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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마케터(전화상담원) 직업의 경험담과 실태

꾸꾸 |2010.01.04 03:09
조회 5,798 |추천 3

우선 내용이 깁니다만 여기 많은분들이 알바 경험담을 올려주셨길래 저도 경험했던걸 한번 올려볼까 합니다.

사실 텔레마케터는 알바라기보단 직업의 일종이긴 하지만.. 정규직도 아닌 계약직인데다 잠깐하고 그만뒀기에ㅋㅋ

 

먼저 제 소개부터 하자면 전 올해 24살의 건장한 남성입니다. ㅎㅎㅎ

제가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모 홈쇼핑에서 텔레마케터(인바운드)로 일했었습니다.   보통 텔레마케터란 직업이 여성분들이 많이 선호하시지만 요즘 취업난도 심각하다보니 남성분들도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이죠...

특히 각종 취업사이트에 보면 끊임없이 올라오는 직종중 하나가 보험사, 카드사, 통신사, 홈쇼핑등에서 전화상담원, 즉. 일명 텔레마케터를 모집하는것을 보실 수 있으실겁니다.

처음에 구인 공고를 보고 급여라던지 근무환경, 근무시간대등도 나름 괜찮고 응대만 잘하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텐데 왜이리 자주 올라오지 생각했었죠..

막상 하는일도 없고 해서 작년 10월경 모 홈쇼핑에 텔레마케터로 한번 지원해보기로 결심하고 과감히 이력서를 내밀었습니다.

그러고 한 1주일이 지났을까... 서류 전형의 결과는 '합격' 이었습니다.

합격된 기쁨에 이틀 뒤 바로 면접을 보았죠...

면접관께서도 긴장없이 차분하게 면접을 잘 이끌어주셔서 크게 어려운건 없었습니다.   그냥 간단한 본인 소개, 지원동기, 취미등을 물어보더군요.

면접 본 다음날 바로 면접 결과가 나왔는데 역시... '합격' 이었습니다. ㅎㅎ

이후 다음주 월요일날 교육과정이 있으니 교육받으러 나오라고 하더라구요.

교육은 약 1주일간 8시간정도 진행되었고 처음에 생각보다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강사분들이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셔서 금방 따라올 수 있었죠...

모든 교육과정이 종료되면서 제 마음속엔 '알고보니 그리 어려운것도 아니네..  앞으로 정말 열심히 해봐야지... 드디어 나도 직장이 생기는건가?' 라는 뿌듯함과 자신감을 안고 집으로 돌아와서 다음날 출근에 기대감에 부풀었습니다.

다음날 드디어 자리 배치가 되었고 해당 팀장님이 자기소개와 이것저것 업무에 관한 설명을 다시 짚어서 해주시더군요.

 

드디어 회사에 입사하여 실무에 투입, 이제는 고객이 아닌 상담원이 되어 직접 고객을 응대해야 하다보니 한편으로는 긴장도 많이 되더라구요.

처음에 응대하면서 이것저것 실수도 많이 하게되면서 옆에 먼저 입사하신 선배님이 제가 하는걸 보고 업무 적응할려면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면서 한번 부딪혀봐야 안다고 귓속말로 얘길 해주시더군요.

그러다가 이틀, 사흘이 지나니 나도 모르게 고객들을 응대하는데 점점 능숙해지고 있었고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미리 파악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입사후 약 1주일이 지났을까.. 제가 모르고 있던 상황이 일어났습니다.

팀장님이 갑자기 개인메신저로 저를 부르더군요.  

'내가 뭐 잘못했나? 왜이러지?' 부르는순간 갑자기 긴장되고 수만가지의 생각이 제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팀장님이 갑자기 하는 얘기가 '지금 뭐하시는거냐고.. 왜이렇게 화장실을 오랫동안 다녀오냐고...'  라고 하더군요.

처음에 분명 화장실 다녀온다고 얘기까지 했었는데...

알고보니 휴식모드를 최대 10분이상 쓰면은 안된다고 하더군요.

시간을 체크해보니 저는 15분가량 휴식모드를 해놓았더라구요.

교육기간때 듣기로는 근무시간 8시간중 점심시간 1시간 제외하고 휴식시간은 최대 1시간까지 사용 가능한걸로 알고있는데 그것이 10분x6회=60분 이렇게 나누어서 사용할 수 있다는것이었죠..

한편으로는 조금 어이가 없긴했지만 회사 규정이 이러니 어쩔수 없겠지 하면서 다시 업무에 돌입했습니다.

또 며칠이 지나고 팀장님이 다시 저를 부르더군요.

그러고는 휴게실로 따라와보라면서... 다짜고짜 '지금 뭐하시는거에요? 일 하실 생각은 있으시긴 한건가요?' 도대체 뭘 잘못했길래 이런 얘길 하는건지...

또 알고보니 휴식을 너무 많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뭐라더군요. 

휴식이 최대 1시간인데 본인만 지금 50분이나 사용했다고... 참나... 고작 이 이유로 나를 오라 가라 한건가? 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저는 참다못해 당사내 인사과에다가 한마디 했었죠.. 

원래 법적으로도 4시간 근로시 휴게시간 30분, 8시간 근로시 휴게시간 1시간으로 규정되어있는데 아니냐고...

그러니 하는말이 "최대 휴게시간이 1시간이긴 하지만 저희 회사는 그런거 없다고.. 휴식도 1시간 다 쓰면 눈치보여서 안된다며 특히 연말이나 전화 많이 들어올때는 10분도 쉬기 힘들다며 일이 빡셀테니 각오해야된다" 라고 하더군요.

이 말을 듣고는 업무를 하다보면서 점점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전화가 많이 걸려오는 시간대는 일체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헤드셋을 빼선 안되며 화장실도 갈 수 없고 물 마실 여유 조차 없습니다.  

그 시간대가 짧으면 괜찮겠지만 어쩔때는 1~2시간씩 지속될 때도 있습니다.

특히 그 시간에 점심시간이 있으면 점심도 늦게 먹거나 혹은 1시간인 점심시간을 30분내로 먹고 와야합니다. 

또한 전화를 받을 때도, 물 마시러 갈때 조차 일일이 팀장한테 보고해야하구요. 

막말로 '딴 생각하지말고 닦치고 앉아서 전화만 받아라' 이말이죠...

팀장은 사내메신저로 감시하고 있고 옆자리에 있는 선배(일명 부팀장)는 자리에 있나 없나 전화 받고 있나 돌아다니면서 수시로 감시까지 하니...

눈치까지 봐야하니 일 할 맛이 뚝 떨어지더군요.

무엇보다 더 압박인건 휴식시간이 초과되거나 바쁜 시간대에 상담원이 잠시라도 자리에 없다면 해당 팀장이 상담원 찾으러 여기저기 다니거나 개인 핸드폰으로 수시로 연락한다는겁니다.   이건 사생활 침해도 아니고 무슨..-_-;;

막상 찾고나면 팀장이 위에 실장한테 가보라며 실장한테 경고받고 경고 누적되면 시말서까지 써야하죠...

 

문제는 비단 휴게시간 뿐만이 아닙니다.  업무에 있어서도 가르쳐 준 대로 할 뿐인데 팀장이나 옆자리 있는 선배가 하는말이 "왜 이 업무를 본인이 하냐면서.. 왜 마음대로 처리 하냐면서..." 이건 나중에 업무 어느정도 적응되어야 처리 할 수 있는건데 너무 앞서가는거 아니냐며 만일 실수생기면 본인이 책임질거냐며, 선배가 괜히 지켜보고 있겠냐며 모르는건 좀 물어봐달라고 얘기를 해대더군요.

또 막상 모르는 부분이나 까먹은 부분 물어보면 '이것도 모르냐며.. 도대체 어디서 뭘 듣고 뭘 배웠냐며.. 상담원 할 수 있겠냐는등..' 사적인 얘기까지 별의 별 잔소리를 다 해대서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어찌해야할지.. 이제는 말 걸기조차 무서울 정도고 점점 그만두고 싶은 생각이 앞서더군요.

 

근무시간이나 복지에 있어서도 역시 문제는 있었습니다.

처음에 구인공고에는 점심시간 1시간 제외하고 8시간 근무라고 되어있었지만 인기상품이 있거나 바쁜 시간대에는 경우에 따라 30분에서 1시간 일찍 출근하거나 혹은 늦게 퇴근합니다.

한마디로 잔업이 있다는건데 가끔 있으면 몰라도 거의 1주일에 2~3번은 있더군요.  이런것도 공고낼때 미리 공지를 했어야 하는게 아닌지...

더군다나 1분이라도 지각시에는 지각비 혹은 그날 일당에서 깎이기까지 합니다.

또한 복지도 사내 휴게실, 헬스장 구비등 여러가지 있지만 정작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은 거의 없고 구인공고와 맞지 않는 부분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는..

 

그동안 알고보니 왜 이제서야 텔레마케터 공고가 다른 직업보다 유독 많이 올라오는지를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특히 고객을 응대하는 부분의 스트레스, 상사의 압박에 따른 스트레스등 여러가지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것이죠..

고객에게 욕을 먹거나 혹은 상사에게 잔소리를 듣고 나서도 아무렇지 않은척 친절한 목소리로 고객을 응대해야하니 한마디로 X밟은 기분이랄까요?

그렇게 티격태격하다가 약 두달간 버티고 연말 시기 맞춰서 그만두었는데 텔레마케터 공고 올라오는거 보면 거의 1주일에 한번씩 올라올 정도로 이직율이 높고 그만큼 그만두는 사람도 많다고 하더군요.

어쩐지 제가 근무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신입이 들어오고 있더라 했더니...

거기다 면접도 대충 기본적인것만 물어보고 합격을 했으니 말입니다..

오죽하면 그곳에서 고작 1~2년 일해서 팀장 승진할 정도라니 말 다했죠..

제가 일하던곳의 팀장도 나이 28밖에 안된 젊은 사람이더군요.

 

처음에 급여도 괜찮고 복리후생도 나름 괜찮다 싶어서 막상 지원했더니 텔레마케터란 직업의 실태를 이제서야 확실히 뼈저리게 느끼고 깨달았네요.

저는 홈쇼핑이었는데 다른쪽은 어떠한지 모르겠지만 가급적이면 텔레마케터는 인바운드든 아웃바운드든 지원하시는거 별로 추천해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아는 선배 경험담을 들어보니 상담원 일을 하다 심한 경우는 귀 고막이 손상되거나 혹은 환청이 들리는 경우까지 있다고 하더군요.

아무래도 쉴 틈 없이 헤드셋을 끼고 일하며 전자파를 많이 받다 보니...

본인 역시 환청이 들리고 스트레스로 인해 장염까지 걸렸습니다.

몸 상태가 좋지않아 목소리도 좋지않음에도 불구 끝까지 전화 받으라며 강요하고 이건 다시 생각해봐도 현대판 노예가 따로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정규직도 아니라 계약직인데 말이죠.. 물론 잘하면 정규직 전환되지만..

 

물론 일이라는게 쉬운일은 절대 없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자주 올라오는 회사나 직업은 그만한 이유가 다 있으니 지원 전에 유심히 살펴볼것을 권합니다.

 

텔레마케터... 겉으로는 맘만 먹으면 쉬워보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답니다.

 

이점 참고하시기 바라고 궁금한점 있으면 댓글 남겨주세요~

 

그럼 수고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ㅎㅎㅎ

추천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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