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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주인한테 노래방비 내놓으라는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쉼표 |2010.02.26 02:58
조회 2,006 |추천 6

네이트온 톡을 가끔씩 보는 편이지만,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은 처음이네요

저는 대구에 사는 23살 대학생입니다.

늘 판을 보면서 세상에는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다고 생각만 했었는데

실제로 황당한 일을 겪고 나니 정말 절로 판 생각이 나더군요 ;;

 

 

저희 어머님은 음식점을 합니다

규모가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작다고는 결코 할 수 없는 음식점인데요;

특히 6테이블, 스물 다섯분 정도가 들어갈 수 있는 방은

모임을 하는 경우 인기가 많습니다

저는 한번씩 가게일이 바쁠때 나가서 일을 도와드리곤 합니다

특히 요즘은 방학이라 가게에 나가 있는 일이 많고요.

 

2월 25일, 전화가 와서 인근 모 초등학교에서 스무분 정도 모임을 하고자

방을 예약하셨습니다

 

저희 가게에는 그 전에도 다른 인근 초등학교 선생님들께서 오셔서

회식을 하시는 경우가 있었고, 그 때마다 기분좋게 식사하시고 가시곤 했습니다

 

오늘도 회사에서 회식을 나오신 한 팀과 어린이집 선생님들 회식 한 팀이 계셨고

다른 손님들도 여러 테이블 계셨습니다

 

그런데, 점잖게 식사를 하고 가시던 다른 초등학교 선생님들과는 다르게

이 초등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저희 어머니께

 

"어이, 사장! 여기 술쳐봐"

 

라는 둥 반말을 찍찍 했다고 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술을 치라는 게 무슨 뜻인지를 몰라서

옆에 선생님께 여쭤보니 술을 따르라는 얘기였다고 합니다

저희 어머니는 폭탄주 여덟, 아홉잔을 만드는 데 음식점 주인을 불러서 반말을 하며

술을 따르라는 게 그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의 주법인지 참 어이가 없으셨다고 합니다.

 

스무분 가까이의 인원 중 절반 정도의 분들이 일찍 식사를 마치시고 돌아가셨고

교장, 교감 선생님, 그리고 어떤 남자 선생님 한분을 포함하여

여덟, 아홉분 정도만이 조금 더 오랫동안 식사를 하셨습니다

 

단체손님의 경우, 식사를 모두 마치고 나가면서 계산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미리 계산을 끝내고 조금 더 앉아 계시는 경우도 있는데요,

젊은 여자선생님과 남자 선생님 한 분이 카운터에 오셔서 계산을 하시려고 하더군요

 

총 금액이 326,000원이었는데

그 남자선생님이 30만원만 주겠다며 카드결제를 하려고 하시더군요

단체손님이 오신 경우 서비스가 들어가기도 하고

천원단위는 손님이 맞춰주겠다고 하시는 경우에도

저희가 깎아드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지만 326,000원을 30만원으로

2만 6천원.

거의 10프로에 해당하는 금액을 막무가내로 깎아달라고(라기보다는 깎아내라고)

고함을 지르는 경우는 정말 처음이었습니다.

 

옆에 계시던 여자선생님도 부끄러우셨는지

"제가 알아서 할게요. 제가 계산할게요."

라고 얘기하시며 그 남자선생님이 자리로 돌아가시도록 얘기하였지만

그 남자분은 막무가내로 고함을 지르며 30만원으로 해내라고 난리를 치시더군요

 

저희 어머니는 금액을 그대로 받고 3만 5천원에 해당하는

고기류를 서비스를 하겠다고 얘기를 드렸습니다

그렇지만 씨알도 안 먹히더군요

 

결국 저희 어머니는 음료수와 공기밥을 제외한 금액인

30만 9천원을 결제를 하자

 

"사장님, 장사 그렇게 하면 안돼요. 다시는 이 집 못 오겠다"

 

라며 다른 테이블 손님들이 다 듣도록 고함을 여러번 쳤습니다

그러면서도 서비스 음식을 달라고 떼를 써서

결국 돈은 돈대로 깎고, 만칠천원에 해당하는 고기 서비스는 서비스대로 받으시더군요

 

그렇게 일은 마무리되는 듯 했습니다

 

그렇지만 조금 있다가 알바생 중 한 명이 저한테 와서

방에서 어머니와 싸움이 난 것 같다며 얘기를 하길래

제가 깜짝 놀라서 무슨 일인가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안에서 그 분들이 쏟아져 나오셨고

아까 카운터에서 난동을 부리시던 그 선생님이

홀에 있는 테이블 두개를 번갈아가며 탕탕 소리가 식당 안에 울려퍼지도록

두드리며 소리를 지르셨습니다

 

그래서 저희 어머니께서

"손님, 이러시면 영업방해입니더" 라고 하자

"내 영업방해 하지. 내 여(여기) 다 엎어뿐다. 내가 그만한 빽 없을까봐"

라면서 소리를 계속 고래고래 지르시더군요

도대체 이 분은 얼마나 대단한 빽을 가지고 있으시길래

이렇도록 자신있게 얘기를 하시는걸까요

정말 그 빽이 뭔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참 가관인게, 아무도 그걸 말리시는 분이 없더군요

교장, 교감 선생님조차도 말입니다

 

그러자 마침 식사를 하고 계시던 저희 아버지께서

화가 나셔서 그 분을 데리고 나가셔서 한바탕 소란이 있었습니다

저희 아버지께서는 그 분이 돈을 깎아달라고 소동을 피울 때부터

식당에 계셨지만

큰아버지 내외분과 식사를 하고 계셨고,

다른 문제도 아니고 돈 문제였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셔서

어머니 선에서 적당히 해결을 하도록 두셨었는데

영업을 방해하고 한참 식사중인 다른 손님들까지 방해하자

화가 나셔서 데리고 나가서 얘기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정말 어이가 없었던 것은

나중에 알고보니 방에서 소란이 났던 것은

교장 선생님이라는 분께서 저희 열아홉살 난 아르바이트 여학생에게

노래방비를 달라고 얘기를 하셨답니다

그러자 곤란해진 알바생이 저희 어머니를 불렀고

아까 소란을 피웠던 손님 측에서 어머니를 부르자

저의 남동생이 무슨 일이 생길까싶어 어머니를 따라 들어갔습니다

 

교장선생님이라는 분께서는 저희 어머니께

노래방 한시간 비용을 대달라고 떼를 쓰셨고

저희 어머니께서는 그런 얼토당토않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에 대해

그런 식으로 하면 다른 회식자리 손님께도

다들 똑같이 해드려야된다는 얘기로 좋게 마무리를 하려고 하였습니다

교장선생님이라는 분은

"아, 그러면 됐습니다! 알았습니다."

라고 얘기를 하셨답니다

물론 이것은 단순히 글자로 읽을만큼 점잖은 것이 결코 아니라

다시는 이 집에 올 일은 없을 것이라는 식의 아주 무례한 톤이었습니다

 

그러자 아까 카운터에서 소란을 일으킨 남자 선생님께서

옆에서 황당하다는 듯이 서있는 제 동생에게 시비를 걸더군요

얘는 뭔데 이렇게 삐딱하게 서있냐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러던 찰나에 제가 들여다본 것이었고 다들 방에서 우르르 나온 것이었습니다

 

장사를 하다보면

손님들에게 싫은 점이 있더라도 그것을 정확하게 짚어 말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돌려서 좋게 얘기를 하며, 기본적으로 지고 들어가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죠

 

저희 어머니께서도 옆에서 아버지께서 화도 내시고 하니

그냥 적당히 마무리를 하려고 했습니다

 

교장선생님이라는 분께서는 저희 어머니께

제 남동생을 노래방으로 사과하러 보내라는 말을 남기고

옆건물 노래방으로 가셨습니다

 

참 황당함의 극치를 넘어선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자신들이 회식을 하러 와서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며

말도 안되는 액수의 금액을 깎으려고 한 것부터 시작해서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라는 분께서

알바생에게 노래방비를 내놓으라는 얘기를 한 것이나

음식점 테이블을 탕탕 내려치며 영업 방해를 한 것은 간 곳 없고

저희 어머니께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한 것을

삐딱하게 쳐다봤다고 제 동생을 노래방으로까지 사과를 하러 보내라니요

 

이 일이 있고 바로는 정말 화가 났습니다

그렇지만 생각할수록 정말 충격과 공포더군요

우리나라를 이끌어나갈 꿈나무들에 대한 인성교육이 이루어져야할,

아이들이 가족을 벗어나 사회에 대해 처음으로 배우는 곳인

초등학교의 선생님이라는 분들이

이런 식으로 행동을 하시다니

정말 그 초등학교의 아이들이 불쌍했습니다

 

다른 테이블에 앉아계시던 어린이집 선생님 열두분 중

영양사인가, 조리사인가 하신다던 분이

아이가 그 초등학교에 다닌다면서 그 학교 선생님이라는 것을 알아보시더군요

 

초등학교 선생님이라고 하면 그렇듯

밖에 나가도 알아보는 사람도 많을텐데 왜 그렇게 행동을 하시는지....

 

같이 계시던 여자 선생님들은 말리시진 않았지만 부끄럽다고 생각하시는지

예약판에 있던 XX초등학교 라는 글자를 지워달라고 하셨다더군요

소동이 끝나고 그 얘기를 들으니 웃음만 나왔습니다

 

이제 그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저희 가게 제 1호 출입금지 리스트에 올랐습니다

초등학교 선생님들이면 다들 양반이라고 생각했던 제 자신이

참 순수하게까지 느껴지는 사건이었습니다

 

 

대구 XX초등학교 Y 교장선생님,

앞으로는 음식점 가서 음식만 드시고

노래방비 달라는 말씀은 삼가주세요

특히나 미성년자인 여학생 아르바이트생에게 그러면 그건 좀 그렇잖아요 *^^*

그리고 요즘은 음식 원가가 비싸서 10프로 가까이 깎아주고

서비스 음식 들어가고 노래방비까지 대드리면 남는 게 없답니다 ^^

아니면 최소한 어디가서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라는 말씀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럼 그냥 이상한 사람이라고만 생각할거예요

그 학교 아이들까지 불쌍하다고 생각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미래가 걱정되는 일까지는 없을테니까요

 

추천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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