다
나는 그 상황이 너무 귀여워서 깔깔 대고 웃었다.
그는 놀란 듯 나에게 되묻는다.

 

 

 


“왜 그렇게 웃고 그래. 민망하게.”

 

 

“아니, 뭐 어때요. 처음 만났는데 내가 그렇게 맘에 들었어요?"

 

 

 

 


그 남자는 얼굴이 점점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힘겨운 듯 시선을 회피하며 고개를 끄떡인다.

나는 회피하는 그의 얼굴을 쫒아 눈을 맞히려 장난을 치고 있었다. 그는 다시 손을 덥석 잡았다.

그리곤 나보다 빠른 보폭으로 주차장으로 향한다.

 

 

 


“ 너무 늦었다. 빨리 가자.”

 

 


그에 손에 이끌려 그의 걸음을 따라가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걸음을 걷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나는 그의 손을 놓았다.

 

 

 


“여보세요?”

 

 

“데이트중이야? 내가 방해하는 건가.”

 

 

“하하. 아니에요.”

 

 

“어디야?”

 

 

“한강이요.”

 

 

“아, 아직 이구나. 얘는 어떤것 같아?”

 

 

“그냥 뭐.”

 

 

“나쁘진 않은가보구나. 어쨌든 사람은 3번 이상 만나봐야 하는 거 알지?”

 

 

“그래요? 난 첫 만남에 모든 게 결정된다고 보는데.”

 

 

 


그가 들을까봐 나는 작은 소리로 중얼 거렸다.

 

 

 

“하하, 그래서 너 어떻다는 거야?”

 

 

“뭐, 세 번더 만나보려구요.”

 

 

“그래그래.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많이 만나봐.”

 

 

“늘 신경써줘서 고마워요.”

 

 

“응, 통화가 길면 안 되지. 나중에 통화 다시 하자. 연락하고.”

 

 

“그래요. 낼 연락드릴게요.”

 


“응. 너도 잘 만나고 들어가.”

 

 

 

 

그녀가 전화를 끊고 휴대전화의 시간을 확인하자 시간은 벌써 11시를 넘어서 있었다.

 나는 집에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시끄러운 소리가 들렸다. 케이블 레슬링을 보고 계신 듯 했다.

 뭔가 신이난듯 급한 아버지 목소리가 들린다.

 

 

 

 

“아빠 저 지금 가요. 서울에서 출발하니까 먼저 주무세요.”

 

 

“응응, 그래그래. 어여 들어와.”

 

 

 

 


아빠는 전화를 급하게 끊어버렸다.

나는 뾰루퉁한듯 밤바람을 맞으며 그가 있는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는 내 표정을 보고 놀라서 묻는다.

 

 

 

 

“왜? 무슨 일 있어?”

 

 

“아뇨. 별일은 아빠가 레슬링을 보시느라고 전화를 그냥 뚝 끊으셨어요.”

 

 

“하하, 그것 갖고 지금 그런 거야?”

 

 

"그것이라뇨. 나는 사랑받고 싶은 딸이라고요. “

 

 

“그래. 사랑 좋죠. 나도 사랑받는 거 좋아해.”

 

 

“하하, 능청스러워요.”

 

 

“응? 빨리 타자. 늦었어. 지킬 건 지켜야 하는데.”

 

 

 

 

그가 문을 열어준다. 나는 그의 당연한 듯 실천하는 다정함과 매너에 헤어지는 시작에서도 기분이 매우 좋다. 그가 날 집으로 데려다 주는 길 우리는 왔던 길의 익숙함을 즐거워하는 듯 가고 있는 길이 빠른듯했지만 다정하고 익숙하다.

 

 


“나 요즘 여행가고 싶어요.”

 

 

“여행?”

 

 

“네, 그냥 바람 쐴 겸 가까운 바다라도 가고 싶은 소망이 있네요.”

 

 

“하긴 나도 요즘 학교에서 갖혀있는 느낌이라 불쑥불쑥 여행을 갈망하고 있어. 후.”

 

 

“글쿠나. 더 친해지면 여행도 가고 하죠 뭐.”

 

 

“그래.”

 

 

 

 

 

화려하진 않아도 단조롭고 환한 다리 위를 달린다.

그러면서 반짝 반짝이는 불빛과 반짝일 듯 희미한 불빛을 밝히는 그와 그리고 새로움으로 인해 결국 지워질듯 희미한 그가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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