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판에 올라온 휴대폰 명의도용 글을 읽고 제 경우랑 너무 비슷한 경우 같아서...
저도 제가 겪었던 일 올려볼께요.
전 글을 길~게 쓰거든요...
그러니 긴 글을 싫어하시는 분들은 '뒤로가기' 눌러주세요.
전 같이 일했던 언니가 제 명의로 휴대폰을 하나가 아닌 세개를 개통한 적이 있었어요.
물론 전 알지도 못 했고...
신용정보회사에서 요금미납에 대한 최고장이 날라와서 알았죠.
삼백만원이 넘는 금액 이었어요.
스무살때 S통신사 휴대폰 개통한 뒤로 기기변경도 안 하고 계속 써왔는데...
날라온 고지서는 K통신사 요금...
번호를 보니 좀 익숙한 번호더군요.
예... 그 언니 번호였어요.
번호가 좀 여러번 바뀌었는데...
그때 휴대폰 전화번호부 번호 바꾸면서 예전번호들을 수첩에 다 적어놨었거든요...
비교해보니 첫번째 번호 였던가요...-_-;;
화도 안 나고 황당하고 웃기기만...;;
금액이 커서 그랬는지 내 일이 아닌것 처럼 큰일 났다는 경각심도 안 들고...
마침 인터넷에 접속해서 받아야 할 자료가 있어서 아무렇지도 않게 인터넷에 접속해서 메신저도 켜고...
진짜 제 고등학교 동창이 마침 접속해 있던게 저에겐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애의 미니홈피에서 경찰복장의 사람들과 찍은 사진을 봤던 저는 혹시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해서 물어봤더니...
당장 자기에게 오라더군요.
제가 친구 집까지 가는 동안 경찰쪽의 지인들에게 물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방법을 다 알아 놨더군요.
저는 화가 안 나는데, 내 친구는 그 언니 욕까지 하며 화를 버럭 내더군요.
전 그 친구가 시키는대로 같이 이 사태를 어찌 해결할 건지를 먼저 물으러 오 밤중에 그 언니를 만나러 갔습니다.
정말 한산한 호프집 들어가서 얘기하려고 기다리는데...
내 친구는 mp3p까지 들고와서 대화내용을 녹음할 준비까지 하더군요.
그 언니가 오고 전 차분하게...
'내가 집에 갔더니 이런 우편물이 왔다. 언니 휴대폰 번호 아니냐... 이 요금 어떻게 할 거냐...?'고 물었습니다.
내가 신용불량자가 될 판국인데도 전 그 언니를 너무 철썩같이 믿었는지...
왜 그랬냐고는 묻지도 않았네요.
그런데...
그 언니가 정~말 뻔뻔하게 '그 것 때문에 나 불렀니?' 하는데 순간 정말 화가 확 나더라구요.
전 당연히 '미안하다. 사정이 있어서 그랬다. 내가 해결하겠다.' 이런 말이 나올 줄 알았거든요.
제 면상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눈 하나 깜박 안 하고 말 하는데 정말 욱 해서 쳐주고 싶더군요.
제 친구는 저보다 말도 잘 합니다.
어이가 없어 말도 안 나오는데 제 대신 조리있게 제 입장을 대변해 주더군요.
그 언니도 판매직 하던 언니라 어느정도 언변이 있고 제 친구는 제 3자인 입장이라 제 친구랑은 할 말 없다며 대화를 피하려고 했는데...
회사에서 사람을 가르치는 일을 하며 터득한 화려한 스피킹의 위력이 쩔어주더군요.
전 제 친구 아니었으면 말도 못 하고 영락없이 신불자 될 뻔 했습니다.
한 번 욱한 뒤론 심장이 떨리고 자꾸 흥분돼서 자꾸 언성이 높아지려고 하고...
근 30분간 심각하게 대화했는데 답이 안 나와서...
결국 제 친구가 112에 신고 했어요.
신고가 들어간 뒤론 그 언니 행동 180˚ 변했어요.
미안하다고 싹싹 빌면서 제 친구 말리더니 경찰이 출동했다는 말 듣고 저를 계속 딴데로 끌고가더군요.
제 친구가 봤기에 망정이지 저 완전 끌려가서 협박당하는 줄 알고 순간 식겁했어요.
제 친구가 제가 끌려간 방향으로 안내해서 경찰아저씨들이 차타고 와서 저, 친구, 언니 셋이 지구대에 갔어요.
정황을 말하고 고소하려 그런다 했더니...
경찰아저씨가 저에게 신분증을 빌려준적 있느냐 묻더군요.
예전에 같이 일 하던 시절에 전 그 언니에게 일반은행 계좌를 개통해 준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자기 명의로 된 계좌를 알게되면 돈을 빼가려고 한다고 해서 만들어 준 거였어요.
거래하기 쉬우라고 현금카드도 발급해 줬는데...
언젠가 지갑을 잃어버렸다며 카드 재발급 받아야 한다고 신분증 사본이 필요하다 더군요.
제가 다시 발급 받아서 줄 수도 있지만 그 땐 일하던 매장이 다른 곳으로 바뀌어서 계좌 개통해준 은행이 없는 동네여서...
그냥 아무생각없이 '그러마~'하고 fax로 보내준 적이 있었거든요.
그 얘기를 했더니 나보고 신분증 사본을 그렇게 함부로 넘겨주면 안 된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언니에게 어디서 받았냐고...
물었더니 K통신사 대리점에서 받았답니다.
현금카드 재발급 받으라고 보내준 건데...
그 언니 말로는 자기가 개통시켜 달라는 말도 안 했는데 대리점 사장님이 fax를 받으시더니 그냥 개통 시켜줬답니다.
경찰아저씨도 황당했는지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라' 하시는데 끝까지 진짜랍니다.
어쨋든 저는 그언니 집주소, 주민번호, 연락처등을 알아내고 일단 그 언니에게 이틀의 시간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동통신 가입서를 얻어야 한다고 해서 K통신사에 전화했더니 맴버쉽서비스센터라는 곳에서 신고해야 한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이용내역서 조회해 보니 휴대폰으로 결재한게 많더군요.
그래놓고 요금을 안 내니 연체된 체로 강제 해지 된 거였습니다.
일단 기다리는 동안 제 다른 볼 일을 보다가 명의도용번호를 신고해야 한다고 해서 맴버쉽센터의 다른지점을 다시 찾아가 신고하러 왔다고 했더니...
직원 曰,
"고객님 명의로 가입되신 번호가 두개가 더 있으시네요. 같이 신고하실 건가요?" 라며 친절하게 묻더군요...~_~+
예... 그 언니가 제 명의로 개통한 휴대폰이 두개가 더 있는 겁니다.
하나는 백만원돈이 연체 되어 있고, 나머지 하나는 칠십만원 돈...
그 중 금액이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삼백만원짜리가 최고장을 날린 거였습니다.
다합치면 사백만원이 넘는 금액...\_\;;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원래 이 회사는 가입할때 신분증과 본인이 맞는지 확인 안 해요?" 했더니...
직영점과 대리점까지는 회사가 관리하지만 여러 통신사를 같이 판매하는 판매점들은 관리가 안 된다고 하더군요.
죄송하다는 말만...-_-^
신고 접수증 하나 쓰기도 귀찮은데 세장쓰고...
또 고소는 왜 피의자 지역에서 접수해야 한답니까??
구리시까지 왕복하느라 짜증 제대로...--^
그리고 가입처리서 말인데요...
고소하려면 가입처리서도 증거로 내야한다고 하더군요.
대리점에서 다 보관하고 있으니 전화해서 달라고 하라고 해서 전화했는데...
뭐, 개인정보보호 때문에 경찰에서 직접적으로 달라는 말 없으면 안 준다나?
'예~'하고 전화끊고 다시 구리시 경찰서 형사님께 전화했더니...
형사님이 대뜸 욕을 날리시며...
"어느 미친 새X들이 그딴 말 지껄입니까? 본인이 본인 서류 달라는 건데 당장 내놓으라고 하세요!!"라고 소리를...;;(왜 나한테 소리침? 내가 잘못 한 거 같잖아~!!--^)
맴버쉽센터 통해서 개통대리점 전화번호 다 알아내서 가입처리서 다 fax로 받아냈어요.
전부다 구리시 쪽 판매점...
그 때가 막 새로 직장에 입사했을 때였는데...
2월말에 최고장 날라와서 3월초까지 그 일에 매달리느라고...
입사한지 3일만에 부장님께 말씀드리고 3, 4일 정도 휴가 얻고...--;;
진짜 짜증나서...
혹시나 다른 통신사에도 나몰래 가입했을까봐 L통신사, S통신사에도 알아봤는데 다행히 없더군요.
친구는 액땜 크게 했다고 생각하라며 위로했는데...
그 때는 그냥 속 좀 상한 정도여서 '그래~'하고 말았는데...
진짜 액땜은 액땜이었나봐요.
그 사건 때문에 또 사람 믿다가 사기 당할 뻔 했는데 다행히 안 당했어요.
일이 그렇게 되니 그 언니에게 고마워해야 하는 건가 생각까지도 들던...
뭐 그랬던... 아마 그 언니 벌금형 받았을 거예요...
지금은 뭐하고 사는지 가끔 생각이... 정말 친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