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다니다 출산을 앞두고 월요일부터 출산휴가차 집에서 쉬고 있네요.
생각치 않게 사기를 당할 뻔 한건 엊그제, 수요일입니다.
신랑 출근시킨 후 몸이 무거워 자리에 누워 비몽사몽 졸고 있었는데,
관리사무소에서 뭔가 교체가 어쩌고저쩌고 방송을 하더군요.
그리고는 10여분이 채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초인종을 눌러 모니터를 통해 내다봤더니
연세 지긋한 아주머니께서 도시가스에서 점검왔으니 문을 좀 열어달라고 하시더군요.
전 조금전에 관리사무소에서 방송한 것과 관계가 있으려니하고 사심없이 문을 열어드렸고,
집으로 들어오신 아주머니는 엄청난 수다를 펼쳐 놓으며 한 마디 상의도 없이
가스레인지 후드를 열어 필터를 교환하시더군요 -.-
살면서 이런 일 처음이라.. 원래 그런 것인 줄 알았습니다.
아주머니는 이제 곧 아기도 태어나는데 필터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아기 건강에 좋지 않다는 둥, 불이 날 수도 있다는 둥..
엄청나게 빠르게, 그것도 쉼없이 떠드시더군요.
그리고는 1년치 12장은 3만원이고, 2년치는 6만원인데,
자기들은 인근도시에서 왔고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장담 못하니
2년치를 한꺼번에 사놓으라고 강매(?)하더군요...
뭔가에 홀린 듯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던 저는 꼭 사야 하는 줄만 알고
(왜 그런 생각을 가졌던지 -.-;) 그냥 1년치만 달라고 하고는 지갑을 열었습니다.
헌데 지갑엔 현금이 없더라구요. 차라리 잘됐다, 나중에 사야겠다 생각하고는
현금이 없다 말씀 드렸더니, 카드도 괜찮다고 하시며 전화를 걸어
누군가에 이쪽으로 오라 하더군요. 헐헐헐 -.-;;;;
잠시 후 어떤 아저씨가 카드체크기를 가지고 오셔서는 쓰윽~
한번에 계산해 주시고는 순식간에 다시 어디론가 가셨구요 -.-;
그렇게 엄청난 수다와 부직포 같은 가스후드필터 열 한 장을 남겨주고
옆집으로 사라진 아주머니... 순식간에 뭔가에 홀린 느낌....
헌데 아무리 생각해도 찜찜해서 컴퓨터를 켜고 검색창에
"가스후드필터"라고 쳤더니 엄청나게 쏟아지는 "사기"라는 문구들 -.-;;;;
짧은 시간동안 글들 읽어보고, 온라인마켓 들어가서 가격을 알아봤더니
한 장에 천원꼴도 되지 않는 가스후드필터 ㅜㅜ
순간 어떻게 해야하나 엄청 고민됐으나 이렇게 당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생각에
가스후드필터를 들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아무리 살펴도 없더군요. 조금만 기다리면 어느집에선가 나오겠지 싶어서 기다렸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잠시 후 옆집에서 웃으면서 나오더군요.
저는 아주머니를 불러서 이거 반품해 달라고, 신랑이랑 통화했는데
며칠전에 다녀가신 시어머님께서 가스후드필터 오래되어 갈아야겠다 하시며
시댁에 사다 놓은게 있다고 거짓말을 보탰습니다.
아주머니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카드로 계산한 거라 취소가 힘들거라고 중얼 거리더군요 -.-
그러더니 집으로 들어와서는 조금전에 갈아줬던 필터를 밍기적밍기적 다시 벗기며
또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군요. 그러더니 저 들으라는 듯
"안되? 안된다고? 이거 어쩌나... 그럼 현금으로 주고 가야 하나?
나 지금 돈 가진거 없는데... 어쩌나...?"하며 큰소리로 통화를 하더군요.
그리고는 전화를 끊고나서 주머니를 뒤적뒤적...
나름대로 탈탈 털었는데 제가 계산한 돈 보다 천원 적은 2만 9천원 밖에 없다더군요.
그러더니 곤란한 표정으로 "새댁, 이거 어쩌지? 돈이 부족하네... 그냥 사면 안되?"
이러시길래, 그냥 한 장만 교환해 주시고 나머지는 돈으로 달라고 했더니
1년치면 1년치지 한 장은 안된다고 으름장을 놓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가만히 있었더니 본인도 곰곰히 생각해보다 안되겠다 싶으니까
1장은 3천원이라며 2만 7천원을 던지듯 건네주고 휭~ 가버리는 아줌마 -.-;
인터넷으로 사도 1장에 천원도 하지 않는 필터였지만, 이만큼이라도 건진게(?)
어딘가 싶어서 맘을 접었습니다.
그리고는 잊고 있다가... 어제 집에 놀러오신 친정엄마께 엊그제 이런 일이 있었다
말씀 드렸더니 화들짝 놀라시며 분개하시는 울엄마...
알고보니 몇 달전에 똑같은 일로 사기를 당하신 울엄마,
그것도 1년치 12장을 6만원이란 거금으로 팔아먹고 사라진 사기꾼들!!
정말 어이없고, 엄청 화가 나더라구요!!!
이 글 읽고 계신 주부님들!!!
이런 일들이 주변에서 부지기수로 일어나고 있다고 하니 절대절대 속지 마시구여!
(직장동료랑 잠깐 얘기 나눴더니 몇 달 전 똑같은 사기 당했다고... -.-;;;)
대형마트나 인터넷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으니 그쪽에서 구매하시구여.
특히 낮에 집에 계신 주부님들!
절대 아무에게나 문 열어주지 마시구여!!!!!!
눈 뜨고 코 베이는 세상 같습니다.
주변 분들께도 이런 얘기 널리널리 알려주셔서 사기당하지 않게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