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톡만 구경하다 저의 아버지에 대해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전 24살이고 저희집이 나름대로는 화목하지만, 그렇게 애정표현을 잘 하지 않는 집안
입니다. 전 어머니와 대화는 많이하지만 아버지와는 어렸을적부터 대화가 별로 없었습
니다. 무뚝뚝한 아버지를 무서워했지요. 전 아버지께서 저에게 사랑을 안주시는건 아
니지만 그렇다고 뼈저리게 느끼는 정도는 아니었답니다. 다른집은 아버지랑 화목하게
장난도 치고 그러는게 저는 참 부러웠습니다.
그러던중 요즘에 제가 수술을 하게되어 집에 2달동안 누워있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회사 퇴근하시면 저를 많이 돌봐주시는데, 처음엔 불편하고 죄송스러웠
습니다. 왠지 모르게 서먹서먹하기도하구요..
그러다가 조금씩 아버지와 대화가 차차 많아졌습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
사뭇다르게 아버지와 한창 가까워진걸 발견하였습니다.
어느날 아버지께서 아버지 어린시절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습니다.
아버지는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셔서 중학생때까지 거기서 지내시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서울로 올라왔답니다. 이유는 학업문제로.. 집 얻을 돈이없어서 판교 판자집?
뭐 나무같은걸로 대충쌓아놓고 사셨다고 하시더라구요. 옛날엔 다 그렇지만, 어느
집이든 힘들었지요. 참고로 저의 아버지 연세가 주민등록증상은 59세이시지만 2년늦
게 등록하여 61세이십니다. 고등학교다닐당시 밥이없어서 수돗물로 배채우시고
결국 영양결핍으로 눈까지 안좋아져 지금까지 안경을 끼십니다. 배고플때마다
집으로 편지를 하셨답니다. 배가 너무 고프다고.. 먹을거나 돈좀보내달라고..
그랬더니 큰엄마가 어차피 안읽어봐도 뻔한 내용이니까 할아버지 할머니 몰래
벽장에 편지들을 몰래 숨겨놓으셨답니다.
시골에서는 거기도 사정이 힘드니까 먹을것도 지원을 못해줬다 하시더라구요..
나중에 할머니가 그 편지들을 발견하시고는 대성통곡을 하셨답니다.
결국 고등학교 3년을 가까스로 졸업을 하시고, 가톨릭 의대에 합격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좋아하셨죠, 그치만 등록금이 없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께 등록금만 대달라 나머지 학비는 알아서 하겠다 하셨습니다.
할아버지는 알겠다 하시고 할아버지소유의 땅을 처분하고 등록금을 마련하여
서울로 올라가려는데 큰엄마가 할아버지를 잡고 빌면서 그 돈을 등록금으로 쓰면
우린 뭐먹고사냐는 식으로 울부짖었답니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가셨답니다. 그래서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한 아버지는 지방 대학 충남대학교로
장학생으로 들어가 학비를 걱정하지 않고 학교생활 하시며 과외로 근근히 생활하셨
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연구소로 취업을 하셔서 지금까지 다니시고 내년에 이제
퇴직 하십니다.. 정말 가족들을위해 지금까지 열심히 일하시고 집에서 피곤하신나머
지 저에게 신경을 많이 못쓰셨단걸 알았습니다.
전 아버지의 얘길 들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아버지가 힘들게 살아오시면서
때문만은 아닙니다. 전 아버지 말씀을 하시면서 아버지께 사랑을 느꼈습니다.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날 별로 사랑하지 않으시구나.. 이런 생각은 정말 잘못된 생각
이었습니다. 제가 뭐 하고싶으면 말없이 최대한 지원을 다 해주셨고, 뒤에서 응원 해주
신게 하나둘씩 떠오르더라구요.. 뒤늦게 화장실에와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습니다.
아직 변변치않고 대학 휴학하고 공무원 준비한답시고 허송세월 시간보내버리다가 병
상에 누워있는 아들 보며 답답하셨으리라 생각되지만, 저에게 부담되는 말은 한번도
안하셨습니다. 이번에 깨달은게 참 많습니다.
빨리 몸이 회복하여 번듯한 직장잡아 부모님께 효도를 해야겠습니다..
여러분들도 부모님과 사이가 가깝지 않다면 계기를 만들어서라도 가까워져보세요.
그럼 분명 못느꼈던걸 느낄수 있을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