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다른 풍경이기에 멋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만났을 때,
서로가 지니고 있는 다른 풍경에 끌리는 것이다.
그때까지 혼자서 쌓아올린 풍경에
'일시적인 변덕'은 우리집에서나 통하는
농담이며,
진실이며,
결론이며,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상비약이다.
남편과 함께 있고 싶은데 모든 것을 함께하고 싶은데,
더 이상 이런 마음이 불거지면 좀 이상한 게 아닐까 싶어 불안할 때도 있다.
함께 있고 싶다기보다 함께 있지 않으면 더는 함께 있을 수 없을 듯한 느낌.
함께 있으면서 만난지 두 달 밖에 안 된 연인들처럼 들러붙어 있지 않으면,
내 마음을 잃어버릴 것 같다.
함께 있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지 않게 해줘, 하고 생각한다.
절실하게, 어쩔 줄 몰라 하는 내게 남편은 말한다.
"그건 일시적인 변덕이다."
나는 그 말의 정당함에 안심한다.
어느 모로 보나 우리 부부의 관계는 정상이고 안정적이라고 착각할 수 있다.
"그래"
라고 나는 말한다.
그래, 가령 함께 있지는 않아도, 함께 있지 않아도 괜찮다고는 생각하지 않겠지하고.
신나게 부부 싸움을 하면서 화가 나서 이성을 잃고 고함을 지르다가
혼자서 황량한 장소로 나가버리는 일이 있다.
끝났다고 생각한다. 나갈 때다. 나갈 때다. 아무튼 가야한다, 아무튼.
현관을 가로막고 선 남편이 말한다.
"일시적인 변덕으로 그런 짓 하면 안 되지."
나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그 고답적이며 어리석은 울림에 그만 웃음을 터뜨린다.
"이게 일시적인 변덕이라면 결혼은 항구적인 변덕이겠지."
[에쿠니 가오리 - 당신의 주말은 몇개입니까? 中 풍경편- ]
풍경이라는 제목과
일시적인 변덕이라는 내용은 왠지 들어맞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무슨 연관성을 가지고 풀어나간걸까..
에쿠니 가오리는 항구적인 변덕이라는 결혼을 이야기하면서
서로가 본 다른 풍경에 매력을 느낀 남과 여의 이끌림..
다른 풍경이지만, 대상에 대한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느낌은 합치했기 때문에
다른 느낌이지만 동질감을 느낀것은 아닐까?
일시적인 변덕을 부리는 이유...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옆에 없어서는 안되는 그런 존재이지만,
정작 그 사람과 싸우는 경우도 있고, 화를 내고, 소리를 지르는 경우도 있다.
서로 만나면 남편 혹은 남자친구의 안좋은 부분만 이야기하는 친구도
헤어지지 않는 이유를 보면, 다 이유가 있다.
이유가 너무도 다들 다양해서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옆자리의 부재 자체가 싫어서 헤어지지 않는 이도 분명히 있다.
나도 일시적인 변덕이 부리고 싶구나..
항구적인 변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