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너무나 서글픈 하루.

슬픈 아들 |2009.10.23 03:31
조회 107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스무살로 대학교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2학기에 휴강

 

중인 한 대학생입니다. 집안 사정이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라 휴학을 하고 과외를

 

하면서 돈을 벌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가르치는 아이중엔 음악을 전공하고 싶어하

 

는 아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아버지의 반대가 심해서 번번이 좌절하곤 저에게

 

한풀이를 하듯이 여러 이야기를 꺼내곤 합니다. 그럴 떄마다 별 다른 해보고

 

싶은거 없이 그냥 공부를 하다가 대학교로 와버린 예전의 저와는 많이 다른, 한가

 

지 꿈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하는 그 아이의 모습이 대견하여 격려를 보내곤 했습니

 

다.  그런데 어제 수업을 하고있었는데 지나가는 말로 그 아이가

 

"선생님, 오늘은 아버지랑 결판을 봐야겠어요. 왜 아버지는 절 이해를 못하는지 모르시겠어요. 정말 싫어요. 음악학원을 다닐수 있게 되든지 아니면 콱 죽어버린다고 해버리든가 집을 나가버리든가 해야겠어요"라고 저에게 말을 했습니다.

 

평소같으면

 

 "그래. 아버지 잘 설득해서 니가 하고싶은 걸 할수 있게 되면 좋겠다. 공부가 중요하긴 하지만 니 꿈이 더 중요하니깐. 니가 원하는 대학을 갈수 있는 성적이 나올정도로만 성적은 따놓으면 되지"라는 식의 말로 받아줬을텐데

 

오늘은 왠지 그 아이에게서 어렸을 적 철없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여느 남자아이들처럼 어렸을 적에는 로봇과 총을 매우 좋아하고 조금 더 나이가 들

 

면서 각종 전자기기를 좋아하던 저에게 아버지는 요술방망이 같은 존재셨습니다.

 

마구 뗴를 쓰면 결국에는 원하는 것이 나오는, 그런 요술방망이셨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아 결국 사주는구나'라는 마음에 마구 뗴를 썼습니다. 그리고

 

어느덧 그게 익숙해져버린, 고등학교 쯤의 저는 사주셨을 떄에 감사함을

 

표시하는건 까먹은채 누군가와 비교를 하며 안 사주셨을 떄 짜증만 내기 급급했습

 

니다. 받는게 익숙해져버린거였습니다. 그러다가 대학생이 되서 직접 과외 및 알바

 

를 하고 돈을 벌어보니 그 시절의 제가 한없이 부끄러웠습니다. 돈을 번다는게 얼

 

마나 힘들다는것도 조금은 알게 되고 무엇보다도 이해관계에 대해서 꺠달았습니

 

다. 본인에게 득이 되지 않는 한 호의라는 것을 베푸는 것은 참으로 드물었습니

 

다.  사실 생각해보면 부모님은 무슨 득이 된다고 하고싶은걸 참아가시며 자식이

 

원하는 걸 사주어야 하나. 대체 내가 뭘 해드렸길래 부모님은 끼니때마다 아끼신

 

천원으로 십만원이 넘어가는 mp3같은 걸 사주어야하나라는 생각도 하게됬습니다.

 

그런 제가 보기에 이 아이는 딱 저의 고등학교 시절 같더군요. 그래서 평소와는 다

 

르게 혼을 내버렸습니다. '니가 음악을 좋아하는건 좋아하는건데 아버지는 뭐하러

 

본인이 원치도 않는걸 하는 자식에게 돈을 줘야하냐' '사실 생각해보면 너를 키우

 

는데에 드는 돈이 얼만데 그런건 생각하지 못한채 그게 좋다고 않다니면 어쩌겠다

 

는 그런 말까지 하느냐' 따위의 어줍짢은 말로 아이를 나무랐습니다. 갑자기 변한

 

저의 모습에 당황하던 아이. 과외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괜시리 눈물이 났습

 

니다. 저는 매일 싸워도 좋으니 옆에만 계셔줬으면 좋을 아버지가 작년에 떠나셨거

 

든요. 그래서 더 혼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에게 아버지는 옆에만 계셔도 눈물

 

이 날거 같은 분이신데.  여전히 아이스크림을 살떄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3개

 

가 아니라 4개를 사곤합니다. 저녁에 오토바이 소리만 들리면 아버지이신가 하는

 

생각에 새벽에 하던 컴퓨터를 끄고 침대에 눕습니다. 집안에 무언가가 고장나면 자

 

연스레 아버지를 찾습니다. 그리고 가끔 아버지 전화번호를 눌르고 안내음을 듣기

 

도 합니다. 없는 번호라는 그 안내음을.  이런 행동을 하면서도 조금씩 아버지가 안

 

계시다는 거에 익숙해져가는 저에게 오늘은 새삼스레 아버지가 곁에 없다는게

 

서글프게 느껴지는 하루입니다.

 

아버지! 가을이라 그런지 생각이 많이 납니다. 요새 갑자기 많이 춥습니다.

 

설마 그곳까지 춥지는 않겠죠. 분명히 아버지도 추위를 타셨을 텐데

 

이상하게 춥다고 말하시면서 아랫목에 앉아있는 아버지 모습은 떠오르지 않고

 

춥다고 말하시면서 윗목에 앉아계시고 아랫목에 저를 앉히시던 아버지 모습만이

 

떠오릅니다. 아버지가 제 옆에 계시지 않다는 사실보다 옆에 아버지가 계시지 않다

 

는 사실에 익숙해져가는 제가 원망스럽습니다. 곧 있으면 다가올 올 겨울이 춥더라

 

도 그곳.. 그곳만큼은 많이 따뜻했으면 합니다.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