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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품수집으로 살아가시는, 따뜻한 어르신들.

따숩어라 |2010.02.15 13:12
조회 21,769 |추천 24

안녕하세요^.^

 

다음 주 대학 졸업식을 앞두고 현재는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20대 중반(-_-)

 

여자입니다.

 

 

전 대학 때부터 학원에서 일을 해 왔는데,

 

맨 처음은 강사가 아니라 학원의 서무일을 알바 형식으로 했었답니다.

 

규모가 꽤 큰, 동네 학원이었는데 학원의 특성상 시험이 끝나고 나면

 

각종 참고서들과 시험대비용 문제집들을 모두 폐기하느라

 

종이류의 재활용 분리수거하기가 바빠요. 나오는 양도 엄청나구요;

 

항상 폐품을 가지러 오시는 제 키보다 한참 작으신 (제키는170-_-;) 할머님이 계셨어요.

 

시험날 많은 양의 폐품을 가지러 오신 날

 

다른 선생님들은 강의하느라 모두 바쁘셔서 제가 할머님을 도와드렸었죠.

 

원장님 말씀으론 그 할머님 혼자서 손주 2명을 키우고 계신다더라구요...

 

아들은 돈벌러 타지로, 며느리는 집 나간지 오래라서 형편이 참 안 좋으시고,

 

손주 둘은 저희 학원에 수강료 무료로 공부하러 온다며.^^ (원장님도 참 좋으신 분ㅎ)

 

어쨌거나 시험이 끝난 그 날, 할머님을 도와 폐품 정리를 모두 끝냈는데

 

-_- 그 당시 제가 스물 한살이었는데도 참 힘들더라구요.

 

할머님은 얼마나 힘드실지 눈물이 핑......

 

무거운 수레를 끄시며 돌아가시는 할머님은 2시간쯤 지난 후 다시 오셨습니다.

 

주름진 손으로 꼭 쥔 까만 비닐봉지를 저에게 건네시는데....

 

그 안엔 바나나우유와 사탕 두 봉지가 있더라구요. 아까 도와준게 너무 고맙다고..ㅜㅜ

 

ㅠㅠㅠㅠㅠ 전 괜찮다고 손주들 드리라며 한사코 거절했으나

 

할머님이 꼭 받아달라며 그러셔서 못 이기는 척 받았지요.....ㅜ

 

정말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바나나우유와 사탕이었습니다.

 

제대로 도와드리지도 않았는데 힘든 사정이신데도 절 위해 내밀어주신 그 마음이

 

너무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후 지금은 졸업반이 된 제가 영어강사로 일하는 이 학원에도

 

폐품을 가지러 오시는 할아버님이 계십니다.

 

틈만 나면 함께 옮겨드리려고 하는데 바빠서 잘 그러지 못하네요....

 

할아버님은 가끔 선생님들 드시라며 커피 티백을 박스채로 사다주시네요.

 

원장님이 괜찮다고 하셔도 한사코 가져다 주시며

 

마주칠 때마다 '반갑습니다.~!' 라며 인사해주시구요.^^

 

저희 학원에 영어 단어를 잘 못 외우는 초딩 3학년 꼴통; 한 명이 매번 단어시험

 

통과를 못 해서 학원에 늦게까지 남고는 했는데

 

하루는 그 아이가 폐품을 나르시는 할아버님을 도와서

 

그 작은 손으로 폐품을 함께 나르며 '할아버지~' 하면서 막 바쁘게 뛰어다니는 거에요.

 

그 모습을 보면서 그까짓 공부 좀 못해도 저렇게 마음이 따뜻하니

 

착하게 잘 클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얼마전에 부슬비가 내리는 날

 

출근길에 다 낡은 모자를 쓰고 수레를 끌던 할아버님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찡하던 순간이 있었네요.

 

 

요즘 참 삭막한 세상이지만

 

당장 풍요롭진 않아도 저렇게 나눌 줄 알고, 따뜻한 심장을 가진

 

어르신들과 아이가 제 주변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있다는 걸

 

새삼스레 감사하고 싶어집니다. 

 

 

설 연휴를 마무리하며 소박하지만 훈훈한 얘기로

 

꽁꽁 붙은 가슴을 잠시나마 녹이셨기를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ㅋ

 

추천수24
반대수0
베플깔루아밀크|2010.02.18 08:33
내가 만약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된다면 다른건 몰라도 어른공경 할줄 아는 아이, 불의를 보면 용기있게 나설줄 아는 아이, 약한 사람을 보면 나서서 도울줄 아는 마음만은 따뜻한 아이로 키우고 싶어요 물론 내자식 공부 잘하고 똑똑하고 잘나길 바라는거야 모든 부모의 욕심이겠지만 그 무엇보다고 인성이 바른 아이가 되는게 최우선이 되어야 하겠지요 글쓴이도 아름답고 그 어르신들도 아이도 모두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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