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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만난 사이비종교 아주머니.

별을쏘네 |2009.11.03 15:13
조회 583 |추천 0

안녕하세요. 전 24살의 착한동생을 둔 직딩녀입니다.

오늘은 저의 착한 남동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구요.

 

제동생이 거절을 잘 못하는 편인데

어느정도냐면

아파트 돌면서 교회나 그런곳에 오라고 선교하시는 분들 있잖아요.

그분들 오시면 무신론자인 놈이 40분동안 서서 그사람들 이야기 다 들어주고

보냅니다..(거기 가지도 않을꺼면서 다 들어줍니다.)

 

흠흠;;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얘기가 길어서 지겨울수도 있습니다;;)

 

동생이 중3 쯤이였던거같습니다.

(이해를 돕기위해 동생으로 빙의 =_=)

 

늘 그랬듯이 등교를 하기위해 버스를 기다립니다.

동네가 촌이라 시외버스가 다니는데요, 근방에 학교가 하나뿐이라서

등교시간에는 버스가 그학교 학생들로 꽉찹니다.

어김없이 버스를 탓습니다.

시외버스라 양옆에 좌석 두개씩이고 통로가 좁습니다.

자리도 통로도 학생들로 꽉 차있네요.

뒤쪽으로 들어가는 동생의 눈에 자리가 하나 보입니다.

창가에 아주머니 한분만 앉아계신데 자리가 비어있네요??

그쪽에 서있는 학생들도 그 자리를 등돌려 서있습니다.

잘됬다 싶어서 냉큼 앉았습니다.

아침부터 운이좋군. 아쌉뿅~ 이러면서 멍때리고 있는데,

옆자리에 아주머니께서 초등학생 신발주머니같은걸 꼼지락거리시며

나를 힐끔힐끔 봅니다.

한참을 힐끔거리시다가 나에게 말을 겁니다.

"학생.. 종교있어요?"

왠 종교? 난 아무 생각없이 대답합니다. 없는데요.

"아 정말 잘됬다. 이거 한번 봐봐요."

이러면서 신발주머니 안에서 하얀 A4용지를 꺼냅니다.

종이 한가운데에는 왠 부처님께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계시는 그림과,

'분화엄마(???????뜻은 모르겠습니다;;) 오셨네. 湯!湯!湯!(한자로 탕탕탕)'

(똑똑한 동생.. 어려워보이는 한자인데 알아봤답니다. 클 탕자였던거같답니다..)

이라고 쓰여있었습니다. 아주머니께서 청산유수처럼 설명을 하십니다..

"학생, 아침부터 공부하고 한다고 힘들죠? 나도 여기에 다니기 전에는 힘들었는데...

여기 다니고 근심걱정도 없어지고.............."

뭐, 줄거리는 2002년도에 세상이 멸망하는데 여기에 다니면 신선과 하나되어 불노장생하고

불노불사한다....... 뭐 그런.. 사이비 말씀이였습니다.

나는 이 상황을 모면하고싶고 그래도 그 아주머니 불편할까봐 그냥 알았다 알았다..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나의 절친이 버스에 올라탑니다.

친구는 저멀리 앉아있는 나를 보고 반가워서 손을 흔듭니다.

왠지 부끄럽기도 하고 아주머니가 열변을 토하고 계셔 아는척도 못하고

친구는 버스 앞쪽에 자리잡고 서서 나를 봅니다. 

열변을 토하던 아주머니는 선교(?)가 성공적이라고 판단한건지 기쁜 표정으로 말합니다.

(그냥 알았다 하는게 긍정이라 생각하신건지..)

"그럼.. 그런 의미에서 함께 외쳐봅시다."

"-_-.....????"

아주머니 양팔을 공중에 브이자로 펼치며 외치십니다..

 

"탕탕탕!!!!"

 

아........ 미치신분 같습니다...

어떻게 그 사람많은 버스에서 그걸 할까요..

근데 아주머니는 내가 말이없자 보챔니다.

"빨리 해봐요. 응? 해봐요."(끝까지 존댓말 하시더래요.)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릅니다.. 성화에 못이겨 마지못해 나즈막히 중얼거립니다.

"탕..탕....탕..........."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두손에 전단지를 꼼지락 거리며

지금이라도 버스에서 내릴까..하다가

여기서 내리면 학교까지 너무 걸어야한다는 생각에 참기로합니다. 

그때 내렸어야 했는데.. ㅠㅠ

아주머니는 동생의 목소리가 맘에안들었나 봅니다.

"세글자 붙여서 크게 말해야죠, 해봐요. 탕탕탕."

"탕..탕탕............."

"아 정말. 내가 해볼테니까 따라해봐요. 탕!탕!탕!!!!!!!!!!!!!!"

아주머니 양팔을 펼치시면서 버스가 떠나가게 외칩니다.

순간.. 버스에는 적막이 흐릅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주목합니다.

아주머니는 나를 봅니다.

아...... 마치겠네........

하는 수 없이 눈 딱감고 합니다.. 아주머니 제발 좀 내리세요.. 빌면서..

"탕탕탕!!!"

어쩔수 없이 팔도 뻗었습니다..............

아............ 사람들이 안보는척 하면서 쿡쿡 웃습니다..

저 쪽에 친구가 보입니다.. 미치겠습니다...

학교에 가면 왠지 개또라이라고 소문날거같습니다..

그래도 아무도 대놓고 웃지는 않네요.. 매너승객님들이신듯..

드디어 학교 정거장입니다..

뒤도 안돌아보고 황급히 내렸습니다.

앞쪽에 있다가 먼저내린 친구가 횡단보도에서 날 기다립니다.

친구에게 하소연을 하려고 다가가는데 친구가 턱으로 뒷쪽을 가리킵니다.

-_-엉...??

아...... 아주머니 뒤따라내리셨네요..

미치겠습니다.. 횡단보도에 버스에서 내린 학생들 다 서있는데

또 내옆에서 자꾸 말합니다..

횡단보도 신호가 바뀌자마자 주번이라서 늦었다고 가야한다고 하고 학교로 미친듯이 뛰어갔습니다..

혹여나 아주머니 학교까지 오는건 아니겠지 하면서...

 

그일이 있고나서 동생을 1년동안 '탕탕탕', '교주' 라고 불렸고

다행스럽게도 그 일 이후로는 그 아주머니를 한번도 못뵈었다네요;;

 

- -)여러분, 사이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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