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할 때 내 마음은 바다로 갑니다.
파도에 씻긴 희모래밭의 조개껍질처럼 닳고 달았어도
늘 새롭기만한 감사와 찬미의 말을
한꺼번에 쏟아 놓으면
저 수평선 끝에서 빙그레 웃으리는 나의 하나님
기도할 때 내 마음은 하늘이 됩니다.
슬픔과 뉘우침의 말들은 비가 되고
기쁨과 사랑의 말들은 흰 눈으로 쌓입니다.
때로는 번개와 우박으로 잠간 지나가는 두려움
조용히 빛나는 내 기도의 하늘
이 하늘 위에 뜨는 해, 달, 별, 믿음, 소망, 사랑,
기도할 때 내 마음은 숲으로 갑니다.
소나무처럼 푸르게
대나무처럼 곧게 한 그루 정직한 나무로 내가 서는 숲
때로는 붉은 철쭉곷의 청순한 언어를 피워내며
한 송이 꽃으로 내가 서는 숲
사계절 내내 절망을 모르는 내 기도의 숲에 서면
초록의 웃음 속에 항상 살아 계신 나의 하나님
******이해인님의 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