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돈은 됐어요
만 21살의 군대를 다녀온 한 총각이
독서실을 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조그마한 트럭 속에서
분식을 파는 한 할머니가 열심히
땀을 흘리시며 일을 하고 계셨다.
눈으로 봐도 딱 나의 외할머니 춘추
정도로 보였다.
MP3를 귀에 살포시 얹고 가는 길에
발걸음을 돌려 혼자 트럭속으로 들어갔다.
"할머니, 순대 1인분만 주세요"
"간이랑 허파는 어째 주노?"
"순대 반하고 간,허파 반 이렇게 주세요"
싹뚝 썰뚝 썰뚝 싹뚝 착착착
"옛다 맛있게 먹어 총각"
그래, 나는 총각이었다.
맛있게 순대를 먹다가 옆에 아저씨 한분이
껴들어와서는 떡볶이 반만 주세요 그러는거다
빌어먹을 아저씨
떡볶이 가격 2500원, 반이면 1250원을 계산하겠다는것인가
그래도 할머니는 반이라는 말을 듣고도 푸짐하게 퍼주시는게
아닌가,
게다가 계란까지 얹어서 말이지.
괴씸한 아저씨 순식간에 해치워먹고 사라졌다.
나는 순대1인분의 엄청난 양에 그만 무릎을 꿇고 가려다가
그럴 수가 없어서 꾸역꾸역 먹었다.
그러다가 옆에 아저씨가 남겨놓은 떡볶이 국물이 보였다.
'아, 저기에 찍어먹을 수 만 있어도..이거 다 먹을텐데.'
그렇다, 목이 막혀서 더이상 못먹을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나는 아저씨 떡볶이 국물을 가져갈 찰나에
"에구 총각 얘기를 하지"
이러시면서 내 순대그릇을 단숨에 뺏어가시더니
떡볶이 국물이 아니라 떡볶이를 퍼주시는거다.
"아니, 저 국물이면 되는데..."
"이것아 그냥 먹어"
할머니의 눈주름과 팔자주름이 너무나 아름다워
보이는 순간이었다.
눈물을 머금고 남은 10%의 순대와 그보다 많은 떡볶이까지
내 위장속에 꾸역꾸역 가득 담았다.
오뎅국물 3컵과 순대1인분이라는데 2인분같은 양과
거기에 0.5인분의 떡볶이까지.
이가격은 2500원.
세계경기가 스태크플레이션과 블랙스완, 가계침체,
국제원유값 상승, 미국경기의 침체라는
말이 무서워지게 아직 우리사회에 언더는 아름다웠다.
아니, 언더가 아니다. 여기가 진짜 한국이다.
상류층이 있어 과잉공급이 태어나고
하류층이 있어 과잉수요가 태어나고
중산층이 있어 경기가 좋아진다.
남들은 떡볶이 집을 하류층이라 생각하겠지.
이제 OECD에서 세계행복지수를 만들계획에 있다고 한다.
GDP 등의 지수로는 한 나라의 국가를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아직 이런 훈훈한 인심이 있기때문에
우리는 오늘 하루도 웃으면서 살아간다.
없어도 서로 나누는게 우리가 배워온 조상님들의 삶이다.
그래서 나는 3000원을 내밀면서 할머님께 이렇게 말씀드렸다.
잔돈은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