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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동 산책길] 금호동의 유래를 찾아서..

뮤즈 |2010.02.15 00:30
조회 3,740 |추천 0

오랜만에 집안이 어수선하다.

토요일 당일에 손님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갑자기 청소를 시작한 우리집.

늘 그저그런 단조로운 패턴에서 벗어나서 한 번씩의 변화를 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나는 왠지 짜증이 가득했다.

 

"아... 왠 손님.. 그냥 아무도 오지 말지.."

 

나의 이런 짜증스러움을 눈치챈 우리 모친께서는

크게 아랑곳하지 않은채... 오늘 손님이 오니깐 니 방 제발 청소하라는 엄명을 내리신다.

뭐.. 난 그 소리 전에 벌써 내 방의 어지러이 쌓여있는 책부터..

옮기고 있었고, 책상 위에 끄적여놓은 종이들과.. 종이더미들을 정리한다.

이불을 가지런히 펴서 정돈시킨 후...

요란하게 들리는 진공청소기 소리를 들으며..

'아... 시작이구나...' 하고 생각한다.

 

모친과 나는 고스톱을 칠 줄 모른다.

7년 전쯤인가.. 잠시 배운적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친척네집을 가지 않은 이 후부터는

거의 잊어버린채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뭥미...

집에서 세식구가 모여앉아.. 고스톱을 치기 시작했다.

배워야한다는 것이다.

늘 귀를 거슬리는 말씀을 잘하시는 그 분께서는 이번에도 아니나다를까..

말의 득과 실을 여실하게 보여주셨고..

나는 몇 게임을 하다가..

"하면서 배우면 되지머..."라고 툴툴거리며 내 방으로 돌아온다.

모친은 내게 너처럼 까탈스러운 자식은 어디가서 대접받지 못한다며.. 혀를 끌끌 차신다. (이게 예의에 맞는 표현인가?)

 

나는 머리를 감고 세안을 한다.

그러고는 주섬주섬 트레이닝복을 챙겨입고는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간다.

어제 눈도 내렸겠다. 눈도 쌓였겠다.

운동도 해야겠다 싶어서 나온 것이다.

1시간 반 정도의 마실 동안에 내 귓가에 울려퍼진 멜로디는

Ra.D의 "I'm in love" 이다.

 

 

몇 년째 오르는 계단을 찍어본다.

눈내리는 날의 방문은 처음이다.

설 하루 전날이라서 그런지 오고가는 사람의 발걸음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그곳에는 나 혼자만 있을 뿐이며,

오로지 나에게만 허락된 장소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계단을 오르며... 이어폰을 빼고, 계단이 내는 소리를 들어본다.

"삐그덕, 삐끄덕, 뽀드득, 뿍.."

모두다 쌍비읍이 들어가는 소리들 뿐이었다.

이건 왜일까? 잠시 의문이 들었지만.. 이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바닥에 낙엽 한 잎이 떨어져있었다.

유심히 관찰한 끝에 몇 장의 사진을 찍어본다.

계속 주의깊게 관찰하다보면, 낙엽이 말을 걸 것이다.

"오케이! 바로 여기야 찍어!"

나는 그 순간을 찾아서.. 이리저리 낙엽을 바라본다.

낙엽을 받치고 있는 계단과 계단 위에 쌓인 눈을 바라본다.

마치 엑스맨의 싸이클롭스? 라도 되어서 눈에서 레이저를 발사해 몽창 녹여버릴 것만 같은

강렬한 눈빛으로~~ 치익~~!!! ㅋ

 

 

거울이 세상을 비추고, 모습과 형태, 색깔을 비추듯이..

내 몸에 붙어있는 눈도 그런 세상을 비추고, 관찰한다.

그리고 내 눈으로 바라보는 거울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본다.

오늘은 계단 가로등에 달려있는 반사용 거울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좀 더 가득찬 사진을 원했지만, 내가 보여서.. 그만두었다.

 

 

여기는 "요한의 집"이라고 하는 곳이다.

집 앞의 텃밭에는 날이 풀리면 씨앗이 심어질 것이고, 가을이면 추수를 할테지...

이들은 바로 앞에서 생명의 변화과정을 관찰하고, 가꾼다.

그리고는 그 수확의 결실을 맛본다.

아마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에도 한 번쯤은 찾아올 이곳을 기억한다..

 

 

달맞이봉 초입에 다다르면, 디자인 서울의 일환인지.. 아파트 복지시설의 일환인지 모르지만,

점점 발전해가는 놀이터와 공원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흙밭은 어디에도 없고, 우레탄 바닥이다.

나는 또 낙서를 찾는다.

다른사람이 적어놓은 말들에 관심이 많다.

"소중했던 추억가지고 떠납니다...

 저가(제가)떠나도...

 저는 늘 그 사람들 옆에... 있을겁니다."

 

아마 추측하건데.. 졸업식 이후에 적혀있는 말일 것이다.

아니면 유학.. 뭐 뻔한 소리겠지만, 저가와 제가를 혼동하는 것을 보면,

이는 분명 13살~14살로 넘어가는 어린이 아니면,

16~17살로 넘어가는 어린이의 외침이리라...

만약 19~20살로 넘어가는 어린이라면 내 찾아서.. 엉덩이에 맴매를 해줄테다..!! ㅋ 

 

 

놀이터 미끄럼틀 아래에 들어가본다.

아까부터 물방울이 똑똑 떨어지는 소리가 심상치않다.

그곳에는 고드름이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적중했다.

사진을 찍고.. 나는 자연에 의해서 만들어진 작품을 훼손하는 우를 범하게된다...

사실 그렇게 쉽게 고드름이 떨어지리라 생각치는 못했다.

고드름.. 쏴뤼... 훗..

 

 

잘 보이지는 않지만, 사진의 오른편에는 "꽃보다 남자 쿠준표~"가 적혀있다.

난 X 라는 표시를 강조하고자 위에 빨간색 X에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정작 중요한 낙서는 제대로 찍지 못했다.

 

 

그래... 이 낙서를 적은 이에게 지금 내가 가장 하고 싶은 말도 이것이다.

네가 뭐를 좀 아는구나...

어느 녀석인지 몰라도.. 어린이들이 뛰노는 곳에

이런 민족의 애환이 담겨져 있는.. 개념없는 욕을 봤나..

모든 부정적 감정의 표현은 이 욕하나면 충분하다.

더 이상의 보충설명은 필요없다.

그런데 궁금한 걸 어쩌나? 나는 네이버 지식인에게 질문을 한다.

 

 

아.. 그런 뜻이구나..

너무 좋지 않은 뜻이라서.. 이건 아무래도 사용에 자제를...

그런데 쪽 억측이다..

우린 가끔 "이 XX 놈이!!" 라는 욕도 하는데...

그럼 몸 팔 놈

창놈이라는 뜻인가?

아무튼 쓰지 말자.. 이런 말..

 

 

분명 같은 장소에 같은 낙서를 적는 사람은 다른 사람일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색깔을 보니까.. 왠지 파란색 보드마카펜을 가지고 나와 적은 것으로 보이는구나..

파란 보드마카는 재질에 따라서 적히는 색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나는 발길을 옮긴다.

걷다가 뒤를 돌아본다.

내 발걸음의 흔적이 남긴 길을 찍는다.

누군가 먼저 남긴 흔적이 아니라 내가 제일 먼저 남긴 것이다.

나는 그런 길을 걷고 싶다.

희망사항..

 

 

오늘은 달맞이봉이 아닌 두무개길로 발걸음을 옮긴다.

요즘은 그동안 익숙했던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낯선 길로 가려는 노력이 계속된다.

도전정신도 아니요, 탐구정신도 아니라.

난 왜 항상 익숙한 것만 찾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 답을 하고자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한다.

하던 짓대로 하는 것이 나다운게 아니라

어쩌면 하지 않던 대로 하는 것이 나다울수도 있을것이다.

 

 

이 모습을 보는 순간 숫자 6이 연상되었다.

원형 의자가 동글뱅이고 위에 윗몸일으키기 기구가 짝대기가 되어 6이라고 하는 것같다.

 

 

여긴 벌써 눈이 온 뒤에도 누군가가 발도장을 쿵쿵 찍어두셨다.

조심조심 한 걸음씩 계단을 내려간다.

아직도 갈길이 멀구나... 쩝..

 

 

옥수역에서 구리방면으로 지하철이 가는 모습이다.

그 왼편으로 강변북로에서 차가 씽씽 달리는 모습도 보인다.

설 하루 전이라서 그런지.. 한강주변의 조깅코스도 한적하다

 

 

롯데칠성에서 80년대~90년대까지 과실음료 시장을 주름잡았던 바로 그 "쌕쌕"

이것은 제주감귤 쌕쌕이구나..

알갱이가 탱글탱글이라는 카피를 가지고, 시장공략에 나섰던...

그런데 난 갑자기 코코팜이 생각난다.

대학교 때 1호관 1층 자판기에서만 판매했던 것으로 기억되었던

희소성있던 그 음료 코코팜..

 

 

열심히 가르쳐드립니다. 과외.

20만원부터 시작되는 가부다...

 

 

이녀석은 집이 어딘지.. 날도 추운데 먹이찾아 거리를 헤매는 하이애나? 복실이다..

뒤태사진도 찍었는데, 똥꾸뇽이 어찌나 선명하게 나왔는지..

올리기가 뻘쭘하여.. 그 사진은 피 에이 에스 에스~

 

 

버려진 캔들이 자꾸 눈에 들어왔다.

탐탐의 초코 앤 모카치노구나...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이런 매장용 음료는 캔으로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왠지.. 느낌 떨어진다.

이렇게 들고 마시는 커피는 레쓰비나 맥스웰하우스나.. 이런게 좋다.

다른건 그냥.. 잘 안마시게 된다.

 

 

10년을 금호동에 거주하면서 오늘 금호동 지명의 유래를 처음 알게 되었나니..

옥수역에서 성수대교 방면으로 가다보면, 알 수 있다.

"무쇠막"이라는 것으로 유래된 그 지명은 아래 사진과 같다.

 

                                                                                                                                             

 

 

사진으로만 올려놓으면 텍스트 검색이 안될 수도 있으니까.. 전문을 기록해야짐~!

 

무쇠막

 

무쇠막은 조선시대때 주철을 녹여 무쇠솥, 농구(農具)등을 주조해서

국가에 바치거나 시장에 내다 파는 야장들과 대장간이 많은 지역으로

이곳을 무수막, 무쇠막, 무시막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그래서 전에는 "왕십리 배추장수"와 함께 "물쇠솔 솥장수"라고 일컬어 왔으며

무수막, 즉 수철리를 한자음화해서

"금"은 철(鐵)에서 인용하고

"호"는 수(水)에서 인용하여 금호동이 되었다.

이곳은 옛날 토지가 비옥하지 못하고 경작지도 적지만 주민들이

근검하기 때문에 토지를 잘 활용해서 과수원을 경영하여

복숭아가 많이 산출되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아하 이런 것이었구나..

초등학교에서 숙제로 내주는 내 고장의 유래찾기가 있으면 이런게 좋겠다.. ㅋ

분명 나 다닐때도 그런 숙제가 있었던 것 같은데..

왜 그 때는 이런것에 관심이 없었을까? ㅎㅎ

 

 

길을 걷다가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현재 금호동에서 서울숲방면으로 빠지는 길에는 진입로 공사가 한창인데,

그 근처에 있는 공사장에서 이런 것을 발견한 것이다.

뭘까를 한참을 고민하다가..

그냥.. 물이 떨어져 얼었거니.. 하며 왔다.

여전히 궁금한건 사실.. 정말.. 이건 뭘까? ㅎ

 

 

뒷모습이 너무 쓸쓸해보여서...

그냥 앞모습을 찍어왔다.

이런 마네킹도 좀 웃는 얼굴을 갖다놓으면 안되나?

저렇게 허름한 옷 입혀놓고..(거지도 아니구...)

물론.. 자동차 매연이 오가는 곳에 옷이 당연히 더러워지겠지만...

설을 혼자보내는 너 모습을 보니까.. 에익후.. 마음이 아프구나.. 토닥토닥

 

 

호기심이 발동한다...

전화해볼까? ㅎㅎㅎㅎㅎㅎ

대화 + 만남..

02-954-2002

 

 

예전에 우리집에서 강아지를 키울 때도 이런 집이 있었다.

이른바 개집... 쩜쩜쩜...

어렸을 때도.. 저 안에 들어가볼 생각은 안들었는데,

왜 지금은 몸이 조금만 작았다면 들어갔을텐데... 라는 생각을 하는 걸까?

아.. 기억난다.

나도 나만의 아지트?를 가지기 위해서.. 책상과 의자를 걸쳐서

이불을 그 위에 지붕처럼 씌워 텐트놀이 했던 것이 기억이 나는구나..

개집이랑 상관은 없지만.. 이걸보니깐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이름을 누가 함부로 짓는가...

법 지키고 살라는 이름 덕분에...

아주 지금... 피곤하게 살고 있는 한 사람이 여기 있다..

 

 

마지막 빈 병이군...

생각보다 금호동 길가에 빈병, 빈깡통 쓰레기가 적었다.

동아제약에서 반드는 박카스 D...

제 시간에 여자친구를 집에 데려다주기 위해 땀 뻘뻘흘리며 달리는

"고수"라는 배우의 CF가 눈에 선하다...

 

드라이브 유어 에너지~! 피로회복 자양강장

 

"자양강장(滋養强壯) : 몸의 영양을 좋게하고, 혈기가 왕성함"

 

우린 그런데 왜 이런 뜻을 정확히 모르고도 자양강장 하면 몸에 좋다

라고 아는걸까? 어른들이 피로회복에 좋으니 마시라고 했고,

그것에 좋은 것은 당연히 몸에 좋은 것이라고 받아들이게 된 것이겠지?

하여튼.. 꼬치꼬치 캐묻는거 하고는...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은 확실하다.

무쇠막이라는 유래를 알았으니,

눈에 그것이 들어오는 것은 당연한 법.

이제 의아한 이름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 지명부터 따지고 봐야할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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