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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두대 <2>

사나토스 |2003.06.28 12:52
조회 188 |추천 0

그 시간에 박형사는 자기 자리에서 오늘 나온 현장 보고서를 계속 들여다 보고 있었다.
김순경은 바로 퇴근시키고 혼자 남아서 살인사건에 대한 보고서를 읽고 있으려니 익숙하지 않은 사무실이 불편하게 느껴졌다.
그때 전화벨이 울렸다.

"네 강력계 박형기입니다."

상대방의 목소리는 고형사였다.

"아직 퇴근 안했나?"
"네. 보고서 검토중입니다."
"그만두고 바로 현장으로 와."

박형사가 도착해 보니 정문 앞에서 고형사가 기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

"이시간에 현장에는 왜......"

박형사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고형사가 웃옷을 벗으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안에서 무슨 소리가 나면 바로 들어와."

말을 마치자 마자 고형사는 정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담에 메달렸다.
그리고는 가볍게 담을 넘어 안으로 들어가더니 뛰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띠잉~ 띠잉~ 띠잉~'

고형사가 담을 넘고 일초도 지나지 않아 어디서 나는지 경보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건물 안에서 사람들이 나오며 소리지르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야?"

박형사는 고형사가 지시한대로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고형사는 안에서 뛰어나온 사내들 앞에서 신분증을 제시하며 서 있었다.

"아니, 이 시간에 무슨 일이십니까?"

경호실장이 화난 표정으로 고형사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는 죽은 김의원의 비서직도 겸했기 때문에 아직도 현장에 남아서 뒷수습을 하고 있었다.

"아, 죄송합니다. 확인 할 것이 있어서 그랬습니다. 소란스럽게 했다면 죄송합니다."

박형사의 손에 들려진 외투를 다시 걸치며 고형사가 써억 웃었다.


잠시 후, 그들은 건물 측면에 있는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아직 고형사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경호실장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도데체 왜 담을 넘으셨습니까? 아직 조사할 것이 있다면 저에게 연락을 주시면 될텐데."
"감지기가 작동을 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그랬습니다. 이건 항상 켜 놓습니까?"
"그렇진 않습니다만.....  어떻게 아셨습니까?"
"이제 곧 선거철이니까요."

선거운동이라는 것이 일반 국민들은 모르는 부분이 많은 것이다.
상대방의 전략을 미리 파악하기 위해 치열한 첩보전조차 방불케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하지만 고형사가 지금과 같은 행동을 한 이유는 다른데 있었다.

"김덕중.... 아니, 김의원이 피살된 사실을 어떻게 아셨습니까?"
"당시 상황은 전부 강검사님께 말씀드렸습니다만........"

표정을 보아하니 한 밤에 소란을 피운 것이 아직 마음에 들지 않는가보다.

"이런 사건의 경우 주변 인물들에게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하는 경우가 보통입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고형사가 조금 자세를 낮추자 이제서야 한 풀 꺽인 경호실장의 표정이 풀렸다.

"그때는 제가 순찰을 돌던 시간입니다. 김의원님의 방 문이 열려있는 것을 보고 아무 이상이 없는지 다가갔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음..... 바로 경찰에 연락을 하셨습니까?"
"아니요. 강검사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그럼 평소 김의원님과 강검사님은 절친한 사이였나보군요."
"...... 네."

경호실장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둘이 잘 알고 있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결코 친한 사이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고형사처럼 현장에서 뼈가 굵은 사람은 그 자체가 거짓말 탐지기인 것이다.
경호실장이 머뭇거리며 대답하는 그 짧은 순간에 고형사는 상대방 눈동자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은 것이다.

"한가지만 더 물어보고 가겠습니다."
"..........."
"같이 있던 여자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
"............ 솔직히 말씀드리겠습니다."

고형사는 묵묵히 듣고 있었고 박형사는 얼른 수첩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말은 나오지 않았다.

"강검사님께서 여자에 대한 얘기는 입밖에 꺼내지 말라고 하시더군요. 피해자의 신분이 신분이니만큼 그런 부분이 언론에 알려져서는 안된다고 하셨습니다. 저희도 원치 않구요. 그리고 고형사님...."
"네, 말씀하십시오."

상대방의 표정이 비장한 기운을 띠자 고형사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저야 이번 일에 책임을 져야겠지만 제 부하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최대한 비밀로 하고 싶습니다. 부끄러운 줄은 압니다. 하지만....."
"무슨 말씀이신지 압니다. 저희도 이번 사건은 최대한 알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범인을 잡을 겁니다. 그럼 이만."

고형사가 담을 넘으면서까지 확인하고자 했던 것은 범인이 어떠한 인물인지 알고 싶어서였다.
범인은 김의원이 이곳에 언제 온다는 것을 미리 알고 훨씬 이른 시간, 혹은 며칠 전에 미리 숨어들었다가 범행을 저지렀다는 확신이 섰다.
적어도 경보기가 작동되기 전에 들어온 것이다.

 

다음날 이른 시간에 막 출근한 고형사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아, 고형사님."
"그래, 알아봤어?"

노과장과 만난 후에 고형사는 어떤 인물에게 전화를 했었다.
김의원의 경호실장에게 미행을 붙여 놓은 것이다.

"네, 어제 저녁 무렵에 시내에서 어떤 남자를 만났습니다."
"남자의 신원은?"
"검사던데요. 이름은 강기호."
"무슨 얘기를 하던가?"
"자세히 듣지는 못했습니다만 무슨 물건에 대한 얘기를 하더군요."

고형사의 눈빛이 번뜩였다.

"물건?"
"네, 검사가 물건의 소재를 물었고 그남자는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게 다야?"
"네."
"음......"

고형사가 깊은 생각에 빠지는 순간 상대방이 채근하는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약속은 꼭 지키셔야 합니다. 저 손 씻은지 오래란 말입니다."

고형사에게 전화를 건 인물은 과거 조직에 몸담고 있던 사람이다.
경호실장의 수상한 태도에 미행을 붙여 놓았는데 이런 때는 형사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판단에 알고 있던 똘마니를 시킨 것이다.

막 전화를 끊는 순간에 또다시 핸드폰이 울렸다.

"네, 고동웁니다."
"날세. 이사람아."
"아, 영감님. 아니, 과장님. 나왔습니까?"
"노인네 고생시키는구만. 술집에서도 그렇고....."
"하하, 아직 팔팔 하시잖습니까. 뭐 좀 나왔습니까?"
"그 차 누구거야? 피살자와 같은 혈흔이 나왔어. 운전대하고 페달에 말야... 어떻게 된 거야?"
"수고하셨습니다."

노과장이 캐묻기 전에 얼른 전화를 끊은 고형사는 의자에 깊숙히 파묻히며 생각에 잠겼다.
김의원이 죽고 누군가 방을 뒤진 흔적이 있다.
그 방에 들어간 사람은 세 사람.
범인과 경호실장과 강검사이다.
먼저 강검사 쪽을 의심한 것인데 적중하고 말았다.

도데체 그는 죽은 김의원의 방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을까.
그리고 그 물건은 먼저 방문한 범인이 가져갔을 가능성이 컸다.
강검사는 그 물건의 행방을 알기 위해 김의원과 가장 가까이 있던 경호실장을 만난 것이다. 그리고 물건이 범인의 손에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경호실장에게 붙여 놓은 미행이 이런 고형사의 추측을 확신으로 바꾸어 주었다.

그 물건의 정체를 알아야 한다.
현직 국회의원을 그렇게 처참하게 죽여야 할 정도의 물건이 강검사에게도 중요하다면 도대체 무슨 물건이란 말인가......
어쩌면 강검사가 누군가를 시켜 김의원이 갖고 있는 물건을 빼앗으려고 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이내 지워버렸다.
살해방법이 너무 확실했기 때문이다.


이틀째 한 숨도 자지 못한 고형사는 전화를 끊고 앉은 자리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하지만 박형사의 목소리에 다시 눈을 뜨고 말았다.

"피곤하시면 들어가 쉬시죠."
"알아봤나?"

고형사는 피곤함을 달래기 위해 담배를 거내 물었다.

"그리 좋지 않은 편입니다."

박형사는 고형사의 지시대로 죽은 김덕중 의원의 주변과 과거를 조사하고 돌아왔다.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여러개의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판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사람 밑에서 일했던 사람들은 전부 그 사람 죄값을 치렀다고 하더군요."
"수상한 점은?"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인데요. 피해자가 공장을 운영하면서 여직원들을 좀 건드린 모양입니다."

그 사람이 살았을 때는 거론되지 않던 얘기들이 막상 죽은 뒤에는 쉽게 술자리의 안주가 되는 법이다.
국회의원에게도 예외는 아닌가보다.

"구체적으로 말해 봐."
"네. 경기도 성남 소재의 의류공장을 운영했었는데 그 당시 일하는 여직원을 여러 명 건드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박형사는 수첩을 뒤적이며 설명을 계속했다.

"이인화 라는 여직원이 있었는데 그 공장에서 일하는 기간에 임신을 했다고 합니다. 주변에서는 공장 사장의 아이일거라고 했답니다."
"지금 어디 있지?"
"그건 알 수 없었습니다. 그 당시 바로 이사를 갔다고 합니다. 고아원 출신으로 남동생이 하나 있었다고 합니다."

고형사의 눈이 번쩍이더니 바로 박형사에게 다음 지시를 내렸다.

"그럼 자네는 바로 그 여자의 행방을 알아 봐. 그리고 원한관계가 보이는 건 전부 조사해."
"그 동생이 범인이라고 보십니까?"
"살해방법만 보면 원한관계일 가능성도 있어. 근데 그 일이 언제 일어났지?"
"15년 전입니다. 그럼.... 지금 그 남동생이 서른이 넘었군요."
"우선 그 자의 행방을 알아보고 김의원의 과거를 계속 조사 해 봐."
"알겠습니다."

박형사가 나간 뒤 고형사는 근처 찜질방으로 향했다.
이제 곧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이다.
그 전에 부족한 잠을 자두기로 했다.

 

"그럼 원한관계에 의한 살인일 가능성이 크구만."

고형사와 박형사 그리고 강검사가 테이블에 둘러 앉아 그간 조사한 내용을 검토하고 있었다.

"살해방법을 봐도 그렇고..... 그 친구 과거를 봐도 그렇고..... 그 이인화라는 여자의 동생이라는 남자의 신원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습니까?"

강검사가 말하는 동안 고형사가 조심스럽게 그의 눈을 주시했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네, 주변 사람의 말로는 외국으로 간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합니다."

박형사가 대답했다.

"외국? 그럼 그 친구일 가능성도 별로 없구만 그래......"

죽은 김덕중에 의해 임신을 했다는 여자의 행방을 찾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뱃속에 아이를 가진 채 목을 메고 자살했는데 이미 오래 전에 죽은 사람의 소재를 파악하는 것은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지금도 김의원의 주변을 계속 수사중입니다. 그런데......"
"뭐 이상한 점이라도 있습니까?"
"그 여자를 꼭 만나봐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할 이유라도 있습니까?"

강검사의 물음에 고형사는 불편한 기색을 바로 드러냈다.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무리 피해자의 신분이 있다고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범인을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누굽니까? 제가 직접 알아내고자 한다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습니다."

고형사가 발끈하듯 말하자 옆에 있던 박형사도 놀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강검사는 오히려 느긋했다.

"하하. 역시 소문대로구만. 알았습니다. 알았어요. 대신 기자들 눈을 조심하기 바랍니다. 요즘 한참 인기몰이 중인 최여린 이라는 배웁니다. 실은 김의원과의 술자리에서 몇 번 본 적이 있습니다. 아마 고형사도 잘 알거요."

최여린 이라면 누구나 다 알만한 배우다.
30대 초반으로 요즘 한참 인기있는 드라마의 주연으로 출연중이며 상당수의 영화에도 출연한 잘 알려진 배우다.

최여린 이라는 여자가 사는 아프트는 고형사가 가끔 말로만 듣던 최호화급 아파트였다.
주차장에 세워진 차들 중에 국산은 단 한 대도 보이지 않았으며 구석구석에 감시용 카메라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안에도 감시장치가 보였다.

"이야~ 선배님하고 저하고 평생 모으면 전세금 정도는 나오겠네요. 그쵸?"

박형사가 실소를 머금으며 말했지만 고형사는 아무 말 없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마자 바로 초인종을 눌렀다.

"누구십니까?"

작은 스피커에서 집 주인 대신 굵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최여린씨 계십니까?"
"잘못 찾아 오셨습니다."

상대방이 수화기를 내려 놓는 소리가 들렸지만 고형사는 문 쪽으로 바싹 다가서며 크게 말했다.

"경찰입니다."

잠시 후에 다시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당사자분께 직접 말해야 합니다. 여기서 질문할까요?"

조금만 소리를 크게 질러도 바로 경비원이 달려 올 것이다.
상대도 그 사실을 바로 깨달았는지 곧 문이 열렸고 익숙한 얼굴의 여인이 팔짱을 낀 채 맞이했다.
문을 열어 준 사내는 당장이라도 잡아먹을 듯 노려보고 있었지만 여자의 표정은 느긋해 보였다.

"신분증을 보여주세요."

여린의 요청에 고형사가 신분증을 제시하자 그제서야 남자의 표정이 조금 풀리더니 뒤로 물러섰다.

"충격이 크시겠습니다."

고형사가 대뜸 이렇게 말하며 안으로 들어서자 여린은 경호원처럼 보이는 사내에게 자리를 비키라는 손짓을 했다.
사내가 주방쪽으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고형사에게 자리를 권하며 자기도 맞은 편에 털석 앉았다.
화장을 전혀 하지 않은 핏기 없는 얼굴에 상당히 핼슥해 보였다.

"다른 건 묻지 않겠습니다. 저흰 범인만 잡으면 되니까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고맙군요. 사실 기자들 무서워서 나가지도 못하고 있어요. 신문엔 그렇게 났지만..... 흑......"

여자의 눈물은 진실해 보였다.
하지만 고형사는 상대방이 연기에 능숙한 배우라는 사실을 상기하며 표정을 굳혔다.

"사건 당시 상황을 말씀해 주십시오."

여린은 테이블의 티슈를 뽑아 눈가를 훔치더니 힘겹게 입을 열었다.

"그날.... 의원님께서는 새벽에 일찍 나가셔야 한다며 일찍 잠이 드셨어요. 그런데....."

여린이 말문을 여는 동안 고형사는 상대방의 눈동자의 움직임을 주시했다.

"의원님께서 누군가와 얘기를 하고 있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래서 일어났는데..... 온 몸이 시커먼 사람이 긴 칼을 들고 서 있었어요. 놀라서 소리를 지를 뻔 했는데......"

여린이 다시 눈물을 훔치며 고개를 숙이느라 얘기가 끊겼지만 고형사는 조용히 다음 말을 기다렸다.
잠시 후, 여린은 힘겹게 이야기를 계속해 나갔다.

"소리를 지르려는 순간 의원님이 제 입을 막으면서 조용히 하라고 하셨어요. 전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고 바로 의식을 잃었습니다."

고형사는 여린의 이야기가 끝나자 잠시 뜸을 들이다가 질문을 시작했다.

"그럼 범인의 얼굴은 전혀 못보셨습니까?"
"네, 얼핏 봤지만 얼굴에 검은 두건같은 것을 썼는데 눈만 내놓고 있었어요."
"긴 칼을 들고 있었다고 하셨는데...... 어느 정도의 길이였습니까?"
"글쎄요..... 50센치에서 조금 더 긴거 같았어요."
"피해자의 상태는 보셨습니까?"
"네...... 제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경호원들이 절 거실로 옮긴 후였어요. 그때 얼핏 보았어요."

이 말을 하며 여린은 구역질을 억지로 참는 듯한 표정이 되고 말았다.
고형사는 바로 다음 질문을 던졌다.

"그럼, 여린씨께선 김의원이 살해당하기 전에 범인과 무슨 얘기를 주고 받았는지 모르시겠군요."
"네."
"협조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고형사가 일어서자 주방쪽으로 갔던 사내가 여자 대신 배웅을 해 주었다.
문을 열고 나가면서 여자가 욕실쪽으로 뛰어가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문이 닫힐 때 여자의 구토하는 소리가 들렸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서 박형사가 야릇한 표정을 지었다.

"좀 이상하군요."
"뭐가?"
"기절해 있었다면서 아직도 저렇게 구토를 합니까? 무언가를 확실하게 봤으니까......"
"맞아."
"네?"
"여자가 피살자 옆에서 오줌을 쌌다고 하더군. 공포에 떨며 자신도 모르게 그랬을테지."
"그런데 왜 그냥 나오셨습니까?"
"우기면 어쩔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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