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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cc 차이의 마술

vamos |2009.08.05 18:23
조회 3,732 |추천 0


 


현대의 엔진 개발 능력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과거 미쓰비시 엔진을 도입하던 당시를 떠 올려 보면 믿기지 않을 만큼의 발전이다. 그랜저가 처음 등장했던 때가 기억난다. 소위 ‘각 그렌저’라고 부르는 모델이다. 데뷔 당시엔 미쓰비시의 엔진을 그대로 들여와 판매를 했다가 얼마 후 현대가 직접 생산한 엔진을 얹어서 판매했다. 그런데 그 두 엔진의 성능 차이가 상당히 컸다고 한다. 그래서 그랜저가 중고차로 판매될 때 오히려 초창기 연식의 중고차가 더 인기가 많았던 일화가 있다. 초창기 쏘나타 역시 그랬다.

그런데 지금 현대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이자 엔진 메이커이다. 현대가 만든 엔진이 미쓰비시와 크라이슬러에 판매되고 있고, 전 영역에 걸쳐 튼튼한 엔진 라인업을 구축했으며, V8 타우 엔진은 미국에서 최고의 엔진으로 뽑히기도 했다. 지난 해 말 등장한 현대의 ‘R 엔진’은 디젤 엔진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어서, 최근 높아지고 있는 디젤 엔진에 대한 선호도와 환경문제 등에 최적의 대안을 제시하게 되었다.

R 엔진은 4기통으로 2.0리터와 2.2 리터 배기량의 두 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최고출력은 각각 184마력과 200마력으로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유럽 메이커의 디젤 엔진에 비해서 더욱 높은 출력을 자랑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승용형 디젤 엔진으로서는 최초로 200cc 차이의 엔진 라인업을 구성했다는 점이다. 과거 중형급 휘발유 엔진의 경우 1.8리터와 2리터로 구성된 경우가 많았으며, 그 아래 소형급으로는 1.3과 1.5의 구성이 있다가 최근에는 1.4와 1.6의 구성이 있다. 각 나라들 마다 세제에 차이가 있으므로 국가별로 투입하는 엔진을 달리 하기 위함도 있고 고객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함도 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휘발유 엔진이고, 더욱이 최근에는 각 모델 별로 200cc 차이의 엔진 라인업 구성이 그리 많지 않다. 대한민국 대표 중형차인 쏘나타도 2.0과 2.4로 구성되면서 1.8이 없어졌고, 준중형도 1.6과 2.0으로 구성된다. 그래서 R엔진의 구성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R 엔진이 가장 먼저 장착된 모델은 기아의 쏘렌토 R이다. 2.0과 2.2 모델이 모두 발표되었다. 아쉽게도 필자는 아직 쏘렌토 R을 시승해 보지 못했다. 매주 1~2대, 년간 80여 대 이상의 신차를 시승하는 필자가 그 흔한(?) 쏘렌토 R을 아직 시승해 보지 못했다는 것은 참 부끄러운 일이다. 빠른 시일 내에 시승을 해 봐야겠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같은 R 엔진을 얹은 ‘싼타페 더 스타일’을 먼저 시승할 수 있었다. 필자가 시승한 모델은 싼타페 더 스타일 R2.0 이었다. 과거의 2.0리터 디젤 엔진으로서는 기대하기 힘들 정도의 여유와 중고속 파워가 인상적이었다. 물론 진동과 소음 면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 다만 초기 출발 시 약간 부족한 듯한 파워가 아쉬웠는데, 이 또한 자동차의 성격을 감안하면 무난하게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2.0 모델을 시승하다 2.2 모델도 잠깐 타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마침 타 미디어의 절친한 기자가 싼타페 더 스타일 R2.2 모델을 시승하고 있어서 잠깐 동안 서로 바꾸어 시승해 본 것이다. 그런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불과 200cc 차이인데도 그 성능에서는 확연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났다. 2.0에서 불만이었던 최기 가속 반응도 2.2 모델은 전혀 머뭇거림이 없이 경쾌했다. 2.2 모델 정도라면 덩치 큰 SUV임에도 승용차 같은 주행 감각을 갖춘 타사 럭셔리 SUV들과도 견주어 볼 만할 정도로 힘에 여유가 있었다. 물론 스포츠카 뺨치는 고성능 SUV를 말하는 건 아니다. 더불어 그 정도의 차이라면 약간의 지출을 더해서라도 2.2를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이 부분은 자동차세의 차이나 차량 가격, 구매자의 경제 상황 등에 따라 전혀 다른 판단이 이루어 질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단순하게 차의 성능만 놓고 봤을 때 그렇다는 말이다. 실제로도 거의 대부분의 판매는 2.0 모델이 될 것이다.

싼타페 더 스타일의 체격을 고려했을 때 R엔진의 선전은 눈부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00cc의 차이가 마치 500cc의 차이만큼이나 크게 다가오는 부분은 정말 재미있는 대목이다. 200cc의 마술이라고나 할까?

매번 200cc씩 배기량을 키워나가는 대표적인 모델이 생각났다. 바로 포르쉐 911이다. 초기 911의 최종버전 911 카레라 RS 3.0 이후 3.0과 3.3, 그리고 3.6 엔진을 많이 사용했지만, 수냉식으로 바뀐 996에서는 기본형 엔진이 3.4였는데,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3.6으로 확대되었고, 997에서는 3.6과 함께 카레라 S에 3.8 엔진을 함께 배치했다. 대표적으로 200cc씩 키워나가고 있는데, 이들 모델 역시 200cc의 차이가 얼마나 큰 마술을 부리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과거 휘발유 엔진들과 현대의 최신형 디젤 R 엔진, 그리고 최고의 스포츠카 포르쉐 911의 예까지 살펴 볼 때 200cc는 매력적인 마술을 부리기에 최적의 배기량인가 보다. 


 


[출처] 오토씨 스토리 (http://autocstory.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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