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21살 부산男입니다.
원래 글재주가 없어 다른사람에게 제 글을 보이는것에 대해
많이 부끄러워하는 편이지만
혹여나 다른분도 저와같은 상황을 겪을까싶어 글을 적네요..
보기 거북하시더라도 꾹참고 읽어주세요 ㅠ_ㅠ
2009년10월27일
군대에서 휴가나온친구와 또다른 친구한명을 대리고
서울사는 친구집에 놀러갔습니다.
ktx를 타고 경부선을 밟으니 2시간30분 남짓 걸려 서울에 도착을 하더군요.
오전5시30분 출발하는 기차를 타고 간지라
눈만 조금 붙히고 일어나니 어느새 서울역이더라구요.
제 장이 굉장히 활발해서 모닝응가를 규칙적으로 매일매일하는 편인데,
이상하게도 그 날은 새벽일찍 출발하는 기차를 타기위해 긴장해서 인지,
아니면 자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런지 몰라도 모닝응가를 하지못했습니다.
아마 이것이 제 비극의 시발점이 되지않았나 싶네요.......
아무튼 이렇게 서울역에 도착해서 서울사는 친구와 만나서
이렇게 저렇게 아기자기하게 놀다보니 밤이 깊었습니다.
밤이 깊어가니 21살의 어엿한 성인인지라 술생각이 나더라구요.
그래서 늦은밤 친구집앞 슈퍼에서 맥주피쳐2병과 안주거리 몇 개를
비닐봉지에 줏어담아 친구집에서 소소하게 맛보았습니다.
이렇게 날은 저물어가는 줄만 알았던 27일..
모두 잠이 들었을 즈음에 친구의 전화기로 수십통의 전화벨이 울리더군요.
그바람에 자고있던 친구들이 하나같이 잠을 설쳤습니다.
잠자리가 그리 예민하지않은 저이지만
수십통이 오는지라 잠을 뒤척이지않을수없었죠..
다음날 알고보니 수십통의 전화는 다른친구꾀임에 넘어가 다단계로
끌려간 친구의 도움요청전화라더군요-_-;;;(좀 어이없었음;;;;;;;;;;;;)
정작 도움을 요청받은 친구는 다음날 아침에 되어서야 부재중전화를 확인했습니다;;
2009년 10월28일
이렇게 잠을 뒤척인지라 늦은 시각에 일어났습니다.
그덕분에 당일 복귀때문에 2시에 신촌에서 후임을 만나기로 한 친구는
3시약속으로 변경되었죠..
복귀하는 군인친구를 눈물로 보내고 ㅠ_ㅠ
남아있던 친구와 저는 3시23분 부산으로 출발하는 무궁화호를 탑승했습니다.
서울사는 친구와 내일을 기약하며 헤어짐도 잠시...
슬슬 배가 아파왔습니다...
누군가 제 장을 물기없는 빨래를 쥐어짜내듯 힘껏 비틀어대는것 같았습니다..
생사를 넘나드는 고통을 겪고있었죠.
하지만 열차시간은 그리넉넉치 않았고 기내화장실에서 즐똥을 하리라는 일념하에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진짜 거짓말처럼 타자마자 출발할정도로 아슬아슬하게 탑승했죠..
그리고 한껏 달구어진 저의 배를 식히기위해 화장실로 달려갔습니다.
신이 닳도록 뛰어 화장실앞에 도착했는데..
어마나.. 화장실이 열리지를 않는겁니다..
풍년이길 바라는 농부의 마음가짐으로 간절히 문을 밀었지만
열리기는 커녕 미동조차 없는것이 아니겠습니까........
당황한 나머지 괄약근의 힘이 스르르 풀리고있는 와중에
지나가시던 승무원아저씨가 제 모습을 확인하고
붉은색의 (◀▶ <-요롷게 생긴거..아직도 기억이 생생함)버튼을 누르자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서나 보았던 열려라참꺠의 신비함을
눈앞에서 보여주는것이 아니겠습니까..
스르르르르륵.. 조금은 느리지만 품위있게 문이
조금조금씩 자동으로 열리기 시작하더군요..
하지만 이 현대문명의 최상점에 있는 신비로운 자동문을 감상하는 것도 잠시...
풀려가는 괄약근에 남아있던 마지막 긴장을 쥐어짜내서 막아낸뒤
양변기에 앉아 세상의 근심,걱정을 토해내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행복 또한 잠시일뿐..
문을 잠그지 않았음을 망각해있던 나를 발견하게되었습니다..
내 숨은 자아를 찾았다는 기쁨은 개뿔
허겁지겁 고리형 잠금장치를 문틈사이로 끼워넣고서 남은 행복을 맛보고있었습니다.
이때까지만해도 고리형 잠금장치의 내구성을 발톱의 때만큼도 믿어 의심치않았습니다.
믿음만이 삶의 길이요 나의 안식이라 생각해왔었기 떄문은 아니고
그냥 그럴 생각할 겨를이 없었어요..
그렇게 3번째 응가를 뱉어내려 온몸운동을 하고있는도중..
딸칵
스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르ㅡ르르르르르르........................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시간은 멈춘것만 같았고 문앞에는 낯선 남자가 기쁘지도 슬프지도않은
無의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고있었습니다..
한동안 그 남자도.. 나도.. 자동문도.. 흘러내리던 나의 응가도..
멈춰있는 것만 같은 정적이 흘렀습니다.
얼마지나지않아 얼어있던 그 남자는 소리소문없이 도망가버렸고
저는 남자가 가고 없는 문을 정신이 나간것처럼 쳐다보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부터 ..-_-;;;
자동문이라 열림버튼은 있는데 닫힘버튼이없는겁니다.
몇초정도 지나서야 스르륵 닫히는 자동문..
그 몇초간은 아무도 없는 드넓은 사막에
혼자버려진채 수십년을 쪼그려앉아 응가만 누는 느낌이랄까..
뭔가 아스트랄한 느낌 -_-;;
또 때마침 드는생각이...
만약 내가 전날 모닝응가를 했었더라면..
전날 맥주를 마시지않았더라면..
친구의 전화기가 울리지않아서 늦잠자지 않았더라면..
등골에 소름이 쫘자자자작.. 식은땀이 주르르르륵
나비효과2의 시나리오로도 손색이없을 정도의 인과관계..
소나기 못지않은 수많은 복선들..
이런 잡다한 생각하는 사이 문은 스르륵 옆공간과
내가있는 공간을 반으로 갈라놓았습니다.
그제서야 뒷처리하고 바지춤을 끌어올리고 물을 내린뒤
잠금장치를 확인했습니다.
다시생각해보니 어이가 조금 없더군요..
온 힘을다해 밀어도 미동도없던 문을 여는 기계힘을 조그마한 고리하나로..
어린시절 과학공부를 많이 하지않았던 제자신을 나무랐습니다.
그렇게 찝찝한 마음을 안고 아무말없이 자리로 돌아가 강물에 낙엽흐르듯 흘러서
부산으로 내려왔습니다.
내용이 생각보다 무지길어졌네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이글로 제가하고싶은말은..
모두 무궁화호 타실때 화장실 조심하세요.
제가 아직까지 잠금방법을 잘몰라 이런일이 생긴것일수도있고
무궁화호열차 잠금장치가 잘못설치되서 이런것인지는 잘모르겠으나;;;
암튼 조심하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ps.안에 제가있는지 모르고 열림버튼누른 남자분..
전 괜찮아요.. 혹시나 미안해하신다면 잊어주세요..우리 서로 기억에서 잊읍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발
아 ..그리고 진짜 마지막으로..
화장실사용시 노크는 상호간의 예의에요. 화장실이용시 노크 꼭!!!하시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