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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응보(因果應報)

훌! |2009.08.28 13:43
조회 1,634 |추천 0













"갔다 올게..."

"아침은?"

"늦었어. 먼저 갈께...."

"그래라. 이따 보자."


집을 나서는 영미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했다. 학교 가는 것이 한창 좋아야할 나이이지만 영미의 머릿속은 온통 이제부터 들이 닥칠 온갖 시련에 대한 커다란 두려움뿐이었다. 무거운 걸음걸이로 축늘어진채 영미는 터벅터벅 학교를 향해 걸었다.

"후우..."

엄마와 아빠 없이 오빠와 단둘이 사는 영미는 어려서부터 힘든 일을 많이 겪어서인지 보통의 어려움은 말없이 참고 이겨냈다. 하지만 이건 별문제였다. 학교 내에서의 그 괴롭힘은 보통 사람이라면 반미칠정도로 악독했다. 보통, 이지메라고 하는.

영미이기에, 그나마 견딜 수 있었다. 그러나 소위 학급 내에서 일인자로 군림하는 '선영'에게 있어선 영미 자신은 버러지만도 못한 존재일 것임이 분명했다.

그 애의 부모님은 커다란 사업을 한다. 부족한 것이 없는 공주처럼 자란 아이다. 항상 남위에서 군림만 해왔을 거다.

부르조아.....라 해야 하나? 아니...로얄 패밀리??


가식덩어리.


순간 화가 난 영미의 눈에 길거리에 버려져있는 깡통 하나가 보였다.


"에이!!!"


걷어차인 깡통이 저만치 날아갔다. 가만히 바라보던 영미의 눈에 눈물이 맺히기 시작했다. 왜 하늘은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거지...부모님을 여의고..오빠랑 단둘이 그나마 열심히 살아오는데....아직 뭐가 부족하니...나에게 뭘 더 바라는 거야....왜 자꾸 날 이렇게 괴롭혀.....

난 잘못한 것 없다구...

무심코 시계를 보니 지각 10분전이었다. 화들짝 놀라며 영미가 뛰기 시작했다. 한참 뛰다보니 저만치 교문이 보였다. 학생 주임과 학생회원들이 지각생을 체크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영미가 뛰어 들어오자 학생주임이 흘깃 손목시계를 보더니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가..감사합니다.."


안도의 한숨과 함께 영미는 교실로 향해 뛰었다.

수업이 곧 시작하기에 복도는 바삐 움직이는 아이들로 분주했다. 이리저리 피하면서 영미는 자신의 교실 문을 향해 뛰었다. 도착하자 창문 넘어 아이들이 자리를 잡고 수업 준비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휴우......들어가자...."


교실 문 앞에서 한숨을 한 번 쉰 뒤 영미는 문을 열었다. 어떻게든 오늘도 잘 참아내자...



[퍽!]


순간 무언가 날아와 영미의 얼굴을 가격했다. 깜짝 놀란 영미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넘어졌다. 찢어지는 듯한 웃음소리와 함께 아이들 몇이 다가왔다. 칠판지우개를 던진 모양인 듯 눈에 흰 분가루들이 들어가 영미는 제대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경직되있는 영미를 바라보며 아이들중 한 명이 말했다.


"잘 어울려."


선영이었다. 이 목소리...듣기도 싫은 이 목소리..가늘고 째지는 듯한 간드러진 목소리....

또 시작이다.


선영이외 몇 아이들이 마구 깔깔거리며 웃는 소리가 들렸다. 영미의 눈에서 분노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눈물이 분가루를 흘려보내자 어렴풋이 선영의 얼굴이 보였다. 영미의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했다. 증오심으로 인해 심장이 쿵쾅거렸다.


"수업 시작하겠다. 얼굴 안 씻니? 뭐, 씻던 말던 어차피 재 수없는 면상이겠지만."

"............."

"이제 곧 수업 시작인데, 네 문제는 네가 알아서 해."

"............."


아무 말 없이 영미가 돌아섰다. 화장실로 가는 영미의 등 뒤로 선영이 툭 던지듯 말하는 소리가 들렸다.


"재 수없어."


왜 나에게 이럴까?

영미는 선영이 왜 자신에게 이러는지 알수 없었다. 화가 나는 것보다도 왜 자신에게 이러는지 알수 없었다. 단지 내가 가난해서? 부모 없는 고아라서??

영미는 선영보다 이쁜편도 아니었다. 공부도 선영이 훨씬 잘했다. 성격도 사근사근해서 선생님들한테도 인기 만점이었다. 몸매 또한 패션모델로 바로 나서도 될 만큼 늘씬했다. 주위 남고나 인터넷 카페 등에서 이미 개인 팬콜럽까지 만들어질 정도였다.

그런데 왜 나를 괴롭히는 거지??

얼굴을 씻는 동안 영미의 기분이 점점 우울해져 갔다. 무조건 참는 수밖에 없었다. 행여 열이 받아 사고를 친다하더라도 그 후환으로 들이닥칠 오빠와 나의 불안한 미래가 두려웠다. 겨우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데..안정된 이 행복을 내 사소한 분노 따위로 날릴 수는 없지...

마음의 안정을 되찾자 영미는 가만히 교실로 들어섰다. 수업준비를 하던 성식이 갑자기 들어오는 영미를 보고 잠시 놀랐다가 물었다.


"어디 갔다 오는 거니? 수업 시작했는데.."

"죄송합니다. 갑자기 배가 아파서..."

"...그래. 괜찮지? 빨리 들어가서 앉아라. 이제 곧 수업할 테니.."


영미가 자신의 자리에 앉자 옆의 아이들이 키득거렸다. 자신을 둘러싼 사방의 자리엔 일부러 선영 패거리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두번이 아니었다. 슬쩍 영미가 선영을 바라보니 무서운 눈빛으로 자신을 홀겨보는 선영의 얼굴이 보였다. 영미가 흠칫 하며 고개를 숙였다.


"아아..."


첫 쉬는 시간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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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아이들 외에는 전부 자신을 따른다.

학급의, 아니 학교 내에서의 명실상부한 여왕님.

엄청난 부잣집 외동딸에, 뛰어난 미모까지 갖추었다.

그래서 그런지 왜 선영이 영미를 그렇게 괴롭히는지 아이들은 항상 궁금해 했다.


"걘...있어..내가 싫어할만한 이유가..."


웃으며 선영이 대답을 얼버무리면 아이들은 궁금해 하면서도 그냥 잊어버리고 만다. 그동안 선영의 매력을 계속 보아왔던 아이들의 눈엔 이미 선영은 잘못을 해도 그럴 사정이 있겠지 라는 면죄부가 주어지는 귀족이 되어 버렸다.

내가 원래 이렇게 악독한 여자였나?

선영도 문득 문득 자신이 괴롭히는 거에 대해 회의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영미를 감싸주는 성식의 모습만 떠오른다.


그러면 그런 회의감은 싸그리 사라진 채 엄청난 질투심과 분노가 고개를 쳐들기 시작한다.

성식이 처음 교생 실습을 왔을 때 학교 내에서는 온통 성식의 이야기들뿐이었다. 젊고 잘생기고 위트가 넘치는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춘기에 접어드는 여고생들에게 있어서는 활력소요 환상이었다.

많은 남자를 봐왔고 재보았다고 자부하던 선영이었지만 역시나 아직 고등학생일 뿐이었다. 매력이 넘치는 연상의 미남 교생에게 선영은 온통 마음을 빼앗겨 버리고 말았다.

그가 수업을 하는 건 몇 안 되지만 그 몇 안 되는 시간이 선영에게 있어서는 행복한 날들이었다. 언제나 그의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하며 둘만의 상상을 하곤 피식 웃고 했다. 그것이 선영에게는 첫사랑이자 처음 느끼는 감정들이었다.

그러던 언제부턴가, 반에서 그리 잘 어울리지 못하는 영미의 존재를 눈치 챈 성식의 관심이 선영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단지 교생 실습을 나온 임시 교사가 내성적인 제자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유독 관심을 가지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선영은 무시무시한 질투심에 불타올랐다.

그때부터였다. 그때부터 영미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작은 장난으로 시작했다. 도시락을 버린다거나, 교재를 숨겼다. 당황하는 영미의 모습을 보며 선영은 조금씩 통쾌함을 느꼈다. 장난은 점점 심해지기 시작했다. 몇몇 놀았다는 아이들을 불러 모아 괴롭히기 시작했다. 매 방과 후에 영미를 불러내 온갖 꼬투리를 잡아 이리저리 괴롭혔다. 처음엔 반항하던 영미도 체념했는지 순순히 당하기만 했고 가뜩이나 내성적이었던 영미의 성격은 점점 더 어두워져갔다.

재 수없어. 그 면상, 몸짓,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전부.

하지만 그럴 때마다 성식의 영미를 향한 관심과 위로는 선영의 질투심을 더욱 부채질했다.

성식을 향한 짝사랑이 점점 깊어만 가면 갈수록 영미를 향한 질투와 분노는 심해져갔다. 바라보기만 해도 짜증이 났고 화가 났다.

오늘 아침도 마찬가지였다. 괴롭히려고 한게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기분만 더욱 안 좋게 하는 결과가 되어버렸다.


"...두고 보자.."


선영이 매서운 눈빛으로 영미를 바라보는 사이 영미가 살짝 고개를 돌려 자신을 바라보는 게 보였다. 흠칫 하더니 영미의 고개가 푹 숙여졌다.

재수없어 정말.

재수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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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야 밥 먹자."

"응. 나 별로 안 배고프거든. 오빠 먹어. 속이 안 좋아. 알았지?"

"으응..더 안 좋아지면 약먹고."


일부러 웃으며 밝게 말한 뒤 영미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들어오자마자 눈에서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의자에 털썩 앉으며 영미는 자신의 배를 바라보았다. 멍이 들어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는 때리기까지 하는구나.

보이지 않게 때린다. 얼굴이나 그런 곳을 때리면 티가 나니깐 허벅지나 배같이 보이지 않는 부분을 마구 걷어찬다. 너무 아파 소리를 지르고 싶어도 지를 수가 없었다. 정말 너무 아팠었다. 소리가 안나올정도로.


"아악!"

"야...조용히해. "

"그만해..왜 자꾸 나에게.."

"알 필요 없고 넌 그냥 맞아. 그냥 맞으면 돼. 단지 이유라면..재 수없어서."

"뭐라....."


[퍼억]



너무 심하게 맞아서 비명도 못 지르고 30여분을 바닥에서 일어나지도 못했다. 아직도 배가 마구 쑤셔왔다. 영미가 인상을 찡그리며 책상을 향해 앉았다. 일단 숙제는 해야지..아파도..

너무 아프다..

예전에 행복했던 어린 시절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부모님이 사고로 돌아가시기 전 일들이 떠올랐다. 오빠와 나와 온 가족이 모여 여행도 가고..오빠 생일 때는 다같이 모여 파티도 하구..그때 난 선물로 오빠를 그린 그림을 줬었지...하하...지금생각하면 괴물처럼 생겼는데 그래도 오빠..정말 좋아했었지..

나이차가 많이 나지만 그래서 날 더 아껴줬어. 지금도 오빠의 애정을 느껴. 그래서...이런 일들을 얘기할 수 없는 거야..괴로워할까봐..아마 알게 되면 정말 놀라겠지..안돼 안돼..

너무 아프다...

오빠랑 단둘이 살면서 오빠는 나에게 화 한번 내지 않았다. 내가 어릴 때 투정 부릴때마다 오빠는 난처한 부탁인줄 알면서도 웃으며 들어주곤 했었다. 한창 공부에 바쁠 때에도 오빠는 언제나 날 제일 아꼈었다.

이런 오빠한테 어떻게 알려...

하지만 그래도..말하고 싶어..내 괴로움을...


아아..너무 아파...너무 아파서 의식이....





영미가 쿵 소리를 내며 의자에서 굴러 떨어졌다.



"영미야! 무슨 소리니?? 영미야!!"



잠긴 방문 밖에서 영미를 부르는 오빠의 목소리가 점점 희미해져갔다.

심한 아픔과 함께 영미는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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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선영의 모습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다. 약간은 지적인 그녀의 이미지가 오늘따라 유달리 돋보였다. 오늘만큼은 자신의 모습중 가장 예뻐야 하는 날이었다. 살짝 교실로 들어서는 선영의 모습을 보고 친구들이 이쁘다며 탄성을 보냈다. 선영이 웃으며 눈짓하자 친구들이 부러움이 섞인 눈빛을 보냈다.


"오늘 선보니? 큭큭..진짜 예쁘게 꾸미고 왔네?"

"아냐.."


선영이 웃으며 대답했다. 선이라고? 내가 왜 선을 봐??


어제였다.

성식이 수업이 끝난 후 우울한 표정으로 아이들을 바라보며 말했던 때가.


"이제 실습기간이 다 되서 아쉽지만..여러분들과는 작별입니다."

"안돼요!!!!"


순간 소리친 선영의 행동에 조용하던 교실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가지마세요!!"

"어디가세요!! 가지 마요!!"

"선생님 가지마세요!!"


성식이 난처한 듯 잠시 바라보다가 말문을 열었다.


"..미안.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나게 되겠죠..그럼..잘 지내요. 공부 열심히 하구."


작별 인사를 뒤로 한채 떠나는 성식의 뒷모습을 보며 선영은 그동안 갈등했던 생각을 굳히게 되었다.


고백하자.


선영은 온갖 정성을 들여 편지를 썼다. 자신이 남자에게 이런 편지를 쓴다는 것 자체가 아이들이나 나를 아는 사람들이 알면 깜짝 놀랄 일이었기에 아무도 모르게 편지를 썼다. 떠나기 전 만나자고...할말이 있다고...

그 편지를 보았는지 어땠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오늘 방과 후에 아무도 모르게 만나기로 했기에 선영은 최대한 예쁘게 꾸미고 온 것이었다.

수업 시간 하나하나가 너무 지루했다. 시간이 안가는게 너무 답답했다. 수업 내용이 들어올 리가 없었다. 여러 가지 생각들만 머리를 맴돌았다. 어떤 반응을 보일까? 날 좋아해줄까? 내가 어려서 안 된다고 할까? 하지만 난 이제 곧 성인이구 부자이구 예쁜데?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그날의 모든 수업이 끝났다. 서둘러 선영이 자리를 뜨려 하자 반장이 조용히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기 선영아..."

"응? 왜? 나 바쁜데.."

"영미...있잖아.."


선영의 기분이 또 틀어지기 시작했다.


"걘 왜?"

"저기..며칠간 계속 안 나와서....혹시 아나 싶어서.."

"내가 왜 걔 상황이 어떤지 알 꺼라 생각하니? 상관안해 그런 애."


당황하는 반장을 뒤로한 채 선영은 교실을 나섰다. 나가고 보니 비가 오려는 듯 거리가 어두웠다. 아직 초저녁인데도 어둠이 짙게 깔리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약속시간까지 2시간정도 남았다. 선영이 생각하기엔 2시간은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다.

어쨌든..이제 2시간 후엔...만나서 고백하는 거야..아마 나온다면..나오겠지. 그도 남자니 나에게 관심하나 없겠어?? 나올 거야..꼭 나와라..제발....

이런 게 사랑이구나..

선영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선영이 약속장소에 도착해보니 누군가 앉아있는게 보였다.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선영이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가까이 가자 얼굴이 보였다. 성식 이였다.


"선생님!"

"아..왔니?"


성식이 웃으며 반갑게 맞이했다. 한적한 공원에는 아무도 없었다. 자신이 고백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선영의 마음이 점점 쿵쾅거리며 마구 뛰기 시작했다.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는 성식을 보자 선영의 마음이 온통 심장소리로 쿵쾅거렸다.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성식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선영아.. 나에게 할 말이 있다고 한 것 같았는데??"


진정하자. 진정해. 다 망칠라.


"아 네...선생님도 눈치 채셨겠죠? 말 안 해도..."

"뭐를?"


영문을 모르는 듯이 성식이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선영의 얼굴이 붉어지며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저기..저...제가요..."

"응."

"그러니까...처음 봤을 때부터....음....음..."



"날 좋아한다고?"


성식이 미소 지으며 선영에게 말했다. 선영이 놀라며 고개를 들자 성식이 밝게 웃었다. 웃는 모습을 보자 선영에게 용기가 생겼다. 선영은 성식의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선생님..좋아해요..정말로..제가 비록 어리구..그렇지만...저도 곧 성인이구..그때까지 기다려주신다면....."

"..........."

"정말 좋아해요 선생님!!!"


선영이 소리치자 성식의 표정이 난처해졌다. 어떤 대답이 나올지 몰라 선영이 고개를 숙인 채 가만히 있자 가까이 다가오는 성식의 숨결이 느껴졌다. 선영의 가슴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

성식이 선영의 귓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 난 네가 싫어. "




말이 끝나며 불에 데는 듯한 아픔이 선영의 배에 느껴졌다. 선영이 배를 보자 성식의 칼이 자신의 배를 깊숙이 찌르고 있었다. 놀라 바라보는 선영의 눈에 눈물 흘리는 성식의 얼굴이 보였다.



"아프니? 아프지? 아프라고 찌르는 거야.."

"왜...날..."

"내가 무얼 가르쳤지? 국어였지? 이 말뜻을 잘 생각해봐.."

"무슨..."



성식의 손이 마구 움직였다. 배에 들어간 칼이 마구 자신의 몸 안을 휘젓는 게 느껴졌다. 무시무시한 고통에 선영의 몸이 바들거리며 떨려왔다.




"인과응보. 뭔 뜻인지 잘 알겠지?"

"아아........."

"똑같이 갚아줄게..네가 한 행동처럼..."



의식을 잃어가는 선영의 귓가에 성식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 동생...영미는 말야...내가 얼마나 그 애를 아끼는지 잘 알기에...내가 상처입을까봐 너에게 당하는 행동들을 얘기하지도 못하구...난 모를 줄 알았니? 내가? 영미 그 애..고집이 있어서...나도 일부러 모르는 척했어..얼마나 고통이었는지 알아? 흑...학교 내에서 서로 아는 사이라는 걸 알리지 말자는 것도 영미 뜻이었는데....넌 뭐야...넌 뭔데...우리 행복을 뺏어가? 뭔데...그러면서 나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니..."



인과응보....



"너에게 당한 구타로 자궁을 다쳤어..아기를 갖지 못한대....그래서 반정신이 나간 상태거든? 너때문에....너때문에......"





인과응보...




"그냥 죽어버려!"



울부짖는 성식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선영의 몸이 풀썩 쓰러졌다.






-end-

 

[펌] - 엽기혹은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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