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국민연금과 일반 보험사의 연금보험 상품과의 가장 큰 차이는 ‘영리의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가?’에 있다고 봅니다. 저는 이것을 국민연금 급여업무를 하면서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최근 국민연금공단에서 집중적으로 정비하고 있는 업무 중 ‘숨은 연금을 찾아드립니다’ 라는 것이 있습니다. 국민연금 가입이력은 성명과 주민번호로 관리되는데 착오신고나 변경 후 미신고 등의 사유로 이중으로 관리되던 것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입니다. 이를 통해 자격을 보다 엄격히 관리하여 가입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지급해야 할 일시금 등이 발생하면 법령에 따라 본인에게 알린 후 계좌로 지급하기도 합니다.
실무현장에서 약 100여건의 추가 지급건에 대한 상담을 하면서 느낀 점 한가지를 말씀드리면 국민연금공단은 가입자의 불이익을 초래하는 건들에 대해 그것이 마치 공단의 불이익인 양 매우 엄격한 잣대로 평가와 검증을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데, 착오신고나 미신고 등으로 이중 관리된 가입이력을 정정하면 추가적으로 지급해야 할 반환일시금이 생기게 되는데 많게는 100여만원에서 적게는 몇 천원에 불과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가입자에게 돌려주어야 하는 소중한 보험료이기에 금액의 많고 적음은 문제되지 않아야 할 것이나, 고객의 입장에서는 귀찮다거나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물론 최근 금융사기 전화의 빈발 등의 이유로 계좌번호를 알려준다는 것에 대해 부담을 갖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공단에 직접 전화를 하여 확인을 거친 경우에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만 60세가 넘어 반환일시금을 청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집니다. 사실 국민연금을 가입하여 보험료를 납부하는 이유는 연금을 받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최소가입기간 (5년 또는 10년)을 채우지 못하여 연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 납부한 보험료 원금에 이자를 붙여 돌려받게 되는데 이 경우에도 돌려받을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몇 만원의 경우도 있음) 혹은 귀찮다는 이유로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객 스스로 포기한 권리에 대하여 과연 공단의 입장은 어떤 것일까요? 가입자에게 돌려주지 않으면 그 돈은 공단의 수입이 되지 않겠습니까? 2천만 가까운 가입자를 관리하는 국민연금공단에서 이런 부수입(?)이 가끔씩이라도 생기면 오히려 공단에 유익하지 않을까요?
일반 보험사는 영리추구가 목적입니다. 아무리 좋은 상품이라고 이익창출이 안되면 회사는 망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보험사의 가장 좋은 상품이란 이윤을 많이 남기는 상품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회사의 이익을 해치는 사원은 퇴출되기 마련입니다. 반대로 회사의 이윤을 창출하는 직원은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보험을 가입한 사람이 그의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면 회사에게는 이익일 수 있고 그 담당자는 유능하다 인정받을 지 모릅니다. 그리고 회사의 책임을 피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약관이 존재합니다. 이 모든 것은 기업의 본질인 영리추구에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연금공단은 가입자를 상대로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아닙니다. 보험료 납부중단시(납부예외) 일반 보험사처럼 해지로 인한 불이익도 없고, 그 흔한 증명 수수료도 부과하지 않습니다. 이를 도입하면 분명 이윤창출에는 도움이 될 것이지만, 수익구조는 기금의 운용을 통한 이익창출이 전부입니다. 따라서 몇 천원에 불과한 돈일지라도 이것은 수익창출의 수단이 되어선 안되며 가입자의 것이라면 반드시 본인에게 돌려드려야 합니다. 가입자의 입장에서는 하찮은 몇 천원 몇 만원에 불과한 금액이라도 담당자는 본인에게 전화를 하고, 전화가 안 되면 관공서의 업무협조를 구해 연락처를 확보하여야 하며, 심지어는 담당자가 직접 주소지로 찾아가기까지 하면서 가입자의 소중한 보험료를 반환일시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금액이 적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다거나 가입자가 스스로 포기했기 때문에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는 등 담당자 스스로 쉽게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법령에 의해 엄격하게 규율되어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가입자로부터 이윤을 창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엄격한 법령에 따른 업무처리로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스스로 판단하여 ‘3천원은 적은 금액이고 본인도 귀찮게 여긴다’는 이유로 돌려주기를 포기해버리면 공단에 이익되기는 커녕 공단이 추구하는 이런 신뢰를 깨뜨리는 것일 뿐만 아니라 부적정한 업무처리로 징계를 받아야 할 지 모릅니다.
저는 현장 실무자입니다. 저는 늘 가입자의 입장에 서서 업무를 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공단 직원 모두는 가입자의 권리상실에 의한 손해는 국민연금공단의 손해와 같다는 신념으로 가입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노력을 다 하고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고객인 가입자의 소중한 보험료입니다. 돌려드려야 할 돈은 반드시 돌려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