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낮부터 남자의 전화를 기다렸지만 계속 연락이 없자 기분이 나빠졌다.
아무래도 남자는 자신에게 크게 관심이 없는 것만 같아서
여자는 자꾸만 불안해졌다.
남자와 연애란 걸 시작하면서 여자는 내심 뭔가 드라마틱한 일들을
기대했었다.
여자에게 연애란 처음이었고 늘 남녀간의 문제는 티비로만 접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남자는 회사에서도 자신에게 더 특별하게 친절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자신과 같이 일하는 다른 여직원(남자와 동갑으로 친구 사이다)에게
더 친근함을 표시하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 보란 듯이 다른 남자직원이 저녁을 먹자는 말에
남자가 보는 앞에서 좋다고 응하고 그 직원과 저녁을 먹으러 갔었다.
여자는 분명 남자가 자신에게 전화를 하거나 못가게 막을꺼라고 생각했지만.
남자는 그저 안 가는게 좋겠다는 말만 대충 하다가 결국 여자 맘대로
하라고 쿨하게 말하고 가버렸다.
여자는 남자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정말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하루 종일 남자의 연락을 기다렸건만...
남자는 오후 늦게 친구를 만나러 간다는 말 한마디만 하고 아직 연락이 없다.
지금쯤 은하와 헤어져 집에 들어갔으리라고 생각되는 시간까지도
남자는 전화 한통 없었다.
여자는 괜시리 초조해지는 것만 같았다.
'왜 전화 한통 없는 거야....아직 술 마시나??은하랑 둘이만 있는 건가???'
계속 방안을 서성거리던 여자는 결국 외투를 찾아 입었다.
아무래도 남자의 집에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남자의 집 앞까지 와봤지만 남자는 아직 집에 들어오지 않고 있었다.
여자는 1시간 가까이 추위에 떨면서 남자를 기다렸다.
그때 건너편 가로등 아래로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여자는 너무 반가운 맘에 남자에게 달려가려다 흠칫 놀라면 멈춰섰다.
남자는 혼자가 아니었다.
옆에 어떤 여자를 부축하고 있었다..
아니 그 어떤 여자는 자신과 같이 일하는 은하인거 같았다.
"누나~~"
"................."
집 앞에 서 있던 여자를 발견한 남자가 여자를 불렀다.
여자는 순간 말 문이 턱 막혔다.
왜....저 애를 여기까지 데리고 온걸까 하는 생각이 머리속에 가득 찼다.
"나 보러 왔어요.ㅋ하루 종일 먼저 전화두 안하더니만..ㅋㅋ나 보고 싶었구나??"
"그보다...걘 왜???"
"아.....그게...이 기지배가 술에 취했는데..집도 모르겠고 또 기지배를 모텔에서
혼자 자게 내 버려 둘수도 없을꺼 같아서 걍 내 방에다가 던져 놓을려고 델꾸왔어요.
이 기지배 보기 보다 너무 무거워...끙.ㅋㅋ"
"네 방에다가???"
"아~딴 생각 말아요.얘가 뭐 여잔가 남자지.ㅋㅋ"
여자는 남자의 말에 멍하니 있다가 일단 은하를 부축하는 남자를 도왔다.
"근데....은하 잠든거야???"
"그런거 같은데 모르겠네.ㅋㅋ"
"엣취!!!!!"
잠들어 있던 은하가 춥다고 느껴졌는지 제채기를 했다.
그리고 눈을 살포시 뜨더니 여자를 보고 헤헤 거리고 웃는게 확실히 취한 것 같았다.
"어~~~어어...언뉘이....끅...나랑 술 한 잔 하잣..ㅋㅋ언뉘이~!~~"
"너 괜찮아???은하야??"
"야..이 기지배 정신 들었음 집에 좀 가라 무거워 죽겠다."
"헤헤~~~"
남자가 친구에게 핀잔을 주면서도 그 친구를 부축하고 있자 여자는 괜시리
기분이 나빠졌다.
하긴 그렇다고 길에 내 팽개칠수는 없었겠지만....
"누나 은하 집 알아요??"
"어~~전에 놀러가 본 적이 있어서...왜???"
"왜 라뉘..ㅋ이 기지배 떨궈 놓코 우리 데이트 좀 해요.일단 같이 델따주고 와요.ㅋ"
"............."
"빨리 택시 좀 잡아요..진짜 무거워.ㅋ"
여자는 남자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다.
남자의 작은 행동 말 한마디에 자꾸 왔다 갔다 하는 자신이
창피하고 부끄럽기까지 했지만...여자는 그래도 기분이 좋았다.
남자와 함께 은하를 데려다 주고 온 여자는 갑작스럽게 쑥스러워졌다.
"근데 누나 왜 하루 종일 전화 한번두 안 해요??대리님하고는 저녁식사 좋았어요?"
"그냥........."
"그 대리가 뭐래???왜 밥 먹자고 했어요?"
"별 말 안 했어...그냥 앞으로 친하게 지내자고 볼 일도 많고 그러니깐..."
"누나...작업 들어오는 거 아냐?"
"무슨...."
"암튼 조심해요.누나 바람이라도 피우면 난 죽을때까지 용서 안하고 괴롭힐테니깐."
"ㅋㅋㅋ 무섭네.ㅋㅋㅋ"
"난 원래 무서운...읍"
남자가 너무 귀엽게 느껴져 여자는 기습적으로 남자에게 입을 맞췄다.
그러자 남자는 여자의 몸을 끌어당겨 살짝 입을 맞춘 여자에게 깊게 키스했다.
여자는 남자의 키스가 너무 좋았다.
아니....
여자는 남자가 너무 좋았다...아니...남자가 매일 매일 더 좋아지고 있었다.