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얼.....같은 학교 녀석이 판에 글 올리는 거 보고....(그 영상 의학과 아이 있자나요~~ㅋ)재미있다 싶어서 주저리주저리 썼는데...이런 영광이~~ㅋ
근데 헤드라인 제목이 산부인과 일해본 인턴입니다라니...;;
인턴을 산부인과 돈 것도 사실이지만...산부인과 돌던 때 얘기 한건 아닌데....
그냥 동의서에 관해 주저리주저리~~
댓글들이 달리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네요~~
담에는 좀더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써 볼까요~~ㅋ
하튼 기분이 참 좋네요~~^^다들 좋은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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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무료하거나 짬이 날 때 톡을 보며 세상 살아가는 얘기에 빠져도 보는 청년입니다~~하는 일은 정신과 전공의 1년차이구요...아...벌서 2년차네요...아는 것도 없는데...ㅡㅜ
어느 직장을 가던지 초년병이 바쁜건 말할 것도 없지만...전공의 1년차도 정말 남부럽지 않게 바쁘답니다...하지만...우연히 추노 1회를 보고 나서 1시간 티비 본다고 나의 인생의 향방이 바뀌겠어?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거기에 빠져 들어....어느덧 8회...
그런데 계속되는 언년이의 분홍 립스틱과 발그레한 볼터치, 도망갈때도 늘 빨고 갈아입는 한복, 반복되는 회상장면(대길이 죽는 장면은 거의 외울 기세) 등에 서서히 지쳐 갈 무렵....산부인과라는 드라마를 한다더군요...
그것도 제가 인턴 수련을 받았던 병원에서요~~(외과의사 봉달희 찍을 때는 인권이형과 사진도 찍었다는 허허..)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산부인과 5회 보고 정말 반해버렸습니다...처음에는 추노 볼 생각이었는데...짜증이 나서 잠깐 산부인과 틀었는데 채널을 돌릴 수가 없었다는...ㅡㅜ
아이가 패혈증으로 죽을때는...아기 아빠도 울고 장서희도 울고 나도 울었다는...![]()
그리고 어제 6회...동의서에 관한 얘기가 나오더군요...
보신 분은 알겠지만...못 보신 분들을 위해 간략히 말씀드리면....
만삭인 산모와 백령도에서 일하는 남편, 지방 멀리 있는 시어머니...
그리고 귀여운 유치원생 딸과 장중첩증이 강하게 의심되는 갓난 아기...
이 가족에게 벌어지는 일입니다...(드라마 보신 분은 스크롤 두번 내리세요~~)
산모는 개인병원 산부인과에서 수술을 하다가 출혈이 멈추지 않았고...
대학 병원(우리 병원?ㅋ)으로 옮겨서 생사를 넘나드는 수술을 받았지요..
이건 보호자에게 전화로 동의를 받았던 거 같아요...
근데...남편 전화기 배터리가 방전되면서 장중첩증이 강하게 의심되는 갓난아기의 문제는 심각해 집니다...
지금 시술 하면 간단한 시술로 끝나지만 시간이 지체되면 배를 열어서 중첩된 부위를 풀어야 하고 더 지체되어 중첩된 부위가 썩어 버리면 잘라내고 이어야 하기 때문이죠..
결국 신생아실 과장 의사 선생님께서 드라마다운 결정을 하더군요...내가 다 책임 질테니 시술 하라고...하지만 결국 가능성이 희박했던 부작용이 나타나고 뒤늦게 도착한 남편에게 멱살까지 잡히죠...다행히도 결과는 역시 드라마 답게...산모도 살고 아기도 별탈 없고 남편도 수긍한다는 아름다운 해피엔딩...
어떻게 보면 동의서 없이는 절대 시술 못하겠다던 그 의사 선생님이 악역으로 보여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동의서에 관한 문제는 실제로 아주 민감한 문제입니다...
수술장에서 시행하는 수술은 말할 것도 없고 내시경과 같은 간단한 시술, CT, MRI와 같은 흔하게 하는 검사에서도 모두 동의서를 받습니다...물론 그 동의서에서는 이 시술로 인한 최악의 상황까지 설명이 되고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심장마비 등의 생사를 거는 부작용입니다..![]()
드라마의 아이의 경우도 공기압으로 인해 장이 터져 심한 경우 감염으로 인해 사망할 수 있다..모 이런거겠지요...
인턴때 하루에 몇 번씩 설명했던 동의서들인지라 거의 줄줄 욀 정도인데....동의서를 받을 때 환자분 및 보호자분들 중에는 이런말가지 해야 하나..무서워서 어디 검사 하겠나..병원에서 책임 안질려고 별 짓을 다한다..등의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적지는 않습니다...당연하겠지요...
그럴 때 저는 주로 "환자분, 그렇긴 합니다만 최악의 상황까지 설명 드린 거구요. 지급 환자 상태를 고려 해 볼때 부작용이 생길 확률로 검사를 거부하시는 것보다는 검사를 하면서 생기는 이익이 너무 커서요."라거나 "약간은 불안하실 수 있겠지만 저희 가족이라도 이런 상황에서는 검사를 받게 할 꺼 같아요." 라고 말했었습니다..실제로도 그렇구요...
인턴때는 어린(?) 마음에...이렇게까지 해야하나...이런거 들으면 마음이 더 불안해져서 오히려 치료에 방해 되겠네..이런 생각도 하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 가능성 낮은 부작용이 한번 터지는 걸 실제로 목격하니깐 정말 열심히 받게 되더라구요..MRI 찍을때 조영제라는 물질을 넣어서 검사하는 경우가 있는데...드물게 여기에 과민한 생체 반응을 보이는 사람이 있을 수 있거든요...마치 어떤 사람이 땅콩 버터를 한 스푼 퍼 먹은 후 알러지 반응으로 기관지가 수축이 되서 죽을 수 있는 것터럼 말이죠...
근데...어느 환자가 정말 그냥 MRI 찍으러 갔다 Shock에 빠져서 기관지 삽관하고 MICU(내과계 중환자실)로 간거에요... 보호자들은 "이게 말이나 되는 얘기냐.","MRI 찍으러 갔는데 사람이 다 죽어서 나오냐.", "우리 아버지한테 무슨 짓을 한거냐."부터 입에 담지 못할 욕까지요....
솔직히 저희들..보호자분들 심정도 이해 합니다.(전공의가 되고 보니깐 더욱 그렇네요..) 입장을 바꿔봐도 너무너무 기막히고 막막할테니깐요.. 하지만 동의서가 없다면 그런 사고가 일어 났을 때 단지 보호자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마어마한 보상금은 물론 의사 가운 벗을 수도 있습니다..0.01%에서 생길 수 있는 사고도 내 가족에게 일어나면 100%이거든요...확률이나 수치 따위는 다 의미가 없어지죠...
처음에...의대를 들어 올 당시에 제가 꿈꾸던 의사는 분명 신생아실 의사 선생님 같은 그런 의사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될 것을 알면서도 동의서 없이는 시술을 거부했던 외과 의사 선생님처럼 지내고 있는게 현실인거 같네요..
의대 6년 다니고 병원 생활 2년 해보니...정말 욕 먹을 만한 의사들도 있지만....환자를 위해 공부하고 설명하고 치료해 주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는 의사도 생각보다 많답니다...또한...그에 걸맞는 착하고 이해심 많고 사려가 깊은 환자, 보호자들도 많이 만났지요...
여러분이 불친절하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의사 한명에 의료계 전체가 싫어지는 경험을 하셨듯이...의사들도 무턱대고 자기 주장만 하는 무서운 보호자 분들과 만나면 더욱더 방어 진료를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방어 진료가 환자를 무시하고 위험으로 내모는 진료는 아니지만 과도하게 되면 의료비가 상승하고 환자들도 번거로워지는 것도 사실이지요...
후움.....의료환경 탓을 하고 있다는건 역시 제가 좋은 의사가 아니라는 반증이 되는 거 같아 씁슬하네요...![]()
이제 새로운 3월달....2년차가 되는 시간을 맞이하면서...약간은 들뜬 마음으로 주저리주저리 끄적여 봤습니다...개학하는 학생분도.. 새로이 취직하신 직장인 분들도... 화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