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거한지 벌써 15개월 남짓되어 가네요.
나름 축복받고 결혼했지만
의사아들 둔 시어머니 눈에는 제가 별로 차지 않았구요
시댁문제로 좀 시끄러운 신혼을 보냈어요
덜컥 임신해서 아이를 낳았구요..
울 아들 이제 2돌 되어갑니다.
저한테는 너무너무 사랑스럽고 소중한 아이입니다..
그런데 시댁쪽에서는 손자나 아기를 그다지 귀하게 여기는 눈치는 아니신거 같더라구요.. 윗사람이 먼저다.. 뭐 이런 분위기임..
신혼 때부터 남편하고 좀 티격태격햇구요
실은 임신 내내 불안불안했어요..
직장도 없는 제가.. 갑자기 버려질 것만 같은..
혼수는 아파트 1억 해갔는데...
그래서 아기를 낳으면 바로 직장을 구해야겟다고 생각했어요.....
시댁에서는 뭐 바라는 게 많더라구요..
1억으로는 택도 없으니
결혼 후에 이것저것 많이 바라셨어요..
그걸 잘 안 들어주면 문제가 생기고.. 생기고 생기고....
그러다가요,. 명절 날
우연히 시집 식구들과 남편이 둘러 앉아 제 흉을 보는 걸 보고 말았습니다..
전 건너방에서 잠시 아기 재우고 저도 눈 붙이는 중이었거든요..
시동생 말에 따르면 제 남편이 저때문에 불행하다는 군요...
솔직히 울컥 했어요.
우리 남편은... 참 이상하게도 아내와 아기보다
친구나 형제, 어머니와 같은 주위분들의 의견을 더 반영하더라구요
심지어 저랑 결혼하는 것도 주변 사람들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_-;
암튼.. 그 일로 남편에 대한 믿음이 깨졌고..
완벽주의자에다가 (청소도 잘하고.. 돈 관리도 잘함) 스스로 프라이드도 높은
이사람이 점점 힘들어졌어요.
자기가 기분 좋으면 저한테 잘해주는데 기분 나빠지면 -_-
생활비고 뭐고 다 끊겨요
만삭의 몸으로 그런 상황이 반복되니까 넘 불안해지고..
그러다가 어느 날 남편이 텔레비전을 부수고..
전자렌지를 던졌어요
시댁 문제로 사이가 많이 나빴는데,
제가 화해의 메시지를 보냈거든요
그래서 너같은 거 하고 살아주잖아!
뭐 암튼 이러면서 완전 신경질 내고 물건 부숨..
아기 너무 놀라서 울고요..
전 그 길로 경찰서에 신고를 했습니다.
파편들이랑 깨진 물건이랑 보니까 이건 아니다 생각이 들더군요..
남편이 화가 나면 물건 부수는 버릇이 있어요.
하지만 제가 신고한 것에 더욱 배반감을 느낀 남편은 완전히 저를 외면했고
그렇게 저희 부부의 별거는 시작되었습니다..
전 다시 직장 잡고 아이 키우느라 정신 없었어요..
자리 잡는 게 최우선이었구요...
중간에 몇몇 남편을 찾아가 대화를 시도했지만 모두 허사였어요
심심하면 전화하던 시어머니의 전화도 그렇게 끊겼구요.
15개월 지나고 제 생활이 모두 안정된 지금..
이렇게 남편과의 사이를 내버려두면 안된다고..
전화 번호도 바꾸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연락처와 거취를 절대로 저에게 알려주지 말라는 당부를 남기고..
결론은 본인도 돈 잘 벌고 잇더라구요 ㅋㅋㅋ 별것도 아님서..
하지만 마누라가 모르는 게 어딨습니까
시댁식구들 친구들 남편 연락처 모른다고 발뺌했지만~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참내 시키는 대로 하는 사람들은 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
저 다시 남편을 만나러 가며
머릿속에 단 한가지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우리 아들..
우리 아들.. 좋은 아빠 밑에서 사랑받고 살게 해주고 싶다구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슬하에서 사랑은 아낌없이 받고 자라고 있습니다만..
이 녀석도 좀 더 크면.. 아빠를 찾을 거라구..
동네에서 다정한 아빠랑 아들을 보면.. 문득 제 시선을 멈춰지더라구요..
우리 아들의 아빠.....
친아빠가 가장 좋을 거라는 생각에..
그 생각 하나로
남편에게 다 숙이기로 했어요
15개월 간 단 한번도 찾아오지 않고 아들 얼굴도 보러 오지 않고.....
생활비는 고사하고 연락처마저 바꾼 그사람을..
만나러 갔습니다.
허나..
저를 사람취급도 안하더군요.
말을 해도 들은척 만척
전 계속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다 무시했어요
돌아오는 길에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이제 정말 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 아들한테 너무 미안해서 어쩌죠..
전 정말 좋은 엄마가 되어줄 자신이 있는데..
아기 입장에서는
엄마가 없으면 엄마가 보고 싶고
아빠가 없으면 아빠가 보고 싶을텐데
전 이 결혼에 아무 미련도 없어요..
제가 다시 남편을 찾아간 건.. 제 행복은 생각하지 않았어요.
이혼하게 되면 재혼부터 생각해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인생.....
외롭게 살기보다는 함게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요...
남편이라는 사람
법적인 존재일 뿐이에요
사랑도 돈도 주지 않고 우리와 생활도 안해요..
심지어 결혼전에 우리 아버지가 해주신 1억도 고스란히 다 챙겨갔어요.
나중에 우리 아들한테 뭐라고 그러죠?
걍 외국에 갔다고 할까요?
아들을 위해서 전 어떻게 해야 하죠?
남편과의 화해는 다 물 건너 갔구요
그 사람 마음은 기적이 일어나지 않은 한 바뀌지 않을 거에요
절대 이혼 안하고 아들이 성년이 되면 남편과 헤어질 생각도 하구요.
전 남편 어떤 식으로는 용서 못해요. 절대로..
아니면 빨리 정리하고 사랑을 주는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상처받고 자랄까봐 너무 걱정이 돼요..
아들을 위해서 뭐든 다 해주겠다고 생각했는대..
제가 너무 무능하네요...........
이혼을 준비중인데..
남편은 이혼을 원하면서도 또 합의이혼은 싫다고 하네요
저더러 소송하랍니다.
정말 4차원이라서 이해가 안됩니다
혹시 이혼하기 싫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도 했는데
저를 벌레보듯 합니다.
남편은 확실히 이혼을 원하고 있구요
왜 저렇게 개기는 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지금도 전화 절대로 안 받고 다 씹어요.
그래서 이혼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