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중에는 울산(직장생활 하느라 사택에 거주), 주말에는 부산(원래 우리집)에 사는 평범한 20대 후반 회사원입니다. (늘 이렇게 시작하더라구요-)
지난 일요일(12/13) 부산 서면에 친구 결혼식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접촉사고를 당한 일화를 소개드리고 싶어 처음으로 판에다가 글을 씁니다-^^
때는 일요일 오후 4시경, 친구 결혼식을 마치고 서면에서 저희 집(해운대)으로 쌩쌩 잘 넘어와서는 양운고 인근 사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를 대기하는 중이었습니다.
제 카오디오에서는 박봄양의 You & I 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전 조용히 음악감상하며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난데 없이 뒤에서 쿵!! 아~~ 누가 내차를 들이 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본연적으로 들었고, 운전을 해온 이래 사고 자체가 첨이라 적잖이 당황도 되더라구요-
그 상황에서 목뒷덜미를 잡을까 말까.. 아님 사고유발자를 초긴장시키게 한다는,
핸들에 고개를 쳐박고 무거운 머리로 경적을 지긋이 누르기!! 를 할까 말까..하는
그런 이론적인 생각은 그 당시에 전혀 들지 않더군요-;;;
경황이 없는 제몸뚱아리는 젠틀하게 비상등만 켜고 하차하게 되었습니다.
(그냥 몸이 자동으로 그렇게 반응했음;;)
차문을 열고 땅에 발을 내딛고 뒤로 돌아보니 그제서야 아차..뒷덜미를 잡았어야 했는데..잡을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한눈에 봐도 부유, 도도해보이시는 짙은 그레이 bmw7 께서 떡하니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넘 솔직한가요;;)
그런 생각을 품은채 제 차 문을 닫고 차 후미로 다가가니 bm이랑 내 차 궁둥이는 조심스럽게 아직도 입맞춤 중-..
그렇게 멍- 하니 차가 부딪힌 모습을 요리조리 지켜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차 차주는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뭥미?! 내릴 생각을 안하는거 아니겠습니까!!
아니 피해를 줬으면 내려서 미안하다는 한마디와 더불어 혹시 다치지는 않았는지 걱정해 주는 것이 사람이 살아가는 인지상정인 것을;;
그래서 그 차주를 보려 bm이 곁으로 다가가 보니 한 할머니께서 잘 보이지도 않은 선팅된 창문안에서 분주하게 손짓발짓으로 의사전달을 하시더군요-
분주한 손짓은 제게 말하길 "좌회전 신호 받아서 안전한 곳으로 정차시키고 이야기 하자"는 희귀망측한 수화였습니다 -_-;; (난 어찌 알아들은 건지..)
저보다 나이가 지긋하신 분이지만 기분이 좋지만은 않더라구요- 사과도 없이 말이죠-
저는 그렇게 분노게이지가 약간 상승한채 좌회전 신호를 받아 안전한 곳에 정차를 했고, bm이랑 내차 궁둥이가 입맞춤을 하느라 보지못했던 내 차의 상태를 확인하러 후다닥 차 후미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생각보다 제 차가 안찌그러져 있더라구요-;;; ㅎㅎ
차가 괜찮아서 다행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조금전에 올라간 내 분노게이지가 스스로 민망하기도 하고;;
쿵 하는 순간은 내 몸과 목이 분명 출렁거릴정도 였는데- 차의 상태는 약간의 움푹 들어간 찌그러짐 정도- "별거 아니네"라는 생각이 들 정도- 였습니다.
제가 차 상태를 확인하는 중에 할머니께서는 본인 차를 정차하시고 제 곁으로 오시며
다급히 말씀하셨습니다-
"아이고 미안합니다. 미안해요 총각. 다치지는 않았어요? 차도 새차 같은데~
(새차 아님 -_-::) 정말 미안해요. 우짜노- 뒤에 손녀가 혼자 타고 있는데,
손녀가 울어서 돌보다가 그랬어요. 많이 놀라셨죠?
혹시 누가 옆에 타고 있지는 않아요? 다치시진 않았는지..
오늘 오전에도 주차장 기둥에 차 옆을 긁었는데....
(직접 옆으로 저를 끌고 가셔서 보여주심) 주저리주저리.. 블라블라..
손녀 이발해주고 애(자식)들한테 데려다 주는 중이었어요... 주저리주저리...블라블라"
저의 분노게이지가 올라갔던게 미안해질 정도로 진심어린 사과를 하시더라구요-
할머니의 어투와 표정에서 그 마음을 느낄 수 있었구요-
심지어 아까 사고 당시는 놀랐을 어린 손녀도 달래야 했을 것이고, 본인도 적잖이 당황하셔서 차에서 못내리셨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보다 나이 많으신 어른께서 진심으로 미안해 하시니 정말 마음이 훈훈하게 풀리며 급평정심을 되찾게 됩디다-;;; (넘 단순한가;;)
그렇게 저는 평정심을 되찾아가며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나: 어머님, 생각보다 괜찮네요- 많이 표시 안나네요- 뭐 이정도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이건 제 명함이구요- 혹시나 모르니, 어머님 혹시 명함가지고 계세요?
정말 진심어린 사과를 받았고 차에도 손상이 크지 않은 것 같아 그냥 집에 가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명함을 달라고 한건 혹시라도 나중에 목 등 제 몸이 아플까봐 만약을 대비해야겠다 싶었어요- 연락처라도 받으려구요- 그러자 할머니 왈-
할머니: 저기, 총각- 전화번호 불러 줄게요. 010-0000-000
명함이 없으신것 같더라구요-
나: 어머님, 뭐 적을 만한거 없어요? 제가 펜이 없어서-
할머니: 아- 휴대폰에 번호 찍어요- 다시 불러드릴 게요-
진짜 경황이 없었던지 저는 메모할 종이랑 펜만 찾았고
휴대폰에 입력하면 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거죠 ㅋㅋㅋ
할머니: 010-0000-0000. 아이고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총각 000호텔 뒤에 제가 잘 아는 카센터가 있는데, 거기가서 차 꼭 맡겨요
박사장한테 총각이름이랑 말해 놓을테니깐 거기가서 제 이름 말씀하시고
차 맡기면 범퍼 깨끗하게 수리해 줄거에요. 제가 거기 단골인데,
거기 잘 고쳐주니깐 꼭 차 맡기세요- 정말 미안합니다-
그리고 차 수리기간 길어지면 렌트차도 해줄테니깐 그렇게해요- 정말
미안합니다.
그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순간 제가 뻥- 찌드라구요-
이야 이분이 사고를 많이 치셔서(?) 카센터 사장까지 알 정도구나-
본인 이름만 대면 사장도 알고 알아서 수리해줄 정도니-
돈이 많으시긴 한가부다- 전 괜찮다고 말씀드렸는데- 수리에 렌트까지;;
이야 그리고 정말 고마우시다- 표도 잘 안나서 제가 괜찮다고 말씀까지 드렸는데-
그걸 굳이 고쳐주시려고 하시고- 등등 수많은 생각이 났습니다.
특히 말씀 말미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그렇게 진심으로 사과하시는 마음이 정말 고맙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래서 네네 라고 인사드리고 제 차로 돌아가는 중
할머니의 마지막 한마디-
"총각- 화안내서 고마워요- 어떤 사람들은 정말 화를 많이 내는데-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저도 그렇게 말씀하시는 할머니께 쭈뼛쭈뼛 인사를 드리고 제차로 돌아와 집으로 무사 귀가 했습니다.
귀가한 뒤 한 20분이 지났을 무렵- 그 할머니와 카센터 사장님께 연이어서 전화가 오더라구요-
할머니께선 정말 미안하다는 말씀의 반복- 그리고 꼭 차 수리 받으라는 당부-
카센터 사장님께서는 OOO님이 예약해 두신 상태니 언제든 와서 이름이랑 차 맡기라는 당부-
그렇게 이번 사건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참 제 맘이 좋아지더라구요-
앞에 말씀드린대로 전 주중엔 울산, 주말(금욜밤~일욜밤)엔 부산에서 생활하는데
그래서 금욜에 퇴근하는대로 차 맡기러 갈까 싶습니다.
주중에 맡기려면 일하는 특성상 차를 렌트해야하는데 주말 내에 수리가 끝나면 렌트할 필요가 없을 것 같거든요- 그 고마운 마음에 렌트비라도 쓰고 싶지않은 마음이네요-
(물론 그분께는 렌트비가 껌값이 될 수도 있지만-)
암튼 이 이야기를 제가 써내려간 결론은-
접촉사고가 났을 때, 주로 언성 높이고 얼굴 붉히는 그런 장면들만 많이 봤는데
이럴 수도 있다는 걸 알려 드리고 싶었습니다.
우선 그 할머님께서 진심으로 사과를 하셔서 저도 좋은 마음이 들었던 것 같구요-
(안그러셨음 저도 얼굴을 붉혔으리라 생각합니다.)
암튼 제 경우는, 좋게좋게 배려하는 마음으로 해결하려 했을 때 결과까지 좋아진 경우 인데, 이런 사례가 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차막히는 곳에서 고래고래 목소리만 크면 이긴다는 생각으로 싸우시는 분들이 종종 있으신데, 그게 좋은 해결책이 아닌 것 같다는 걸 몸소 느꼈거든요-
서로 웃으며 배려하며 사는게 좋잖아요^^
다쓰고 보니 별거 아닌 내용을 너무 길게 써내려갔다는 생각이 많이 드네요-
글 재주가 없는 놈이 처음 판이라는 곳에 글을 적다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지루하셨다면 미안하구요- 네이톤 유저 여러분들의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빌게요-^^
재미없는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