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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월급날..

눈부신하늘 |2003.06.28 10:06
조회 646 |추천 0

남편이 첫 월급을 타고 흥분된 맘으로 내게 봉투를 건내주었을 때..

나는 그의 마음 만큼 설레이지는 않았다.

 

첫 월급...게다가

우린 학생 때 결혼해서 몇 달 부모님에게 오히려 생활비를 받았던  것을 생각한다면..

이제야 당당한 가장이 되는 것에 그 동안의 짐을 벗은 남편의

그 마음을 생각한다면 호들갑도 떨어주고

감사의 마음에 뽀뽀라도 해주고 이벤트를 벌일만도 하건만..

 

왜 그랬을까?

아마....월급에 대한 감동이 무뎌져서 일것이다.

나도 직장생활을 하며 받아본 월급..

첫 월급때의 부자가 된 느낌이 이미..상쇄되고

그저 이것 저것 머리속으로 계산대기 바빴던지..

감사함을 표현 해보지도 못했다.

 

그러다 2 년 후...남편은 꿈을 버릴수 없다고..다시 공부를 하기로 했다.

그 동안의 저금.퇴직금을 찾아서

그리고 학비 보조를 받으며 다시 시작했다.

 

그 시간 ...아마 지금까지 내 시간 중의 가장 길고 긴 시간들...

배가 불러오고 아이를 낳고 키우는 그 동안..

남편은 어떤 때는 하루 3시간도 못자고 그의 미안한 열정을 태웠다.

집에는 들어오지도 못하는 날들..일주일에 두 번은 하는 밤샘..

공휴일도 없고 휴일도 없던 날들..

항상..자정이 넘어서 현관문을 잠그던 나는..그렇게 나가서 한참을 별만 보던 날이 많았다.

 

식구들의 강요로 억지로 떠난 여름 피서길..어느 개울에서..

해시계 돌아가는 줄 모르고  잠만 자던 남편..

그렇게 그 시간이 지나는 동안..나는 어떻게 살았을까?

 

때론 우울증에 때론 강박증에 나를 조절하기 힘들어서

어찌할줄 모르던 때도 있었고

시간이 흐른 후 라는 희망으로 즐거움을 찾던 날도 있었다.

나를 버티게 해준 것은 ...희망과 아이들 이었다.

 

아이의 손을 잡고 또 무거운 배를 안고..

학교로 찾아가서..남편의 생일을 챙겨주던 날..

그 날 ..그 햇살 가득한 철쭉이 만발한 캠퍼스 잔디에서 잠시의 만남을 뒤로하고

돌아서 가던 그의 뒷모습...

 

가장으로 느끼던 무거운 책임감과

모두에게 미안한 그의 열정이 그의 어깨를 그렇게 짓눌렀던지..

축 처진 어깨..

 

돌아보며 잘가라고

손을 흔들며 또 흔들며 어서 가서 ..무거운 몸 쉬라고 하던 그 손짓..

 

돌아서지 못하고 한참을 서서..바라보던 그 뒷모습이..안스럽기도 하고..

무언가에 북받혔던지...그렁거리는 눈물이 떨러질까봐 눈만 깜빡이던

햇살 눈부시던 날의  캠퍼스...

 

봄을 기다리던 2월...그가 학위복을 입던 날..

공부 시작할 때..뱃속에 있던 아이가..나고 자라서 이젠 부산하게 뛰어놀고..

마눌 얼굴에  주름하나 지운것이 고맙고 안스럽다는 표현을 못해..

학위모를 던져주듯..나에게 쓰워주던 남편..

그 날도 눈물은 그렁그렁했다.

 

그리고 다시 첫 월급...두툼하지는 않지만..

나는 그때는  울었다.,,,정말...감사의 눈물...

 

그 동안의 세월..

내게 참을성과 감사와 작은 것에의 소중함을 기르켜준 그 시간들..

진정한 부요함은...감사와 만족에 있다는걸 알려준 시간들...

그렇게 지나고 보니..그 길던 시간도 잠간이었던 것을...

 

그 생애 첫 월급 날처럼..들뜨지도 않고..

오히려 미안해 하던 남편..

 

남편의 길은 그렇더라.

가장의 길은 그렇고 아버지의 길이 그러하더라.

 

그 날..나는 남편에게 등을 보이며  훌쩍거렸다.

그리고 진정한 감사....조금은 알것도 같았다.

 

며칠 전도 월급날이었다.

이젠 어려운 경기에..높은 물가에 ..교육비에 대한 부담으로.

감사도 조금씩..무뎌지는걸 보지만...

 

그래도 잊지 않았다.

 

나의  견디기 힘든 어려움 중에...감사를 드려야할 이유를..

어려움 중에 드려진 감사가....진정한 감사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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